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언론들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주목했다. 사진은 니혼TV 뉴스 프로그램 애브리가 세월호 공백 7시간 중 1시간 30분 가량을 헤어와 메이크업 손질에 썼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방영하고 있는 모습.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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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오랜만에 일본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 한해를 잠시 뒤돌아보면 일본은 그야말로 'SMAP 해체 소동'의 한 해였다. 연초 SMAP 멤버들이 해체를 선언한 후 곧바로 번복했고, 8월에 다시 올해 말로 해체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28년간 활동해 온 일본 국민 그룹의 활동이 지난해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반향은 대단했다. 특별히 SMAP 팬들이 아니더라도 일본 국민 대부분은 'SMAP의 해체 관련 소식에 대해 끊임없이 주목했다. 덕분에 필자의 기자수첩도 노트북 안 메모된 기삿거리도, 페이스북의 북마크도 2016년이 끝날 무렵에는 대부분 SMAP 관련 소식이 차지할 정도였다.
▲ 아사히 신문 12월 30일자에 나온 SMAP 팬들의 전면 광고 일부. SMAP 팬들은 8면에 걸쳐 SMAP 멤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메시지는 아사히 신문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A-port'를 통해 모은 것으로 일주일 사이 모인 메시지는 무려 1만 3000건 이상이며 지원금(추정치)은 3천900만 엔에 이른다.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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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이들의 해체를 막자는 서명 운동이 전개됐고, SMAP 팬들은 아사히 신문에 무려 8면을 할애해 전면 광고를 내는 그야말로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실제 이들은 지난 28년간 일본인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 TV 전원을 켰을 땐 어딘가의 채널에서는 SMAP의 멤버가 등장했고, 드라마, 라디오, CF에서 멤버들은 SMAP란 그룹으로, 또는 개별로 얼굴을 비춰왔다. 동일본 대지진 같은 참사가 발생했을 때엔 피해 지역에 직접 찾아가 주민들에게 요리를 대접했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에도 동참했다.
오죽했으면 이들이 사회자로 나오는 대표 프로그램이 있었을까. 후지TV에서 방영됐던 '스마스마'란 프로그램은 SMAP 멤버들의 각종 꽁트와 음악, 요리로 채워진 SMAP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말 종료될 때까지 20년 9개월간 이어졌다.
특히 멤버들이 둘로 나뉘어져 게스트를 위해 요리를 만드는 비스트로 SMAP에는 당대 최고 스타가 출연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SMAP는 단순한 연예인이 아닌 셈이다.
이런 영향 탓인지 'SMAP의 해체'라는 이슈는 '일본 연예계 올해(2016년)의 뉴스'는 물론, '가장 화제를 모은 유명인', '일본의 가장 큰 이슈' 등 각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SMAP 해체 관련 뉴스가 TV에서 보도된 총 시간은 무려 29시간 38분 43초나 된다.
한편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최순실의 국정 농단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등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최근 몇 개월간 한국 내 뉴스를 모조리 휩쓸다시피 했다.
▲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체포 소식은 일본에서도 큰 화젯거리다. © JP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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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민들의 분노는 촛불 집회로 활활 타올랐지만 여전히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말하는 인물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네 '기득권'이라는 탈을 쓴 인물들은 각종 비리와 권력 남용에만 집중해왔고 아무도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지지 않았으며 모르쇠로, 변명으로 남탓으로 돌리기 바빴다.
그리고 연초에 들려오는 소식 역시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체포 소식이다. 현재 진행형인 이 상황은 올 한해도 대한민국을 분노와 허망함으로 뜨겁게 달굴 게 뻔한다.
많은 일본인들은 SMAP의 해체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물론 SMAP 팬에겐 가장 충격적인 뉴스겠지만, SMAP 해체와 같은 '허전한' 뉴스가 한 해의 이슈를 차지한 일본이 그저 부럽다는 생각을 하는 건 필자뿐만이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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