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러 군사협력 이야기 나오나?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일 총서기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23일, 동시베리아의 울란우데에 있는 항공기공장, 아비아 자보드를 시찰한 듯하다. 아비아 자보드는 수호이(SU)나 미그(MIG) 전투기를 시작으로 MI-8, MI-171 등의 군용헬리콥터를 생산하는 공장으로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일간지 '이스베스챠'는 20일 자 기사에서 "러시아 당국은 울란우데에서 러시아 특수부대의 폭파 시범이나 격투 모범 연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에게는 어떠한 형태의 신형무기도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북러관계의 긴밀화를 우려하는 한국 미디어는 23일까지 크게 기뻐하며 이 기사를 빠짐없이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방북단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외에, 전임자였던 전병호 현 내각정치국국장 대신 당에서 군수분야를 통괄하고 있는 박도춘 당서기, 여기에 미사일과 핵개발 실무책임자인 주규창 등을 동행시키고 있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군수공장 시찰이 예정에 없을 리가 만무하다. 조사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겠지만, 김 총서기는 2001년 러시아 방문 때도 푸틴 대통령(당시)과의 모스크바 정상회담을 앞두고 옴스크에 위치한 T-80전차제조공장을 시찰했다. 또한, 돌아가는 길에는 노보시비르스크에 들러 수호이(SU)-34전투기 제조공장을 견학했다. 북러 군사교류는, 소련이 러시아가 되고부터 변화가 있었고, 북한으로의 무기공급도 일방적인 원조 형식이 아닌, 현금 결제방식이 됐다. 그럼에도 대북 무기 매각은 계속됐다. 이는 2001년 김 총서기의 러시아 방문 당시 이타르타스 통신(8월 2일)이 "양국 군사(무기)협력관계는 국제조약과 안정에 해를 끼치는 일 없이 앞으로도 발전할 것이다. 무기분야에서의 북러 간 합리적 협력은 오히려 예측가능성을 높여, 북한을 한층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던 것을 보면 더욱 명확하다. 당시 북한은 S-300지대공 미사일과 대공 레이더 시스템 외에도 S-300요격미사일 도입, 그리고 SU-27전투기나 MIG-29전투기 중 어느 한쪽의 조립생산을 요청했었다. 특히 북한은 대공방어망 강화를 위해 S-300을 크게 원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MIG-29에 대해서는 생산중단을 이유로 거부했다. 또한, 북한의 지불 능력에 문제가 있어, 이들 무기 매각 교섭은 어느쪽도 교섭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채 끝났다고 한다. 만약 김 총서기가 지난 방중 때 중국으로부터 최신 전투기를 도입하는 데 실패했다면, 그 도입처를 러시아로 바꾸어 염원의 MIG-29 전투기, 혹은 SU-27전투기나, S-300요격미사일 제공을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요청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북 무기판매나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제재결의안이 철회되지 않는 한, 러시아는 군사협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김 총서기가 핵포기를 확약하고, 6자 회담이 진전돼 유엔 제재가 완화, 혹은 해제된다면, 러시아는 북한에 최신병기 매각에 나설 것이다. 이번 김 총서기의 러시아 방문은, 그를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군자금에 여력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담보물로써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부설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횡단철도(TKR)의 연결허가, 혹은 동해에 접한 나진, 청진, 원산의 대 러시아 개방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나진항의 제 3부두를 러시아에 50년간 사용권리를 부여했으나, 원산을 소련 해군의 기지로서 제공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러시아는 과거에 원산항과 남포항을 군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북한에 요청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6자 회담에서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의 동결, 혹은 포기를 표명한다 하더라도, 안전보장상의 담보로서 이들 최신병기는 북한에게 있어서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북한의 요청에 어떻게 응하는지, 북러 정상회담 내용이 주목된다.
▶ 김정은의 국제정치 교사에 러시아 비밀요원이 파견된다?
그런데, 또 한가지 신경쓰이는 기사가 있다. 산케이 신문의 24일 아침 서울발 기사다. "김정일 총서기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둘러싼 사전 교섭에서, 러시아 측이 김총서기의 삼남, 김정은 전속의 국제정세를 가르칠 스승으로서 러시아 정보기관, 대외정보국(SVR) 요원의 파견을 제안했고, 북한 측도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북러관계 소식통이 이 같이 밝혔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의 전속교사 파견은 올해 5월, 정상회담의 사전조정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SVR의 프라토코프 장관 측이 제안해,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를 북한이 받아들인 것은, 국가지도자로서의 경험이 없는 김정은을 후계자로서 조속히 양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러시아 측은 북한 차기지도자와 밀접한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제안한 것이라고 산케이 신문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이 북러관계 소식통은, "일국의 지도자 후보가 외국정보기관으로부터 직접 국제정세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은 이례적"이라 지적했다고 산케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야기로서는 재미있다.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이 외국 정보기관 요원에게 북한 최고기밀에 속하는 인물의 국제정치 교사 자리를 맡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가장 먼저, 미국, 한국과도 내통하고 있는 러시아에 마음을 내줄 정도로 북한은 어설프지 않다. 2009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서 유엔 제재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러시아는 북한에게 있어서 이젠 동맹국도, 친분이 있는 나라도 아니다. '미국에 아첨하는 나라'로 낙인찍었을 정도로, 전혀 신용하고 있지 않다. 만에 하나 이 소식통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러시아라는 나라는 이 같은 비밀이야기가 간단히 외부에, 그것도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는 산케이 신문에 쉽사리 누설되는 나라라는 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이 "김정은 전속 국제정세 교사"역할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역시 북한 관련 서울발 기사는 체크가 필요하다. ※역자 주: 이 칼럼은 24일 북러정상회담 직전에 작성됐습니다.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