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이라고 미국 워싱턴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11월 중순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열린 비공개회의 자리에서 미사일 개발정보가 공개됐다고 한다.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ICBM을 작년 10월 처음 공개된 'BM25 (무수단)'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북한에 있어서 ICBM 개발은 어떤 기밀 사항도 아니며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북한이 재작년 4월 14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리의 자주적인 우주이용 권리를 계속해서 행사하겠다"고 발표한데다, 그 이후에도 인공위성 발사라며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또한, 성명 발표 2주 후인 4월 29일에는 "대륙간탄도탄 발사 실험을 한다"며 ICBM 개발을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런데 이번 보도가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의 ICBM이 고정식 발사대가 아닌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다는 것이다.
이동식 미사일은 기지에서 쏘는 고정 발사대보다 첩보위성으로 탐지하기 어렵고, 발사에 필요한 시간도 짧아 요격이 곤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도 이미 기정사실이다. 북한은, 위에 기술한 외무성 성명 반년 후인 10월 12일, 구소련 지대지 미사일의 개량형(KN-2 미사일) 5기의 발사 실험을 했고, 고체 연료를 사용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했다. 또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는 탄도미사일도 포함됐다고 당시 언론은 보도했다.
북한의 ICBM 개발에 관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당시)은 올해 1월,
"5년 이내에 북한이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배치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안전보장에 지극히 위협적"이라고 발언했고, 또 6월에도 이러한 뜻의 발언을 반복했었다. 이런 배경에서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위원회 소속의 의원들은 우려의 뜻을 전하는 서찰을 리온 파네타 국방장관에게 보낸 듯하다.
미국이 위협을 느끼는 미사일 발사 실험에 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8월 러시아 방문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미사일 개발을 동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사는, 지난 10월 스위스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북미회담에서도 미국 측에 전달됐다.
그럼에도 미국은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지 않았다. 미국 측이 최우선하는 사항은 미사일이 아닌 농축 우라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에는 북한이 진행하는 우라늄 농축 및 경수로 건설의 중지가 어떤 것보다도 선결돼야 한다"며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현재, 방한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한국의 박성남 6자회담 수석대표 등과 회담하고 6자회담 재개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은 한결같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미국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북한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 듯하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과의 화해를 원하게 될 때까지 기다릴 심산이다. 그래서 그때까지 경수로도 농축 우라늄도 ICBM도 손에 들고 있을 생각이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과 화해할 마음이 생길 때는 상당한 '위자료'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북한이 농축 우라늄 활동의 일지 중지로 양보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동결로 타협할 것인가? 앞으로도 양자 간의 버티기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