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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 日엄마 고군분투
방사능 정수기, 요구르트 목욕까지 아이지키기에 갖은 방법 동원
 
안민정 기자
"큰 맘 먹고 방사능까지 걸러준다는 정수기를 구입했어요. 다음달부터 비싸진다길래 얼른 구입했죠"
 
얼마전 도쿄에서 만난 주부 a씨(30)는 방사능 수돗물 걱정때문에 정수기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마실 물은 생수로 해결할 수 있지만 요리하는 물이나 양치질 물까지 생수를 쓰다보니 너무 번거로워 '방사능까지 걸러준다'는 정수기를 구입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만난 주부 b씨(28)는 출산한 지 얼마되지 않아 나고야 시댁으로 피난을 다녀왔다. 얼마전에는 집에서도 가까운 지바현 임산부 모유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유수유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다. 두 살 난 아들은 집 밖으로 못 나가게 주의시키고 있지만 육아에 대한 걱정이 많아 이번 여름엔 친정집으로 피난을 갈 예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 방사능 때문에 일본 열도의 주부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그 중에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평소대로 생활하는 주부도 있지만,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방사능에 노출되면 암 발생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지면서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앞서 주부 a씨와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 쓰이는 물이다. 세수나 샤워는 수돗물로 한다고 치더라도 음료수나 요리에 사용되는 물은 반드시 생수를 사용한다는 엄마들이 급격히 늘었다.
 
일본 생수는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생수를 구입하는 엄마들도 많아,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 25일자 생수 판매순위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제조하는 크리스탈 가이저가 1, 2, 7위 등이고 프랑스제 생수 볼빅, 콘트렉스, 에비앙이 4, 5위, 10위로 상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미국, 프랑스 생수의 인기를 넘지 못하지만, 이번 원전사고를 겪으면서 한국 생수, 특히 제주 삼다수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 삼다수는 이제까지 일본에 수출된 적이 없었지만 원전사고를 계기로 러브콜을 받아 3월에만 주문량이 150톤에 이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도쿄 동네 수퍼에서는 일본 생수, 에비앙에 나란히 제주 삼다수가 팔리고 있다.
 

검증되지 않았지만 방사능 오염에 효과가 있다는 식재료도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한국에서는 원전사고 당시 요오드가 많이 들어있는 미역, 다시마가 잘 팔리고 소금도 인기였다고하지만, 일본에서는 한 때 요구르트, 맥아가 잘 듣는다고 하여 이 말을 믿고 아이들에게 맥주를 한 숟갈씩 먹이는 엄마도 있다고 한다.
 
지바에 사는 34세 주부는 "피부 피폭에 요구르트가 잘 듣는다고 하여 마시는 것은 물론 목욕물에도 섞었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밝히고, 도치기현의 35세 주부는 "맥주가 체내 피폭량을 줄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5세, 9세 아이들에게 매일 프리미엄 맥주를 한 숟갈 씩 먹였다"고 주간문춘 취재에 답하기도 했다.
 
물론, 어떤 재료와 어떤 물이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외식은 금지이고, 음료수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수통을 들고 다니라고 하고 있으며, 학교 급식을 거부하고 도시락을 싸서 보내는 엄마들도 있다.
 
얼마전 통화한 도쿄 도내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딸을 둔 30대 아버지는 "일본 정부가 어이없게 후쿠시마산 채소를 먹어줘야 한다고 선동하는 바람에 아이들 학교 급식에까지 후쿠시마사 채소가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급식도 믿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 아버지는 자신의 주변에 더 이상 자녀를 도쿄에서 기를 수 없다며 생업을 포기하고 관서지방 이하 먼 곳으로 이주를 결정한 가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스팔트 도로와 달리 잔디밭은 방사능이 부착되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아이에게 잔디밭에서 놀면 안된다고 주의시키고 있고, 엄마와 아이는 일본 근처 바다에서 잡은 생선류, 도쿄 위쪽에서 생산된 채소를 금지시키고 외식도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능 공포는 사람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애완동물도 마찬가지여서 애완견 산책을 포기한 가족이 있는가 하면, 산책을 하더라도 집 안에 들어오기 전에 소독을 시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쿄가 이 정도인데, 후쿠시마의 부모들은 더욱 애타는 심정. 등하교길에도 피폭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아이들에게 마스크와 모자 장갑을 끼게 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후쿠시마의 초, 중학교에서는 방사선량이 비교적 높은 날이면 더워도 창문을 꼭꼭 닫고 수업을 하고 있고, 6월부터 개장하는 야외수영수업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13개도시 500여 초중학교가 수업을 잠정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부모 650여 명이 도쿄 관청가를 찾아 문부과학성이 내린 방사능 피난지시기준 연간 20밀리시벨트는 아이들에게 너무 높다고 기준철회를 요청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부모들이 이렇게 직접 나서거나 믿지 못할 정보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정부 발표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 두 달이 지나서야 멜트다운을 인정하고 방사능 수돗물이 검출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표하는 뒷북 보고에 이미 질려버린 것이다.
 
일본정부가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을 위한 특별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이상, 불안한 일본 부모, 주부들의 패닉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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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5/26 [15:46]  최종편집: ⓒ jpnews_co_kr
 


  • 별가 11/05/26 [20:45] 수정 | 삭제
  • 한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 어이없음 11/05/26 [21:23] 수정 | 삭제
  • 빨리 나와야지
    거기 있으면 떡이 나옴?
  • 장쾌 11/05/26 [22:34] 수정 | 삭제
  • 세계3위 경제대국이란 나라의 대처가 이런수준이다
    멜트다운 된것도 기를쓰고 숨기다가 무덤덤해질 때쯤 되니까 알리고 지금까지 해온것은 물만 들입다 부운 것 밖엔 없다
    저런데서 어떻게 살지?
  • .// 11/05/27 [01:43] 수정 | 삭제
  • 아니면 최소한 한수원 본사는 불바다 였겠지..

    저걸 가만 두냐? 다 죽여버려야지..
  • 유희천사 11/05/27 [23:02] 수정 | 삭제
  • 일전에 방영되었던 다큐에서 체르노빌원폭피해를 취재한 것이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이,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곳의 아이들이 각종 유전병과 암, 성인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녀석이 했던 말이 기가 막혔는데, 하는 말이 "내가 왜 아픈지 모르겠어요." 라는 겁니다. 세계원자력기구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비공식기관의 학자들은 이미 심각한 수준의 오염을 보이고 있다고 수많은 논문과 자료를 발표했었습니다. 웃긴게 체르노빌의 원폭피해가 영국인지 북유럽인지의 양고기에서 얼마전에 검출되었다고까지 하니, 원폭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야 합니다.

    체르노빌이 이 정도인데, 하물며 일본 원폭피해가 이와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요. 꽁꽁 숨기는 정부와 도쿄전력의 꼬락서니만 봐도 휜히 알 수 있습니다. 예상범위 밖의 지역에서 세슘이 검출된 정도이니,,,,, 참, 일본 국민들만 안됐죠.
  • ㅇㅇ 11/05/28 [18:13] 수정 | 삭제
  • 체르노빌은 4호기 한개만 멜트다운되었습니다
    일본후쿠시마는 1호기 2호기 3호기 3개가 멜트다운되었습니다
    일본후쿠시마가 훨씬위험합니다
    거대한 태평양때문에 오염피해가 가려지고 있습니다
    동경에서 외국인들 도망갈때 일딴 동경을 탈출하셔야 되었습니다
    저같으면 아이 데리고 동경을 떠낫을 겁니다
    유전병으로 잘못되면 지손대대로 고생입니다
    규슈로 가서 사시는 것도 좋습니다
    미국기준으로
    반경50킬로면 후손들을 위해서 후쿠시마는 폐쇄시켜야 합니다
    앞으로 기형아들이 태어나기 시작하면 진짜로 대책없습니다
    거주민들 반대가 심하니 그러기도 힘들겠지요
  • ㅇㅇ 11/05/28 [18:17] 수정 | 삭제
  • 최악의 순간인 원전폭발후 4주정도는 동경주변을 떠나 있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다 피폭되려서 많이 늦은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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