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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최홍만이 살아남는 법
엔터테이너로서 최홍만, 길은 격투기에만 있지 않다
 
김봉석 (문화평론가)
최홍만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호위무사 역으로 출연했다고 해서 시끄러웠던 <폭렬닌자 고에몬>을 봤다.
 
대사는 거의 한 마디도 없이, 액션 연기 조금을 보여주는 정도다. 격투기 선수가 연습은 안 하고 엉뚱한 짓만 한다고 욕할 수도 있지만, 사실 유명한 격투기 선수들도 꽤 영화나 오락프로 등에 출연한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도 얼마 전 김보성과 함께 영화에 출연했고, ufc 전챔피언이었던 랜디 커투어와 퀸튼 잭슨 등도 영화에 출연했다.
 
사실 직업적인 면으로만 따지면, 격투기는 오랜 기간 할 수 있는 일이 못 된다. 길어야 40대 중반이지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하락세로 접어드는 선수들이 태반이다. 그러니 퀸튼 잭슨처럼 ufc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아예 영화배우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경우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홍만의 경우는 어떨까? <폭렬닌자 고에몬>에서 보여준 것처럼, 일본영화는 최홍만을 일종의 볼거리로서 기용한다. 아주 높게 쳐 주면 <사망유희>에서 카림 압둘 자바의 출연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일회성이고, 큰 키와 팔다리를 이용한 액션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국내영화에 출연한다고 해도 비슷한 역 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가수? 그건 이미 실패했고, 예능인? 기존에 출연한 경우를 보면, 최홍만이 강호동처럼 성장할 가능성은 없다. 강호동을 꿈꾸었던 박광덕처럼 잠깐 나오다 말 것이다. 최홍만에게는 강호동 같은 순발력과 재기가 없다.

그렇다면 최홍만에게는 어떤 길이 있을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k-1의 연말 이벤트인 다이너마이트의 출전 선수 명단에 최홍만의 이름이 올라갔다. 지난 6일 슈퍼 헐크 토너먼트에서 미노와맨과의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시청률이 30%가 넘었기 때문이다.

즉 k-1이 판단하기에, 최홍만은 여전히 상품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일본의 격투기 단체들은 공중파 방송의 시청률에 목을 매고 있다. 그렇기에 인기는 없지만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보다는, 실력이 어설퍼도 카리스마가 있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수가 필요한 것이다. 최홍만이 그렇고, 밥 샵이 그런 것처럼.

그렇다면 최홍만은 밥 샵의 길을 따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002년 k-1에 모습을 드러낸 밥 샵은 당대 최고였던 어네스트 호스트를 두 번이나 침몰시키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물론 밥 샵의 격투기 실력은 결코 뛰어나지 못했다. 최홍만에게도 제물로 주어졌던 아케보노 등 하위권 선수들에게는 승을 거두었지만 미르코 크로캅 등 테크닉이 뛰어난 일급 선수들에게는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ko를 당했다. 밥 샵을 격투기 선수로서 평가하자면 중위권이다.

그러나 k-1은 밥 샵의 출연을 고대한다. 그 이유는 밥 샵의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에 있다. 밥샵은 k-1에 등장하기 전, 이제는 사라진 미국의 프로레슬링 단체 wcw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던 이력이 있다. 어네스트 호스트를 격파하며 k-1의 신성이 된 후에는 일본의 tv 버라이어티에 단골로 출연하고, 많은 cf를 찍는 등 격투기 팬만이 아닌 일반인들까지 다 아는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격투기에서는 하락세였지만, 일본의 프로레슬링 단체에서 활동하며 여전히 인기를 끌었다. 한때 k-1은 어네스트 호스트와의 3차전 직전에 경기장을 떠나버린 밥 샵을 격렬하게 비난하며 원수지간이 되었지만, 결국은 시청률 때문에 다시 불러들이게 되었다. 슈퍼 헐크 토너먼트에서 다시 한 번 최홍만과 밥 샵을 대결시켜, 일종의 '괴물' 대결을 통해 시청률을 잡아보기 위해서.

밥 샵은 자신의 스타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생존해가고 있다. 최홍만이 밥 샵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면 굳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지금 최홍만이 보이고 있는 모습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최홍만도 영화와 버라이어티 등에 출연하지만, 밥 샵과는 달리 그저 거대한 몸집을 보여주는 것 정도다. 아직까지는 최홍만의 거대한 체격에 일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계속해서 패배를 반복한다면 남은 기간은 길어야 1년 정도다. 나는 최홍만이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a급 스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길은 반드시 격투기에만 있지 않다. 최홍만은 프로레슬링으로 전향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스포츠이면서 쇼인 프로레슬링에서 '거인'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드레 더 자이언트, 언더데이커는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고 요코즈나, 빅쇼, 케인, 케빈 내쉬 등 거대한 선수들의 계보는 끝이 없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인도 출신의 그레이트 칼리가 말해주듯, 실력이 뛰어나진 않아도 거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

하늘이 내려준 최홍만의 육체라면, 일본 레슬링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레슬링 단체 전일본의 사장인 무토 케이지는 최홍만을 레슬링 무대에 세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천부적인 육체를 지닌 최홍만에게 필요한 것은, 링에서 선보일 수 있는 몇 개의 레슬링 기술과 자신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쇼맨쉽이다.

사실 프로레슬링 무대야말로 육체를 주무기로 하는 엔터테이너에게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홍만이 원하는 것도 그것 아닐까? 관객을 사로잡는 스타가 되는 것. 격투기 연습보다는 춤과 노래 연습에 열중하고 버라이어티에 나오고 싶어 했던 최홍만에게 프로레슬링은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레슬링의 스타가 되면, 격투기에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지금 밥 샵이 하고 있는 것처럼.

결단은 최홍만에게 달려 있다. 지금까지처럼 예능인이 되고 싶지만 아직 그러지 못해서 격투기 선수를 하는 척 할 것인가 아니면 확실하게 자신의 육체를 활용하는 엔터테이너가 될 것인가. 사실 나는 최홍만의 프로레슬링 경기가 보고 싶다. 진짜 승부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최홍만이 링 위에서 자신의 끼를 살리면서 혼신을 다하는 연기를 보고 싶다.

레슬링이 쇼인 것은 분명하지만, 육체를 극단까지 몰아붙이는 화려하고 자릿한 쇼라는 것 역시 확실하다. 최홍만에게 진짜 엔터테이너가 되기를 제안한다. 사실 그가 원하는 것도 엔터테이너 아니었던가.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입력: 2009/10/20 [10:37]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어차피 격투기는 이미 접은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sursursur 09/10/20 [11:26]
최홍만씨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말들은 몇 년전부터 줄기차게 터져나왔지만
격투기를 접고 엔터테이너에 열중하라는 충고는 처음 본 것 같네요.
근성을 발휘하라느니 기술 좀 익히라느니 장난하냐 라는 등의
초기의 몇 번의 깜찍한 승리 이후로 무기력한 패배만을 연이어 보여주는 그에 대한 실망과 격려 섞인 질책은 아주 흔했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한국에서 그 길을 두드리기는 아무래도 곤란하겠죠.
그쪽 방면에 지나치게 많은 안티를 이미 최홍만씨가 가지고 있고
그나마 드문드문 연예 활동을 보여주는 것도 일본에 국한되어버렸으니까요.
특명계장 극장판이나 폭렬닌자에서처럼
대사가 없다시피 한 상태에서 보여주는 몸 개그나 포즈 만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는 난감하겠지만요.
일본어에 능통해졌다고 해도 한국어로도 순발력 있는 언어 구사를 보여주지도 못했고요.
프로레슬링을 해라 -라는 기자의 말은 일본 무대이기에 가능한
유일한 최홍만씨의 대중적 자산 활용술로 보이네요. 수정 삭제
시청률이 30%가 나왔다는건 어느곳의 정보입니까? 시청률30%? 09/10/21 [15:09]
최홍만이 출연했던 드림은 평균시청률이 12% 최홍만 경기는 17%가 나왔습니다. 드림을 중계했던 일본TBS방송국에서 직접 밝힌 수치입니다.일본에서 시청률 30%면 연간 탑10에 들어가는 괴물같은 시청률 입니다.WBC한일전 정도 되어야 나올수 있는 시청률이란 겁니다. 혹시 일본은 채널이 많아서 17%를 한국으로 치면 30%정도된다 라는 뜻이었다면 명확하게 본문에다가 적으셨어야죠. 게다가 최홍만이 기록한 17%의 시청률도 그전에 있었던 유명복서 카메다 다이키의 복싱타이틀전(평균시청률19%,마지막 판정발표시 25%이상의 순간시청률 기록)이 끝나자마자 바로 최홍만 경기를 틀어줘서 그덕도 본게 사실이구요.어쨌든 시청률30%라는건 정말 터무니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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