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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청소년 휴대폰 의존증 '프로프' 없으면 '왕따' 당해..
 
안민정 기자
'oo 짱은 그림 정말 잘 그린다. 이런 아르바이트 하지말고 애니메이션 전공해보는게 어때?'

아르바이트 했던 곳에 메뉴판이며, 신제품이며, 안내문까지 그림을 넣어 센스를 발휘하는 20살짜리 프리터(아르바이트만으로 생활비를 버는 사람) 여자아이에게 제안을 했다.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건 싫단다. '아니, 왜? 갓 스무살 한참 인터넷 하고 놀 때 아닌가?'. 다시 한번 절레절레. '집에서 컴퓨터 안해?' 집에 컴퓨터가 없다고 한다. 그녀 왈. '엄지손가락만으로 다 되는 휴대폰이 있으니까 컴퓨터는 없어도 돼.'

▲     © jpnews
[일본 여고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휴대폰 웹서비스 조사 결과]

                      순위  자주 이용하는 휴대폰 서비스  응답비율(%)
                        1  검색  51.8
                        2  블로그  48.4
                        3  전철 환승 안내  21.7
                        4  휴대폰 컬러링  17.5
                        5  sns (mixi 등)  16.8
                        6  게시판  13.9
                        7  동영상  10.2
                        8  프로필  9.2
                        9  이모티콘 장식 메일  5.0
                       10  게임  3.9

그런데 이렇게 휴대폰으로 웹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면 사용료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오리콘이 여고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달 평균 휴대폰 사용료'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6000~8000엔 미만'이 33.7%로 가장 많았고, '4000~6000엔 미만'이25.7%, '2000~4000엔 미만'이 19.8%, '8000~10000엔 미만'이 13.9% '10000엔 이상'이 4.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로 대략 계산하면 여고생 3명 중 1명은 매월 '8만원에서 11만원' 정도를 휴대폰 이용료로 내고 있는 것.
일본 젊은이들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의 전철에서 수트를 입은 젊은 샐러리맨 반 정도가 내내 휴대폰만 만지고 있고, 식당에 가면 혼자 식사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반 정도는 휴대폰으로 메일을 보내거나 tv를 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길 찾기, 전철 노선 찾기, 전철 시간 검색, 날씨 정보, tv 관람, 뉴스 체크, 청구서 받기, 쿠폰 모으기, 일기 작성, 가계부 작성, 칼로리 계산... 한국 사람들이 컴퓨터로 이용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를 휴대폰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여고생들은 휴대폰 이용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1일 평균 무려 78.1분 정도를 휴대폰 웹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다고 한다. (도쿄도 교육청 조사) 또한, 여고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는 검색>블로그>전철 환승 안내>휴대폰 컬러링> sns> 게시판> 동영상> 프로필(프로프)> 이모티콘 > 게임 순. 

▲  [오리콘 2008.7.26]   © jpnews
이렇게 일본인들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휴대폰.
너무 많은 시간을 휴대폰과 같이 보내다 보니 휴대폰 없이는 불안에 시달리는 '휴대폰 의존증'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나가고 있고, 특히 일본 어린 청소년들의 '휴대폰 의존증'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문부성 조사에 따르면,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이 25%, 중학교 2학년이 46%, 고등학교 2학년이 96%로 중학생의 절반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고등학생의 대부분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일 1시간 이상 휴대폰을 계속 이용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이 2%, 중학교 2학년이 14%, 고등학교 2학년이 39%로 조사되었고, 특히 고등학교 2학년의 15%는 1일 3시간 이상 휴대폰을 계속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사중에도 휴대폰을 계속 이용한다는 청소년이 12~25%에 달했고, 목욕시 욕조에 들어가서 이용한다는 청소년이 3~17%, 심지어 수업 중에도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다는 고등학교 2학년이 18%나 됐다. 

▲     ©jpnews

이렇게 청소년들이 휴대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요즘 뜨고 있다는 '프로프' 서비스 때문.

'프로프'는 영어 '프로필(profile)'의 앞자만 따서 부르는 일본 신조어로 간단히 말해 '자기소개' 서비스이다. '프로프'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은 '프로프' 사이트에 접속해서 회원이 되고 '프로프'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자기소개' 질문(100여가지나 된다)에 대답하고 등록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이후로는 자신의 프로프를 보고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친구가 되거나 연락을 주고받는다. '자기소개' 질문의 수가 많다보니 이름, 생년월일, 성별 등의 정보 뿐만이 아니라 '기르고 있는 애완동물의 이름' 이라던지, '최근 관심있는 연예인' 등 시시콜콜한 질문들까지 가득해 기록한 사람의 많은 정보를 담게 된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안하면 왕따'라고 여겨지는 이 '프로프' 서비스는 주로 친구를 사귀는 데 이용되고 있다.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첫만남으로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신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프로프'를 통해 서로를 알고 친구를 만들 수 있어 대인기. 

그러나 '프로프' 서비스로 인한 많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이성친구 교제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서비스를 악용해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가공의 세상에서 특정인을 타겟으로 유언비어를 퍼트리거나 이지메를 시키고, 공격을 받은 아이들이 집단 싸움을 일으키거나 등교 거부, 자살까지 연결되고 있다. 또한, '프로프'에서 개인정보를 유출해 청소년 성매매나 각종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사태가 이쯤 이르자, '청소년에게 휴대폰을 주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일본 오사카에서는 공립 초, 중학교에 '휴대폰 반입 금지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오사카 뿐만 아니라 '학교 내 휴대폰 금지령'이 일본 내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보급된 휴대폰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기론은 끝나지 않고 있다.

'1인 1대'의 휴대폰 시대. '어떻게 잘 사용'하고 청소년에게 '바른 사용법을 교육'할 것인가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도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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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3/22 [12:0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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