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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작성 도움, 韓영사관 日관공서 차이
시각장애인이 느낀 한국 영사관 불친절, 서류하나에 5000엔?
 
신경호 (동화 작가)

몇 주 동안 jpnews에 원고를 보내지 못했다.

얼마나 많은 분이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우리 부부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과 편집부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둘째 아이의 출생과 이사등으로 바빴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본다.

지난 두 달동안 아이의 출생과 이사로, 구청이나 기타 관공서 이곳 저곳을 드나들어야 했다.
우선 아이의 출생 신고를 우리나라와 일본에 각각 해야 했고, 외국인인 관계로 아이의 비자 신고와 재입국에 필요한 재입국 신고를 해야 했다.

또 출생신고라도 단순히 출생신고만 하는 것이 아니고 일본에서 아동에게 지급하는 아동 수당과 장애인 부모에게 특별히 지급하는 특별육성수당등의 수당 신청도 해야 했다.

그것뿐이랴! 이사를 한 전입신고며 전출신고, 또 이와 관련된 장애인수첩 갱신과 각종 신고며, 장애인의 활동보조를 위한 신청과 이를 파견하는 회사와의 재계약 등, 정말 이것 저것 할일이 많았던 두달이었던 것 같다.

그냥 원고 못썼으면 미안하다고 하면 그만이지 왜 그리 핑계가 많으냐고 나무라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오늘 이야기가 이런 과정에서 겪었던 일을 쓰려 하니 말이다.
일본은 말 그대로’서류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일본은 하나부터 끝까지 서류로 시작해서 서류로 끝나는 것 같다.

두 달 동안 출생과 이사, 이렇게 단 두가지의 변화만으로 내가 작성해야 했던 서류만도 상당할 것이다. 또 그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느라 구청이며 입국관리국 등 많은 관공서를 드나들어야 했다.

전입신고를 할 때의 일이다. 우리 가족의 경우 그냥 전입신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두 아이의 아동수당과 우리 부부의 장애 관련 서비스의 갱신신청도 함께 해야 했다.

외국인 등록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을 마치고 장애인 복지과를 들렀을 때의 일이다. 그 날 내가 해야 할 일은 장애인수첩의 갱신, 장애인 수당의 변경, 활동 보조인 변경, 도영 버스 무료승차권 재발급, 장애인 택시권과 이미용권의 발급 등 신청해야 할 서류가 꽤 많았다.

문제는 서류작성뿐만 아니라 복지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닐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 전입 전 활동보조인 파견 문제로 한 번 낯을 익힌 담당 공무원이 그날 내가 하나의 신청을 마칠 때마다 다른 담당자를 내가 앉아 있는 창구로 일일이 데려 오는 것이 아닌가?
덕분에 나는 복지과 이곳 저곳을 일일이 돌아 다니지 않고도 가만히 앉아서 내가 처리해야 할 모든 공무원을 만나서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

물론 서류 작성에 필요한 대필도 담당 공무원들이 모두 알아서 처리해 주었고, 내가 할일은 서류 작성에서 사실과 다른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 서명란에 서명을 하는 것 정도였다. 
몇 달전 재일 한국영사관에 갔을 때와 저절로 비교하게 되었다.

영사관에 한 장의 서류를 발급 받기 위해 갔을 때의 일이다. 안내를 담당한 직원이 내가 서류 신청에 필요한 대필을 부탁하고 싶다고 하자,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이 영사관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민단 사무실로 가라는 것이었다.

첫째 아이의 출생 신고때도 같은 말을 듣고 민단 사무실로 갔다가 어이없게 서류 한장 대신 작성해주면서 5,000엔을 요구받은 기억이 생각났다.
영사관의 안내원은 민단사무실을 안내해주며 대필시 수수료가 든다는 귀뜀조차 해주지 않았다.

나는 안내원의 말만 듣고 위층에 있는 민단에 가서 대필을 부탁했다가 나중에 수수료를 지불했야 했다.

그런데 올해도 똑같이 아무런 정보제공도 없이 무조건 민단사무실로 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지난 번의 경험도 있고 해서 영사관 직원에게 대필을 해 받을 수 있느냐고 솔직하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안내원은 창구 담당직원에 따라 해줄수도 있고 또 안해줄수도 있으니 직접 창구에 가서 상의해 보라고 말했다.

다행히 창구 담당직원이 매우 친절한 분이어서 무사히 일을 마쳤지만, 왠지 기분은 영 개운치 않았다.

물론 일본이라고 무조건 친절하거나 모든 관청에서 서류작성을 대신 해주지는 않는다. 특입국관리국의 직원들은 정말 화가 날 정도로 불친절한 경우가 많다.
또 어떤 경우에도 서류 작성을 대신 해주는 법이 없다.

이번 둘째 아이의 비자발급을 위해서 방문을 했을 때도 자신들은 서류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할 수 없다며 한사코 서류작성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영사관 안내 직원처럼 아무런 정보 제공도 없이 일방적으로 “어디로 가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자기들은 업무의 특성상 대필을 해 줄수 없으니 입국관리국 건물 바깥에 있는 서류를 대행해서 작성해주는 사무실을 이용하거나 다른 고객에게 부탁을 하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들은 입국관리국에 온 다른 한국인에게 부탁을 해서 나의 서류작성을 도와주게 하고, 담당공무원이 내 곁에서 서류 작성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해 주었다.

나는 이 같은 경험을 하면서, 단순히 서류작성을 누가 대신 해주는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서류작성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거나 자신들이 도와줄 수 없는 사항이면, 그에 맞는 적절한 정보제공과 안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또 일본구청에서와 같이 민원인이 이곳 저곳 돌아다니지 않고도 해당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돌아가며 민원인에게 와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은, 실제로 그 도움을 받은 경험자로서 매우 신선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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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14 [09:00]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일본의 좋은점은.. 우드 09/12/14 [10:24]
우리도 받아들여야 할텐데 어째...안좋은것이 우선적으로 들어오는거 같으니...
글 잘 봤습니다^^ 수정 삭제
좋은 지적입니다 바람소리 09/12/14 [11:09]
원래 외국주재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 불친절하기로 악명이 높지요. 근데 요즘 일본주재 한국영사관이 매우 친절해졌다는 소릴 듣습니다. 본디 그래야 되는 것이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 장족의 발전이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수정 삭제
도쿄주재 한국 영사관 분들 친절해요... ㄷㄷ 09/12/14 [12:55]
특히 영사관 사무실 출입문앞 책상에 앉아서 안내 담당하시는 남자분...며칠 전 어떤 할아버지가 큰소리로 욕하며 소란을 피워도 꾹참고 끝까지 안내하는 모습을 보고 좀 감동받았습니다. 수정 삭제
기사 잘 보았습니다. 딸기잼 09/12/14 [13:02]
물론 양국 모두, 공무원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좋은건 배워야지요. 좋은 지적이었습니다. 수정 삭제
진짜 이번 8개국 순방을 하면서 가장 빡도는 것이 외교관의 행태 라고 생각 프린스턴s 09/12/14 [20:37]
우리나라 외교관들 주재 한국대사관들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하러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임금착취당하고, 취업사기에 놀아나는거가 한국교민에서도 퍼졌는데도 주호주 한국대사관들은 뭐하는건지... 게다가 필리핀에서 자국인이 총맞은 사람들이 많은데, 헤드샷당해도 그저 묵묵부답하는 저 외교관들. 지들 영화만 누리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총맞아죽고, 칼에 칼빵당해도 아무상관 없는건가요? 수정 삭제
오 그렇군요.. 바람에 09/12/27 [18:01]
아... 저도 장애인인데요..

한국이랑 일본의 그런 차이점이 있는줄 몰랐어요..

앞으로 많이 올려주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수정 삭제
그런 인간들을 청소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 삽질하는 쥐새끼 10/01/19 [22:14]
그런 인간들을 집에가서 애보게 할수잇는건 제대로된 대통령을 뽑는겁니다. 수정 삭제
영사관 직원들은 다 자기가 특출난줄 아는건지 mw 10/02/12 [10:42]
외국서 산게 한국에서 산것보다 오래되어서.
본적이나 뭐 기타등등 서류에 보통 무엇을 써야하는지 모르거든요. 그렇다고 바보 취급하면. -_- 제가 십대 청소년도 아니도 처음보는 사람한테 반말로.. 기분나빠서 한국 여권연장 포기하고 그냥 시민권 따버렸지요. 수정 삭제
결국 대필해주고 5000엔이나 받은건 일본인 아닌가?? 12 10/07/29 [15:0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그건 생각하지 않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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