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수적 행보가 눈에 띄게 많아진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노다 총리는 최근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해석의 재검토에 열을 올리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의 국유화 방침을 밝히는 등 보수적 색채가 강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다 총리가 갑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자신이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소비세 증세 법안의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 공명, 자민당은 3당 합의를 통해 소비세 증세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해 법안 통과는 시간 문제다. 온 힘을 기울이던, 가장 큰 숙제가 풀리게 된 것.
그러나 민주당을 이탈하는 의원이 잇따르고 있고, 조기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실정이다. 내각 불신임안의 가결 라인이 낮아진 시점인 만큼 노다 총리에 자제를 요구하는 의견들이 민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 노다 요시히코 수상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
노다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가지 레벨에서 의논해야 한다"(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고 대답했다. 센카쿠 열도의 국유화에 관해서는 7일, 취재진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22일, 와세다 대학 강연에서는 "TPP 룰 제정에 주도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조기 협상 참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집단적 자위권 등 노다 총리의 지론과 관련한 발언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마이니치 신문은, 9월 민주당 대표선거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총리의 측근들로부터도 "총리가 이달 중순, 대표선거를 위해 첫 모임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대표선거를 위해 노다 총리가 움직이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다만, 정계에서는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제명된 이후 당내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민주당 대표선거에서 (노다의) 재선은 확실하다"는 낙관무드가 확산 중이라고 한다.
노다 총리는, 자민, 공명 양당의 협력으로 소비세 증세 법안 등이 성립하면, 경제 회복에 전력을 다한다는 자세를 내비쳤다. 대표선거 뒤에는 추경예산안 편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측근들에 의하면, "중의원 해산은 당분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 정세가 노다 총리의 뜻대로 움직일지는 더 두고 봐야한다. 자민당 간부는 "소비세 증세 법안이 성립한다면,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외의 정책 추진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노다 총리에 '욕심쟁이'라고 반발했다.
TPP나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 있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노다 총리에 반대하는 의원이 많다. 노다 총리가 억지로 추진한다면, 민주당 내에서 이탈자가 더욱 증가해 이번 국회 중에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시각이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노다 총리 주변에서도 "TPP나 집단적 자위권은 다뤄야 할 과제이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노다 총리는 적어도 9월 당 대표 선거 전까지는 소비세 증세 법안 성립에만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대표 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한다면, 지금까지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지론이자 보수적 행보를 진행시킬 전망이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음은 더욱 깊어질 것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