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일본 최대 규모의 참여형 패션쇼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봄/ 여름이 개최되었다.
2005년부터 매년 봄, 가을 연 2회 개최중인 갸루 패션쇼 도쿄 걸즈 콜렉션은 이번으로 10회를 맞아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순수 관객 25500명, 역대 최대의 관객수를 자랑했다.
이 날은 차가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요코하마 아레나가 있는 신요코하마 역에는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하늘하늘한 옷차림의 도쿄 걸들로 가득했다. 요코하마 아레나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줄이 아레나 한 바퀴를 둘러쌀 정도. 알록달록한 우산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 2만 관객이 열광,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jpnews/ 幸田匠 | |
빗 속을 뚫고 취재 전쟁도 활발했다. 도쿄 걸즈 콜렉션은 일본 최대 규모의 패션쇼인만큼,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 지에서 보도진이 몰려들었다. 모델 뺨치는 센스로 무장한 도쿄걸들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패션쇼이지만,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줄은 새벽부터 이어졌다. 자신들이 동경하는 모델을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보기 위해서다. 독특한 것은 도쿄 걸즈 콜렉션 베테랑, 단골 관객들이 들고 온 짐들이다.
돗자리부터 쿠션, 실내화, 실내복에, 먹을거리까지 장시간의 피로를 덜기 위한 완벽 무장 관객들이 여기 저기 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패션쇼 일정만 약 7시간인데다가,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것을 합치면 하루 15시간 이상의 강행군이기 때문이다. 하이힐에 한껏 멋을 부린 관객들이 있는가하면, 잠옷 차림의 관객이 뒤섞여 재미있는 광경을 연출했다.
▲ 바닥에 주저 앉거나 아예 돗자리를 펴거나..베테랑 관객들의 적응력이 놀랍다 © jpnews/ 幸田匠 | |
멋내지 않은 듯 편한 옷이 트렌드!첫번째 스테이지는 도쿄 걸즈 콜렉션과 함께 성장해 온 갸루들의 잇(it) 브랜드 쎄실 맥비(cecil mcbee)로 시작되었다. 쎄실 맥비는 갸루들의 성지 시부야 109 쇼핑몰의 대표브랜드로 109에 입점한 전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쎄실 맥비의 컨셉은 우아하면서도 섹시함과 발랄함을 가지고 있는 오네형 갸루(おネエ系 ギャール). 가격대도 높지 않은 편으로,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은 10대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브랜드이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가리나 ©jpnews/ 幸田匠 | |
첫번째 스테이지를 장식한 모델은 가리나(香里奈). 2000년 잡지 전속모델 데뷔 이후 10년 간 톱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꽃무늬 양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천천히 얼굴을 공개, 가리나의 얼굴이 대형 화면에 비춰지자 2만 5천 명의 관객들이 환호를 질렀다.
쎄실 맥비의 2010년 봄, 여름 상품 컨셉은 'girly vintage'. 낡은듯한 멋스러움을 간직하면서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담았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은 역시 첫 무대를 장식한 가리나의 쉬폰 소재 꽃무늬 올인원. 온 몸이 꽃밭에 둘러싸인 듯한 화사한 느낌을 주면서도, 넉넉한 사이즈로 제작되어 있어 활동하기에 편하다고 한다.
가리나는 이번 시즌
"멋낸 듯 안낸 듯 편해보이는 옷"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쎄실맥비 ©jpnews/ 幸田匠 | |
쎄실 맥비 다음은 히메 갸루(姫ギャル), 공주풍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즈리사(liz lisa)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역시나 인기최고의 모델 마리에가 워싱된 진으로 만든 미니 드레스를 입고 등장,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리즈리사 ©jpnews/ 幸田匠 | |
리즈리사의 이번 시즌 컨셉은 사랑스러우면서 터프한 매력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극단적으로 짧은 미니드레스와 발목을 덮는 롱 스커트에 웨스턴 부츠를 매치하는 코디를 보여주었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리즈리사 ©jpnews/ 幸田匠 | |
우드스탁 신드롬을 컨셉으로 하는 블레스 도쿄(bless tokyo)는 요즘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델 사사키 노조미로 스타트를 끊었다. 눈 쪽에 날개모양의 장신구를 달아 인상적인 느낌을 연출, 깨끗한 화이트를 중심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자유로운 로커의 정신을 표현했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사사키 노조미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블레스 도쿄 ©jpnews/ 幸田匠 | |
올해, 도쿄 걸즈 콜렉션에 첫 데뷔를 달성한 브랜드는 에모다(emoda), 소아리크(soareak), 릴리 앤 베티(rily & betty) 등 3개. 에모다는 토끼 귀 모양의 헤어밴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블랙룩을 보여주었다.
▲ 도쿄걸즈콜렉션 2010 에모다 © jpnews/ 幸田匠 | |
소아리크는 후지이 리나를 메인 모델로, 캐주얼이면서 섹시하고 귀여운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에 강력 추천 아이템은 나폴레옹 자켓, 흰색 면 원피스, 데님 셔츠, 발레리나 풍의 툴스커트 등.
릴리 앤 베티는 내추럴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의 릴리와 호화롭고 시크한 베티의 두 얼굴을 가진 브랜드라는 뜻에서 브랜드명이 정해졌다. 웨스턴 느낌의 아메리칸 클래식과 이탈리아, 프랑스 느낌의 유러피안 클래식을 이번 시즌 컨셉으로 잡아 자유로우면서도 시크한 매력을 살렸다고 한다.
▲ 도쿄걸즈콜렉션 2010 소아리크 © jpnews/ 幸田匠 | |
한편, 도쿄 걸즈 콜렉션은 기념할만한 10회를 맞아 호화 게스트들이 등장했다. 고다 구미, 가토 미리야&시미즈 쇼타, 369+가가미 세이라 등이 라이브 무대를 선사했고, 2만 명이 넘는 여성 관객들 앞에 미조바타 준페이, 나리미야 히로키, 한국 출신 6인조 그룹 초신성 등 미남 스타들이 런웨이를 누빌 때는 요코하마 아레나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고다 구미 ©jpnews/ 幸田匠 | |
▲ 도쿄걸즈콜렉션 2010 미조바타 준페이, 나리미야 히로키 ©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초신성 ©jpnews/ 幸田匠 | |
밤 10시, 화려한 패션쇼 무대는 장장 7시간 이상의 긴 여정을 마치고 그랜드 피날레를 맞이했다. 무대에 섰던 모든 모델들이 스테이지 위로 등장하고, 폭죽이 터졌다. 관객들은 흥분 반, 아쉬움 반의 얼굴로 퇴장했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피날레 ©jpnews/ 幸田匠 | |
도쿄, 사이타마에서 이번 패션쇼를 보기 위해 요코하마까지 왔다는 두 여대생은
"도쿄 걸즈 콜렉션의 매력은 역시 잡지에서나 보던 모델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 벅찬 감동이 밀려들었다"며 흥분했다.
또한, 도쿄 걸즈 콜렉션을 찾는 관객에 대해서는
"다들 너무 스타일이 좋고, 예쁘다. 이렇게 예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여기 뿐일 듯. 그들의 뛰어난 패션 센스를 보고 평소의 코디에 참고하려 한다"고 말했다.
▲ 도쿄걸즈콜렉션 2010 모델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두 여대생 © jpnews/ 幸田匠 | |
도쿄에서 온 170cm 늘씬한 미녀 둘은
"모델이 꿈이다. 인기 모델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20여 개의 브랜드와 100여 명의 모델, 탤런트, 그리고 2만 5천 5백명의 관객이 참여한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봄, 여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경제불황으로 인해 시부야 패션의 성지인 109도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요즘, 직접 볼 수 있고, 살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갸루 패션쇼 도쿄 걸즈 콜렉션은 얼마나 큰 소비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나리미야 히로키 사사키 노조미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사사키 노조미 ©jpnews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가리나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웨딩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이노우에 마오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신혼을 즐기고 있는 린카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기모노를 입은 모델들 ©jpnews/ 幸田匠 | |
▲ 도쿄 걸즈 콜렉션 2010 왕관을 쓴 모델들 사사키 노조미, 벡키, 니시지마 마키 ©jpnews/ 幸田匠 | |
▲ 도쿄걸즈콜렉션 2010 벡키 크루엘, 호시노아키, 이마루 © jpnews/ 幸田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