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깃을 세운 흰 정장에 날카로운 눈빛, 이지적인 외모로 한 때는 차기 여자 수상감으로까지 점쳐지던 일본의 인기 정치인, 렌호 수상보좌관이 올해 들어 연속으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렌호 수상보좌관 인기에 날개를 단 것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일본 정부 행정쇄신책인 공개예산심의(事業仕分け)를 통해서다. 여성 정치인 특유의 깐깐함으로 불필요하게 새나가고 있는 정부 예산을 골라내던 렌호는 2009년 차세대 컴퓨터 개발 예산을 두고 "세계 1위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2위는 안되겠냐"라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고, 이 말은 그 해 유행어로 등록될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 문부성이며 노벨상을 수상한 박사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시민들로부터도 "예산이 없어지면 2위도 못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받았다. 특히, 올해 6월에는 독일에서 개최된 수퍼 컴퓨퍼 국제회의에서 일본 차세대 수퍼컴퓨터 케이(京)가 연산속도 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 "역시 2위보다는 1위가 좋다"며 렌호가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또한 렌호는 지난해 10월 공개예산심의에서 200년에 한번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대홍수를 막기 위해 1987년부터 수도권 일대에 거대한 제방을 쌓고 있는 사업, 즉 수퍼 제방을 두고 "의미없지 않느냐"며 폐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올해 3월 11일 일본 동북부에는 천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거대 쓰나미가 할퀴고 지나가, 현재까지 재해의 어둠에 휩싸였다. 그러자 다시 한번 렌호의 행정쇄신책이 비웃음을 당하며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당신은 필요없다고 했지만, 역시 수퍼제방은 필요했다. 도쿄는 쓰나미 피해를 입기 쉽다. 다시 한번 계획을 바로 세워보자"며 충고를 들어야했다.
이래저래 타격이 큰 렌호에게 이번엔 트위터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현재 일본 최대 이슈인 월드컵 여자 축구 대표팀 나데시코 재팬의 우승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렌호는 18일 아침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데시코 재팬 우승!! 대단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러나 렌호의 한 마디에 일본인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다. "스포츠 진흥금조차 삭감하자고 했던 행정쇄신이 '나데시코 재팬 축하한다'니 너무 뻔뻔하다" 등 악플에 시달리며 수습 불가능한 사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성난 트위터러들은 "렌호 씨는 1등 안 좋아하지 않습니까? 왜 기뻐합니까?", "선수들이 수퍼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연습해온 성과다. 스포츠 진흥비를 삭감한 에다노 관방장관이나 렌호 수상보좌관의 보너스를 나데시코 재팬에 기부해라"라고 비판하고 있고, 이는 산케이 신문 등 일간지에까지 게재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렌호는 대만계 출신으로 모델, 여배우 경험을 거쳐 지난 2004년 참의원 선거로 정계에 입문했다. 스마트한 인상의 패션리더 얼짱 정치인으로 인기를 얻어, 2010년 9월 장관에 취임해 민주당의 얼굴로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를 담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국회의사당에서 패션화보를 찍어 논란이 되는 등 여러 구설수에 오르며 비호감으로 추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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