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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K-POP이 아닌, 한국 문화가 좋아요!"
日한국문화원 '한국 설날 문화 체험 이벤트'에서 만난 일본인들
 
신소라 기자
"케이팝이 아닌, 한국 문화가 좋아요!"
 
최근 1~2년 만난 일본인 중 '한국이 좋다'는 이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열이면 열, K-POP 스타나 한류 배우, 혹은 한류 드라마 이름을 댔다. 누구를 좋아한다, 어떤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 등등
 
그런데 "순수한 한국 문화가 좋아요"라니!
 
기자는 이 말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 

 
곱게 땋은 머리에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이 마치 한국인 같았던 네기 히사코 씨를 만난 것은 지난 23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펼쳐진 '한국 정월의 풍경전'에서였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한국 정월의 풍경전'은 지난 22일~23일 이틀간 개최됐다. 이 행사에 참여한 많은 일본인이 떡 만들기, 떡국 먹기, 한복 입기, 세배하기 및 덕담 듣기, 한국의 전통 놀이 등을 즐기며 한국 최대 명절인 '설'의 풍경을 몸소 체험했다.
 

기자가 찾은 이튿날은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내린데다, 월요일이었던 탓에 예상보다 적은 일본인이 한국문화원을 찾았다. 하지만 일요일이었던 22일은 한국의 새해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일본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나마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자 찾은 알짜배기 직장인은 물론, 일부러 평일에 찾아와 느긋하게 즐기고자 하는 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 2012년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 한국문화원 제공

 
가장 인기가 좋았던 코너는 사랑방 분위기를 그대로 연출한 문화원 사랑방에서의 세배하기 및 덕담 듣기 체험이었다. 
 
막 한복을 갈아입고 나오는 일본인 여성들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순수한 한국 문화가 좋다"고 했던 네기 히사코 씨를 만난 곳은 바로 이곳. 설빔을 입고 세배하는 법을 배우고 있던 네기 히사코 씨는 "유독 한국인 친구들이 많다. 내가 한국과 인연이 있는 모양"이라며 "오늘도 한국인 친구가 (큰절하는 법 배운 후) '큰졸'하는 사진 보내라고 했다"며 웃었다.    
 
히사코 씨는 홀로 한국의 문화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본인들에게도 전하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왔다는 오구라 아이 씨는 "이 친구가 권해서 왔다. 저는 한국에 이런 새해 문화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재밌고 즐겁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의 음식 문화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전통 음식은 물론, 인스턴트 식품까지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고 했다. 심지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기스면', '꼬꼬면' 등의 인스턴트 라면 이야기를 꺼내며 "하얀 국물의 한국 인스턴트 라면 중 무엇이 가장 맛있었느냐"며 한국문화원의 스태프들과 자연스레 이야기꽃을 피웠다.   

▲ 2012년 <한국 정월의 풍경전>에서 만난 네기 히사코(좌) 씨와 오구라 아이(우)씨     © JPNews/사진: 신소라
 

한편, 일본인 여성들이 도포에 갓을 쓴 모습도 몇 차례 목격됐다. 왜 남자 옷을 입었는지 궁금해 한복 입기 체험을 도와주고 있던 한국문화원 스태프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
 
"그런 분들은 여성용 한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세요. 저희도 처음엔 여성 한복을 권해 드렸죠. 그런데 이미 가지고 계신다면서, 남자 한복은 좀처럼 입어볼 기회가 없으니까 한번 입어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나 한복을 입고 서로 사진을 찍고 찍어주는 등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하던 일본인들도 덕담을 듣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해졌다.

일본인들에게 덕담을 해주던 한국문화원의 최병미 팀장은 "덕담이란 것은 원래 그 집의 가장 어르신이 집안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각각의 직업이나 위치에 맞추어 포부를 제시해주고 의지를 북돋아 주기 위해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가족구성원이 학생이면 학업에 대한 덕담을, 사업을 하면 그에 대한 맞춤형 덕담을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에게는 어떤 덕담을 해줄까. 그는 일단 덕담을 하는 취지와 의미를 일본인들에게 설명해 준 후, 덕담을 듣기 위해 온 이들의 나이나 분위기로 그에 맞는 덕담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 2012년 '한국 정월의 풍경전'에서 만난 정광이.     © JPNews/사진: 신소라

 
한편, 다른 회장에서는 임진년 용띠해를 맞아 용무늬 탁본 체험과 한글로 신춘 휘호를 써보는 한글 서예 체험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고사리 손으로 제법 진지하게 탁본을 하고 있는 꼬마 아이를 발견했다.
 
기자는 '저 나이에 저런 것이 재밌었던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아 잠시 아이의 옆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참고로 기자는 같은 코너에서 조금 전, 분무기를 화선지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두고 물을 골고루 뿌리라는 설명을 듣지 않은 한 아이가, 마치 물총을 쏘듯 화선지 정중앙을 집중적으로 쏴 화선지 중앙에 물을 웅덩이처럼 고이게 한 것 때문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이따금 표본으로 붙여진 탁본 작품을 올려다보며 조용하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자신의 작품을 완성했다.

 
'허. 이 녀석 보게.'
 
완성된 작품 옆에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의 이름을 써주었다. 오가와 아키미츠(小川晶光). 기자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아이의 어머니는 뜻밖에 한국어로 말씀하신다.  
 
"아, 저는 한국사람이고요. 일본 남편과 국제결혼을 해서 살고 있어요."
 
아이의 이름은 오가와 아키미츠(小川晶光), 아이에게 한국어 이름이 있느냐고 묻자 아키미츠(晶光)의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은 '정광(晶光)'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정광이가 아직 한국어로 말을 하진 못하지만,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는 있다고 했다. 
 

그녀는 "아이에게 처음엔 한국어와 일본어를 함께 썼는데, 아이가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유치원을 다닐 때까지는 일본어를 쓰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어와 태권도 등 한국의 것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 정월의 풍경전'에 온 것도 아이가 한국의 것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정광이는 탁본 외에도 난생처음 쓰는 한글 서예도 기가 막히게 썼다는 것. 어머니는 아이가 썼다는 글자를 보여주었다. '희망'이란 두 글자.
 
"저는 제가 혼혈이 아니라서 아이의 심정을 다 알 수는 없어요. 한국의 것을 가르치겠다고 무리하게 시키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에요"라며 고민하기도 했다고.
 
그러다 정광이가 썼다는 '희망'이란 글자를 보고는 "이걸 보니 정말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기자에게는 사실 정광이 어머니와 같이 일본인과 결혼해 일본에 살고 있는 언니가 있다. 그러나 3살 된 조카는 한국어를 하나도 모른다. 이따금 조카가 한국에 와도, 오랜만에 본 손주와 말이 통하지 않아 안타까워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기자 또한 마음이 안 좋아지곤 했다.
 
이 같은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아직 늦지 않았다. 아이들이 정말 신기한 게 일본의 것과 한국의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난다. 입맛도 일본인과 한국인의 딱 중간 정도의 맛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 2012년 '한국 정월의 풍경전', 정광이 완성한 탁본(위)과 한글 서예     © JPNews/사진: 신소라

 
정광이도 정광이지만, 많은 일본인이 새해의 바람을 한글로 곱게 써내려갔다. 멀리서부터 미소를 띤 모습이 눈에 띄던 오다 유미코 씨는 '사랑'이란 글씨를 쓰고 있었다.
 
"한국도 이렇게 서예를 하는군요. 가까운 나라여서 그런지 문화가 참 많이 닮았네요."

 

그녀의 말처럼 일본에도 서예 문화가 있다. 매년 새해에 되면, 전국적 규모의 서예 대회가 열리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세대의 '서예가'들이 활약한다. 미인 '서예가'가 화제가 되는 등 서예가 다양한 연령층에서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호타루의 빛'에서는 아야세 하루카가 매회 소재가 되는 단어를 붓으로 적어 벽에 붙여놓기도 했다. 
 
이에 거부감 없이 친근하게 붓을 잡아든 유미코는 '사랑'의 '랑' 자의 '라'를 쓰다 말고 "근데 이거 붙은 거예요?"라고 묻는다.
 
'라'의 '리을(ㄹ)'과 모음 '아(ㅏ)'가 붙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그녀에게 떨어져 있는 것이라 대답하자, "붙은 거 같은데"라며 갸우뚱하는 모습이 재밌어 웃음이 났다.
 
그녀에게 한글 서예 체험 말고 무엇이 재밌었느냐고 묻자, "종이접기로 '한복'을 만든다는 게 너무 신선했다. 잘 배워가서 주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 2012년 '한국 정월의 풍경전'에서 만난 유미코 씨     © JPNews/사진: 신소라
 

그 외 윷놀이,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의 전통놀이를 한국인과 일본인이 뒤섞여 하고 있었다. 전날인 22일에는 떡을 직접 찧어 먹는 체험과 떡국 먹기 등의 이벤트도 진행됐다 하니 가히 '설'다운 풍성한 축제가 아니었을까.     
 
이날 회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문화원의 홈페이지, SNS를 통해 '한국 정월의 풍경전' 소식을 알게 된 사람들이었다. 그런 만큼 한국의 문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 시작이 한국의 드라마이고, 한국의 아티스트인 이들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간혹 거리를 지나다니는 것만으로도 지쳐 버리는 돛대기 시장 같은 '신오쿠보'의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최근 하나둘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한류 붐의 문제점들, 그 문제점을 풀 실마리가 어쩌면 이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 신소라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종이접기로 만든 한복     © JPNews/사진: 신소라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제공: 한국문화원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 신소라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 신소라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 신소라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에서 만난 정광이 어머니     © JPNews/사진: 신소라


▲ 2012년 한국문화원 '한국 정월의 풍경전'     © JPNews/사진제공: 한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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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1/23 [19:00]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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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티켓 파는 장사보다 좋네요 12/01/2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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