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냉면 중 한국 브랜드로 가장 유명한 곳이 어디냐고 한다면? '송가네 냉면'을 꼽는다. 이 송가네 냉면이 최근에 쌀라면, 쌀 떡국, 쌀 짜장면 등을 내놓고 쌀을 테마로 한 식품 유통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jpnews는 일본 속에 자리잡은 한국음식 시리즈 두번째로 이동막걸리에 이어 냉면으로 유명한 고세이 코퍼레이션을 찾아, 일본에서 냉면으로 자리잡게된 배경과 일본에서 식품을 유통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는 지,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대해서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강석 영업부장과의 일문일답.
송가네 냉면으로 유명한데- 송가네 브랜드는 일본에 있는 유일한 한국식품 자체 브랜드다.
- 일본에서 냉면하면 송가네 인데, 요즘도 잘 팔리나
가격 닷컴에서 7월에 1위를 했었다. 현재는 2-3위다. 일본 상장식품업체인 토다큐와 경쟁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매우 선전하고 있다고 본다.
- 송가네 냉면은 한국에서도 파나아니다. 한국에 공장이 있긴 하지만, 일본에서만 판매한다.
- 일본에서 송가네 냉면이 자리잡게 된 이유는? 일단 송가네 냉면의 특징은 간편의 조리과정에 있다. 기존의 냉면은 가게에서 냉면을 내오려면 한 10분은 걸렸다. 그것을 1-2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것이다. 그리고 육수도 원래 맛 그대로 재현했다. 그것이 성공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에 한국에는 팔지 않는 송가네 냉면을 한국의 대기업들이 따라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도 여전히 육수 맛은 우리만의 독특한 맛이 있다.
- 송가네가 원래 고세이 것인가우리가 2005년에 인수를 했다.
- 일본에도 냉면을 만드는 곳이 많은가가격 닷컴에 가면 알 수 있는데, 도타큐(일본 상장사)가 있고, 재일동포업체 모란봉이 있다.
- 굳이 한국에서 만들어서 일본으로 가져오는 이유는? 일본 내 공장은 생각 안했나
일본의 모리오카에 냉면을 만드는 공장이 많다. 왜 많냐면 그곳이 평양과 위도가 같다. 사실 비용으로 따지면 일본에서 뽑아내는게 더 싸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차별화가 안된다.
일본업자들이 '너네는 그럼 냉면 만드는 다른 일본기업과 다른 게 뭐냐.' 이렇게 묻는다. 이때 우리는 한국에서 만들기 때문에 '한국의 맛, 본고장 냉면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게 포인트다.
또 한가지 현실적인 이유는 역시 식문화는 말로 쉽게 전달이 되는게 아니라서 이곳에 공장을 만든다하더라도 일본사람들이 그 맛을 못낸다.
쉬운말로 일본사람들에게 곰탕, 설렁탕 국물 맛 이야기를 하면 알아듣겠나? 당장 레시피 가져오라고 한다. 그러나 레시피만으로도 그 맛이 안난다. 한국사람들에게 설명하면 바로 통하는 부분이 이곳에서는 상당히 어렵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일례로 일본소 중 마쓰자카규라고 고급 소가 있는데 이걸로 곰탕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안되었다.
- 이제 가을인데, 냉면 매출은 사계절 변함 없나아니다. 냉면도 8월15일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 수요가 딱 끊긴다. 대신 겨울에는 떡국이나 떡볶이 등 다른 것이 대체를 한다.
- 냉면을 취급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나냉면 등 한국 음식은 2-3달 지나면 상미기한(賞味期限)이 끝난다. 맛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냉면에는 방부제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안에 판매를 끝내야한다.
- 일본 정부에서 방부제가 들어가 있는 지 여부도 체크하나일본 농림수산성에서 다 체크한다. 일본은 식품에 대해서 되게 엄하게 체크한다. 성분 하나 하나를 체크해서 오케이 사인이 난 것만 유통시킬 수 있다.
- 향후 일본 내 냉면시장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도 냉면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 냉면 외에 자체 브랜드라 하면 어떤 것이 있나
- 면, 김, 유자차, 떡국 등이 있다.
- 고세이의 상품을 보니까 쌀라면의 경우 칼로리가 320칼로리로 저칼로던데, 요즘 다이어트 열풍과 관련이 있나물론 있다. 여성층을 대상으로 기획한 것이다. 우리는 기름에 면을 안 튀긴다. 그게 칼로리를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 고세이가 식품을 만드는 컨셉은 뭔가쌀을 재료로 하는 식품이다. 현재 면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 쌀이 각광을 받고 있다. 쌀은 한국에도 남아돌기 때문에 활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쌀라면, 쌀 떡국 등을 만들어서 판매한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오래 끓여야하므로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
- 일본 내 유통 사업은 주로 어떻게 전개하나일본 내 시장은 가정용 즉 일반 슈퍼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제품과 업소용이 있다. 업소용이라 함은 패밀리레스토랑 등 음식점이다.
가정용은 한국 대기업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고, 업소용은 우리가 외식 체인 등을 장악, 공급하고 있다.
- 예를 들면 어떤 곳이 있나?예전 사례로 일본 야키니쿠(고기집)체인 안락정은 우리가 진행하다가 거래를 끊었다. 그때 원화가치가 너무 높아져서 수입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때 너무 힘들어서 안락정에 가격반영이 어떻게 안되냐고 물어보니까 다른 일본업체는 다 그대로인데 너희만 올려줄 수는 없지 않느냐 해서 결국 1년을 견디다가 거래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 인터뷰에 응하는 고세이 이강석 부장 ©jpnews | |
- 냉면이 아닌 라면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는데.
"봉지라면"은 중소기업으로 처음이다. 그동안 도매점만 하다가 소매점도 하기로 했다.
- 그 이유는? 한국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일본에 한국 식문화를 알리려 한다. 자동차, 가전제품에만 신경을 쓰던 것을 식품쪽으로도 신경을 쓴다고 한다. 이제 곧 제2의 한류붐이 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 봉지라면이 대기업 이외에 만들기 어렵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라면하면 어디가 생각나나? 농심, 삼양, 팔도, 빙그레 밖에 없지 않은가. 대기업 아니면 봉지라면은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가 봉지라면을 하려는 이유는 송가네라는 브랜드가 있으니까, 도매상 뿐 아니라 일반소비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고, 라쿠텐 쇼핑몰에는 도매상들이 우리 물건을 가져다가 판매하고 있다.
- 이렇게 자체 브랜드를 키우려는 이유는 뭔가?우리가 일본에서 유통일한 지 한 10년이 되었다. 일본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은 4년 전부터다. 어려웠던 점은 노무현시절 원고현상때 힘들었다. 그때 38억엔이 적자가 났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니까 수입가격은 올라가는데 일본내 물가는 그대로고. 그때 깨달았다. 우리제품이 아닌 것은 안되는 구나. 자기 자체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어떻게 자기 브랜드만이 살아남는건가자체 브랜드면 원재료를 호주산에서 다른나라 산으로 바꾼다거나 여러가지 내부 조정이 가능하다. 완성품을 만들기까지. 그러나 그냥 수입해서 유통하는 것은 그게 불가능하다. 한국의 환율과 별개로 우리는 일본에서 일본산, 대만산, 중국산과 싸워야한다.
결국 살아 남는 것은 제품 구성을 단단히 하는 것이다. 내실 위주로.
우리가 원래 만몇천개 물품에서 8천가지를 취급했다. 뉴커머가 엔고는 겪어봤어도 원고는 처음 겪었다. 지금까지 겪어본 적이 없었다.
- '원고'라면?원화가치가 올라가면서, 엔화가치가 확 낮아졌을때다. 노무현정권때 환율이 100엔이 700원대까지 떨어졌을 때를 말한다.
- 그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서서히 환율이 하락한 것 아닌가.아니다. 불과 2-3개월만에 확 왔다. 만약 그렇게 천천히 왔다면 우리도 준비를 했다.아무튼 그때 엄청 힘들었는데, 그 때 나름 구조조정을 해서 지금은 다시 그런 위기가 와도 문제가 없도록 결실을 맺은 상태다.
- 일본 내 유통 장벽이라는 게 있나, 일본에서 이런 곡물을 가공해서 파는 식품들을 유통하는 데 어려운 점은?관세가 보통 20 프로, 그 외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곡물세라는 게 있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쌀이 25%이하로 함유되어 있으면 곡물세가 싸지만, 25%이상이면 비싸진다. 떡국의 경우 70% 이상 들어있어 비싸질 수 밖에 없다.
▲ 송가네 냉면 이강석 영업부장 ©jpnews | |
- 일본 내 장벽을 깨기 위해서는?일본 내 장벽을 깨기 위해서는 우선 가격경쟁력이 가장 크다. 앞서 말한 관세 및 곡물세 등이 매겨지면 가격이 올라가니까.
대기업은 대규모로 물량을 취급하니까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그게 잘 안된다. 사실 유통업으로 대기업 것을 취급해도 유동마진이 별로 없다. 그런 유통마진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수퍼, 도매상 들과 직접 연결해서 도매상을 몇번 거칠 때 발생하는 비용은 줄이고자 한다.
- 유학생 모임등에도 라면등을 주고 있는데, 홍보의 일환인가그건 홍보도 되겠지만, 장학사업이다. 우리들도 어려운 유학생활을 해보았기 때문에 배고픈거 잘 안다. 유학생들 차비 230엔이 없어서 밖에 못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라면 한박스 보내주는 것, 이런 거는 크다고 생각한다.
- 김치와 기무치 논란이 해외에서 있는데, 그런 한국음식의 해외진출 이런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일본내에서는 기무치라고 발음을 하긴 하지만, 본고장 김치 즉 한국김치가 더 인기가 있는데.
사실 해외에서는 기무치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팔리고 있고 그건 일본의 패키징을 잘하기 때문이다. 전략 문제인데, 김치와 기무치를 비교한다면 일본 기무치가 더 깔끔하고 수입하기도 쉽고, 예전에 한국 김치은 금방 맛이 쉬고 상하고 부풀어서 터지고 그런 문제가 많았다. 결국 포장과 전략이다.
사실, 이런 것은 한국 정부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맨날 인삼, 고려인삼이 최고다 하면서 그것만 수출하려고 했지 않는가. 그거 요즘 한국사람도 안먹는다. 물론, 일본사람도 안좋아한다. 특정 상품만을 고집했던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 한류열풍이 한번 지나가고, 도쿄 내 코리아타운이라고 하는 신오쿠보의 한국식당이 잘 안된다고 하는데,가격이 비싸고 맛도 별로라는 평이 일본인들 사이에는 있는데
사실 신오쿠보에 있는 한국식당을 찾은 경우는 별미를 찾아서 오는 것이지, 이탈리아 요리처럼 흔히 먹는 음식이 아니다. 그 원인은 사실 가격의 현실화가 아직 안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오쿠보라고 해서 다 장사가 안 되는게 아니다. 분식점은 잘 된다. 왜냐 일본인들이 납득을 할 수 있는 가격이기 때문에다. 이를테면 500엔 등...
신오쿠보에 가면 보통 고객단가가 4-5000엔인데, 일본인들은 보통 2-3000엔을 생각하고 간다. 초창기 신오쿠보내 한국가게가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은 일본인들이 부침개를 하나 먹어도 이게 얼마인지 다른 것과 비교를 못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본 내 스파게티를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스파게티의 평균 가격이 8-900엔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만약 1500엔이라는 가격을 매겨보라. 누가 사먹나. 이렇게 일본에서 대중화된 이탈리아음식은 대충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데 한국 음식은 그게 안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익도 좋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쨌거나 현실화된 가격구조가 되어야한다. 게다가 레시피도 제각각인 문제가 있고.
- 그럼 누가 노력을 해야하는가역시 물건을 공급하는 메이커가 노력을 해야한다. 지금도 우리가 영업을 해보면 냉면을 처음 취급하는 곳이 있다. 그런 곳에 가서 이렇게 하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알려준다.
이탈리아 요리는 그런 것이 평준화 되어 있다. 그래서 일본 동네 구석구석에 침투해 있는 것이다. 사이제리아 등 이탈리아 외식 체인은 재료까지 컨트롤한다.
- 결국 한국음식이 일본에 더 많이 소개되고 뿌리를 내리려면결국 얼마나 누가 간편화 시키느냐에 달려있다. 레시피 등.
예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음식 가지수로 중국 음식이 7000가지, 한국이 5000가지, 일본이 3000가지라고 한다. 한국음식만 해도 가지수가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표준화, 상품화를 어떻게 하느냐다.
- 바쁘신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끝>
▲ 송가네 냉면 '고세이 코퍼레이션' 물류창고 ©jpnews | |
<일본 속 신토불이> 기사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