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이용하여 가까운 나라 일본을 찾는 이들이라면, 일본식으로 추석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음력 8월 15일은 한국의 추석이기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둥근 달을 바라보며 즐기는 '츠키미'이다.

▲ 일본식 추석 상차림, 밤이 되면 달을 보며 한잔~     ©이승열/jpnews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츠키미'에 쌀가루로 만든 경단과 억새풀, 가을에 수확한 토란, 콩, 밤 등을 쌓아 장식해 놓고 달을 보며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풍습. 요즘은 경단도 슈퍼에서 언제든지 살 수 있고, 한가롭게 달구경을 하는 마음적 여유도 사라지면서 '츠키미' 행사를 하는 가정은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대신, 도쿄타워나 롯본기 힐즈 같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에서는 '츠키미'를 맞이하여 야경 코스가 마련되어 있고, 공원이나 박물관에서는 직접 경단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같이 달구경도 하는 이벤트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 한 곳은 매년, 이맘때쯤 '츠키미' 행사를 하고 있는 도쿄 스기나미구립 향토박물관. 우리나라로 치면 시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정도이기 때문에, 얼핏 보면 박물관인 지도 모를정도로 소규모이다. 내부에 들어가면, 상설전시실이 있어 원시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스기나미구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다. 
 

▲ 스기나미구립 향토박물관     ©이승열/jpnews

특별전으로는 가끔, 전철의 역사나  마을의 발전사 등의 사진전이 열리기도 하고, 스기나미에서 탄생한 작가들의 책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향토박물관의 가장 큰 볼거리는 전시장 밖에 지어진 '오래된 민가'다. 1789년에서 1800년 사이 에도시대에 지어진 농부의 집을 기증받아 설치한 것으로 약 200년 전의 집구조를 살펴볼 수 있어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민가에는 츠키미를 기념하여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경단과 감, 감자, 억새풀을 전시해놓고, 옛날 츠키미를 재현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햅쌀로 경단을 만들고 갓 수확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따서 장식해두고 밤이 되면 달구경을 하면서 먹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8월 15일은 십오야라고 하고, 9월 13일을 십삼야라고 부르며, 츠키미를 두 번하는 데, 십오야에는 경단을 열다섯개 탑처럼 쌓아 올리고, 십삼야에는 경단을 열세개 쌓아놓는다고 한다.
 

▲ 생각보다 컸던 경단, 열다섯개가 탑처럼 쌓여있다     ©이승열/jpnews

츠키미 행사의 일환으로 3일 오후에는 어린이교실을 열어 어린이들이 직접 경단을 만드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년된 민가에서 경단만들기 체험을 하는 데,  장작을 때서 물을 끓이고, 옛날 방식을 그대로 가르쳐 어린이들의 호응이 높다고.
 

▲ 일본 추석 풍경은 이렇게 준비했어요~     ©이승열/jpnews

스기나미구립 향토박물관을 소개해준 직원에게 현재 한국도 '추석'이라는 명절 이야기를 하자, 츠키미와 추석은 많이 닮았다며, 송편의 사이즈와 일본 경단의 사이즈는 어떻게 다른지 물어보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향토박물관: 케이오 이노카시라센 에이후쿠쵸 역 도보 15분
홈페이지: http://www2.city.suginami.tokyo.jp/histmus/index.asp
전화번호: 03-3317-0841

 
<사진으로 보는 향토박물관의 츠키미>

▲ 가을정취 물씬   ©이승열/jpnews

 

▲ 에도시대 민가의 부엌은 이런 모양   ©이승열/jpnews

 

▲ 창가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츠키미의 정취     ©이승열/jpnews

 

▲ 냄비를 걸고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던 곳     ©이승열/jpnews

 

▲ 200년된 일본집이 궁금하다면..여기로   ©이승열/jpnews

 

▲ 어린이들이 직접 불을 때고 경단을 만드는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이승열/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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