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언론들이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긴급 생방송으로 타전하는 등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매체는 박 대통령이 '조건 붙은' 퇴진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후지TV는 이날 박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이 결국 임기 전 퇴진을 표명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의 불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40년지기인 지인(최순실)에게 기밀 정보의 누설했고, 그 이후도 계속되는 의혹으로 한국인의 분노는 정점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 후지TV는 이날 담화를 끝낸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퇴장한 사실도 부각시켰다. 담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사늘한 반응도 그대로 전달했다. 후지TV는 시민들이 "전혀 퇴진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탄핵을 해서 라도 일할 수 없게 해야 한다" "타인에게 모든 것을 떠넘겼다. 책임감이 너무도 너무 없는 것 아니냐" "본인이 한 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TBS는 서울 지국발로 3번째 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임기 전에 퇴진 의사를 밝혔지만 언제 그만 둘지는 알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TBS는 많은 국민과 야당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그 시기에 언급을 피한 채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면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련의 정치 스캔들에 대해 "국가에 대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한 일"이라고 말하는 데 머물렀고, 지금까지의 두 차례 사과 회견처럼 사건의 핵심 내용은 언제까지나 '말씀 드릴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이러한 태도가 여론과 정치권의 반발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 내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이 위안부 합의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통신은 이날 "한국 내 여론의 반발이 남아 있는 가운데 후속 정권이 합의를 뒤집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또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한중일 3개국 정상 회담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 장관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간 합의에 대해 "양국 정부가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일 정상 회담에 대해서는 "의장국으로서 연내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통신은 또 박근혜 정권과 맺은 한일 협정에 따라 위안부에 현금을 지급하는 사업이 이미 시작됐지만 한국 야당과 민간 단체는 합의 백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합의가 무산 될지도 모른다"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앞서 한일 양국이 지난 23일 체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도 외무성 간부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고 이 통신은 지적했다.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