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 고학력, 고연봉은 옛말, 당장 부자인 것보다 평생 안정된 삶을 바란다"요즘 일본 직장 여성들은 높은 이상보다는 견실한 미래를 바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일본 보험회사 아쿠사생명은 2010년 2월 20일, 21일 이틀간 인터넷을 통해 25~44세의 일하는 독신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일하고 있는 독신 여성 96.8%는
"미래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라고 대답했다. 많은 여성이 '부모님이 나이 드시는 것'(36.1%),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33.6%) , '통장 잔액를 봤을 때'(24.4%)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세대별로는 25~34세의 여성이 '친구나 주변 사람들이 결혼, 출산했을 때' 불안을 느끼고, 35~44세는 '자신의 건강 악화' '부모님이 늙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래에 대한 불안을 처음으로 느끼는 나이는 평균 28.7세. 일본 직장 여성들 중 대부분이 28세 근처에 "나 이대로 혼자 살아도 괜찮은 걸까?" 고민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메이지진구의 결혼식 풍경 ©이승열/jpnews | |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변화한 이상형의 조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80년대 일본 경제 버블 시기의 이상적인 남성 조건은 '3고로 통용됐다. 키가 크고, 고학력에 수입까지 좋으면 완벽한 이상형. 그런데 2010년 올해 조사를 살펴보면, 남성조건이 3고에서 3k로 바뀌었다고 한다.
3k는 가치관, 금전감각, 고용형태의 안정을 가리키는 말. 2010년 올해, 여성들이 남편감으로 선호하는 조건은
'가치관이 맞고, 금전감각이 일치하며, 고용형태가 안정되어 있을 것'이 각각 61.8%, 27.0%, 26.3%로 1, 2, 3위를 차지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경제상황에 당장 돈이 많은 것보다는 꾸준히 안정된 직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다.
한편, 80년대 선호되던 고연봉은 9위, 고학력 19위, 키가 큰 것은 20위로 밀려나 더 이상 여성들의 선호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아쿠사생명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여성들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본 직장여성들이 남편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수입은 얼마일까?
2008년 일본 국세청 국민급여실태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본 회사원들의 평균 연봉은 533만 엔. 직장여성들이 바라는 남편의 수입은 평균 552.2만 엔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라는 희망 연봉은?'이라는 질문에는 평균 270.5만 엔이라는 결과가 나와, 그 차이가 무려 281만 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연봉은 550만엔이 넘지만, 사랑한다면 반으로 깎여도 문제가 없다는 것.
연령별로는 25~34세의 여성이 남편감에 바라는 연봉이 506.5만 엔,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254.3만 엔으로 252.2만 엔 차이를 보였고, 35~44세의 여성들은 남편감이 598.0만 엔, 사랑하는 사람이 286.7만 엔으로 311.3만 엔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일본 직장여성들이 뽑은
"위험분산을 잘하는 유명인"은 <연봉 10배 올리는 공부법>의 저자 가쓰마 가즈요가 차지했다. 경제평론가이자 공인회계사인 그녀는 일본 여성들이 꼽는 최고의 이상형. 2005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여성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위험분산을 잘하고 있는 유명인 2위는 외모도, 연기도, 결혼도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여배우 마쓰시마 나나코, 3위는 몇 년째 호감도 1위 탤런트 자리를 고수하는 탤런트 벡키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