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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는 日아줌마 한류팬 진짜 속내는?
간노 아줌마 기자의 제멋대로 서울 이야기 (4)
 
간노 도모코
일본의 대형연휴도 있어서 그런지 지난주부터 서울의 거리는 평소보다 더욱 일본인 관광객들로 넘치고 있다. 여기가 서울인지 도쿄(東京)인지 착각될 만큼, 일본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95년 어학공부 때문에, 처음으로 서울 땅을 밟았을 때와는 정말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당시, 한국에 유학을 간다고 하면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 전까지 한국은 군사정권이었잖아? 아직도 그렇게 안전하지 않은 곳에 왜 일부러 가는 거야? "
"한국이라면 김치와 불고기 밖에 안 떠오르는 데…한국어 공부해서 어쩌려고? "
라고 한국 유학을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당시는,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본인이 많았다. 이것이 180도 완벽하게 바뀐 것이 아시다시피 한류 붐부터다.

2003년부터 04년에 걸쳐 드라마 '겨울연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본 내 한류 붐이 시작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연인 욘사마 배용준의 인기는 끝 모르게 이어져, 일본 방문 때 하네다 공항 로비가 아줌마팬으로 가득히 메워졌다. 그리고 드라마의 로케지나 한류 스타 이벤트를 보러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한류 붐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소리에 아랑곳없이, 한국 드라마는 지금 일본인 생활의 일부가 되었으며, 한류스타의 인기도 세분화되어 점점 새로운 팬클럽이 생겨나고 있다. 한 팬의 말에 의하면, 자신만의 스타를 발굴해 일본인 팬으로서 제1호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분출된 것이라고 한다.

올해 1월 1일, 한 일본인여성이 강원도 주문진에서 행방불명이 됐다. 50대 후반의 이 여성은 한류 스타의 열렬한 팬으로, 그 스타의 드라마 촬영지였던 주문진을 방문한 후, 연락이 끊어졌다. 이번 여행은 3명의 딸이 '오래간만에 한국을 다녀오세요'라고 선물했고, 마침 연말(일본은 양력으로 새해를 축하한다)이어서 혼자 한국에 왔다고 한다.
 
결국, 3월말 공개수사로 전환되면서 나도 취재차 주문진을 방문했지만, 서울에서 버스로 약 3시간이나 걸리는 이 먼 장소에, 게다가 한국의 혹독한 1월 추위를 뚫고 혼자서 이곳에 오다니, 그 정열에 압도돼버렸다.

취재 과정에서, 한류 스타 팬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한류 스타 팬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되어 새롭게 눈이 떠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류 스타의 팬은 중년이나 60대 이후 세대가 많아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단지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을 자주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어떤 팬은 이렇게 말했다.

"물론 여유가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돈을 알뜰하게 모으거나, 변통해서 어렵게 한국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전업주부인 사람은 특히 그렇습니다."
 
또, 처음에는 팬 친구들과 같이 오다가, 나중에는 혼자 오는 편이 다른사람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혼자면 쉽게 눈에 띄니까 한류스타에게 말을 걸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고, 그래서 혼자 한국에 오는 팬이 늘고 있다고 한다. 행방불명된 여성도 '왜 혼자서 한국에 왔을까'라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됐다. 

게다가, 한류 스타 팬들은 대개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이야기할 기회가 좀처럼 없어서 한국에 오면 어찌되었든 한국어로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절대로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가게에서 가까이 앉은 사람에게 과감하게 말을 걸거나, 말상대가 되기도 한다. 나도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가게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イッソヨ(있어요)?'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아 무엇무엇이 있습니까' 를 묻는 거구나라며,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에 혼자 감동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혼자 하는 여행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자기가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 전혀 모르는 사람과 서로 알게 되고,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그만큼 주의도 필요하게 된다. 특히 상대가 이성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서울 거리에서 보는 한류 스타 팬과 팬으로 보이는 일본사람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때때로 그 대담함이나 예의없음에 조마조마하거나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한류 팬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

"남편과 아이를 위해서 악착같이 살았고, 자식도 품을 벗어나서 드디어 내 인생이 시작됐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나이 든 아줌마 (쓴웃음). 그러나, 한류 스타 팬이 됨으로써, 한국에 가는 첫 해외여행도 즐길 수 있고, 게다가 일본인이라는 외국인이니까, 모두가 상냥하게 해 줍니다. 그건 정말 기뻐요. 혼자 하는 여행이라면 현지 사람과 이야기 할 기회도 늘어나고 외국에서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한 거죠. 그중에는 상냥하게 대해 주는 한국 남성도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 같은 아줌마에게 그러한 이상한 속마음 따위가 있을 리 없다며, 문제 없을거라고 자신을 타이르곤합니다. 그래도 아...여기에서는 한사람의 여성으로서 대접받고 있는 것 같은 뻔뻔한 생각을 하기도 해요…"
 
미묘하게 보일 듯 말듯한 여심….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한류 스타 팬들에 대한 시선, 특히 남성들에게서는 차가운 면이 있다. 그래도 한류 스타를 계기로 한국을 알게 되고, 이러한 생각으로 한국에 오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왠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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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09 [08:00]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일본인들 생각보다 여행 잘 안합니다. 랜디블루 10/05/09 [08:49]
일본어느곳에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일본 젊은 남성들은 해외여행을 가느니 차라리 양복을 사겟다고 했다던데...

한국인들은 정말 호기심이라고 하나요.그런게 참 강합니다. 여행도 무척좋아하구요.한국인들한테 물어보면 여유가 생기면 뭘 할거냐 하면 거의다 여행을 가고싶다고 대답합니다.

일본 한류팬들은 일종의 억눌려있던 욕구를 표출하는 그런 즐거움 일겁니다. 일본에서는 늙은여자가(보통 40대이상) 누굴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는거 조차도 웃음거리로 취급해 버릴 만큼 사회가 단절되어 있죠. 세대간 소통도 거의 없습니다.집안에서는 퇴물취급하고, 남편은 캬바쿠라나 들락거리고 아이들은 노인네 처럼 멀리하고...

글고 일본인들 요즘 돈이 없습니다. 서울 명동가보면 돈쓰는건 전부 중국인들입니다. 일본은 돈을 전부 은행이나 노인들이 틀어쥐고 있죠. 경기도 안좋구요. 수정 삭제
잘 읽고 있습니다.. 으라차차 10/05/09 [10:36]
그렇군요..이런 이유도 있었군요...
일본분의 시선에서 보니, 기사내용이 더 실감나네요..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하지 마시고, 3번 정도로 올려주세요....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와 일본은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역사적인 문제때문에 쉽지않겟지만... 이건 좀 일본정부가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역사적인 문제만 빼면 세계 어느나라를 둘러봐도한국와 일본처럼 비슷한 나라는 없는거 같아요..같은 아시아인 중국과도 다르더라구요..
정말 한국와 일본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물론 세세하게 들어가면 미묘한차이는 있지만, 서양이나 아시아에서 어느나라와 비교해봐도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면이 많습니다. 정말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수정 삭제
놀라운것은 ... 10/05/09 [10:37]
일본 아줌마들은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학과로 한국어를 전공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한국어를 잘하는거죠?
발음문제는 어쩔수 없지만 정말 놀랄 정도예요.
한국인도 일본어는 그렇게 쉽게 배울수 있는것인지... 수정 삭제
그런데 그 실종되신 분은 어떻게 되셨나요? 그런데 10/05/09 [10:41]
찾았나요? 어떻게 된 거에요?
한류팬도 한류팬이지만 그보다 그 분 어떻게 되셨나가 제일 걱정되는데..
아주머니의 행방의 결말이 없네요.
어떻게 되었나 꼭 알려주세요.아직 못 찾았나요? 수정 삭제
드라마를 하도 보니까.. serentia 10/05/09 [10:45]
더빙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자막을 선호하더군요.....
한국어로 떠드는거 수도없이보고 아래 자막까지 참고하고 거기에 공부까지 해주니까 어느정도 하게되는듯..

한국에도...
애니매이션 수도없이보는 오덕들.. 대학에서 전공하는것도 아닌데..
다 알아듣고 말까지... 수정 삭제
난장이의 나라 일본 ............... 일보후퇴 10/05/09 [12:38]
세계경제3위 일본 잘먹고 잘사는나라가 왜 난장이 나라 벗어나지
못할까 키가 왜 작을까 명동 서울역마트에서 바라본 일본인 관찰할기회가
많아졌다 한류봄과 엔고로 쇼핑한국에서 사는것 수정 삭제
ㅡ,.ㅡ 일본도 어지간이 여성인권 후진국 이었군요. 못난이따후 10/05/09 [12:46]
하긴.. 40대 전후면 전쟁2세대니 발전이란 명목하에 많을것을 희생당한 불쌍한 사람들중 여성인권. 일본이란 나라는 밉지만 가끔은 보통 일본사람의 입장도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수정 삭제
많이 찾아와주면 고마운거죠. 나그네 10/05/09 [14:02]
일본인의 시선으로 바라봐서 그런지 뭔가 더 와닿는 내용이네요. 한국을 여행오는 여행자중 일본인 뿐만이니라 다른 외국인이 길에서 헤메거나 당황하면 여유를 갖고 친절을 배풀 수 있는 한국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갖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수정 삭제
올리셨네요^^ 無名氏 10/05/09 [15:59]
저번주에는 박철현기자글이 올라오고 도모코씨(간노씨라고 해야하나? 한국은 성에다 씨라고 붙이면 좀 낮게 부르는 뉘앙스가 있고 보통 안면 트이면 이름에다 씨라고 붙이는 것이 상례인지라...) 글이 빠져 있어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악플에 시달리다가 글 올리기 중단한것 아닌지 생각이 들었는데, 올려주셨네요. 웰컴백~ 성가신 덧글은 가볍게 무시해주는 센스를~ 수정 삭제
글자에 마우스 올라가면 작은 광고창 뜨는거 정말 짜증나네요. 너굴 10/05/09 [18:08]
이거 안 뜨게 하는 방법 없습니까? 정말 짜증나서 오기가 싫어집니다. 수정 삭제
저 그림 사진 혹시 低脂肪女 10/05/09 [19:38]
오지호?-,-ㅋㅋㅋ 수정 삭제
실종된 사람은.... 누락 10/05/09 [21:40]
어케 되었나요?? 수정 삭제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 인상적이네요. 학생 10/05/10 [01:40]
일본인의 눈으로 본 일본인의 속마음이라는게 뭔가 와닿는 느낌이네요.
그런데 글을 못퍼가게 되있더군요...이럴때는 아크로벳9.0버전을 설치해준다음에 인터넷익스플로러툴바창에 뜨는 변환 아이콘을 살포시 클릭해준다음에 바탕화면정도를 지정해주고 파일이름을 꾸욱꾸욱 쳐주면 그 페이지가 그대로 아크로벳 파일로 변환되는 역사가 일어난답니다. 물론 긁어갈수도 있고요 ...여튼 기자님 감사합니다 ^^ 수정 삭제
일본 팬들 중 예의없이 행동하는 사람 때문에 조마조마 하기도 한다.. 너구리 10/05/10 [04:37]
이 부분을 봤을 때, 이 기사가 생각 나더군요. 유럽골퍼가 한국 갤러리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화를 냈다는... (경기 중인 선수의 공을 필드 안으로 들어와서 만졌다고 하네요.)

결국 문화적 차이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그런 사람 한 둘 없는 나라는 없는듯 해요. 수정 삭제
도움이 됩니다 에비수 10/05/10 [08:47]
한편으론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아하 그렇구나하고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몰상식한 이상한 댓글은 무시해버리세요. 어느나라에나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있으니까요. 수정 삭제
일본사람들은 한류에 빠진 일본엄마들 비난하기 전에 궁금이 10/05/13 [16:34]
관심과 사랑을 줘라
불쌍하지도 않냐?
수정 삭제
제 친구는... saotome 10/05/18 [11:40]
일본인 인데요...겨울연가를 보고 욘사마에게 푹 빠졌죠...그래서 서울, 춘천을 두번이나 갔다왔어요...문제는 한류팬이 되기 전에 이혼의 위기에 있었는데 그 후 남편과 다시 연애 하는 기분으로 살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데 영어문제를 욘사마나 겨울연가와 관련지어 내기도 한다고 하네요....
이런 사람들이 늘면 양국관계는 개선될 것라고 생각합니다. 수정 삭제
근데 행방불명된 그분은 어떻게 되었나요? samson 10/05/26 [18:16]
그 일본 여자분은 찾았나요? 수정 삭제
안타깝다.. 빨강망또챠챠 10/06/06 [12:45]
다음에 외국인 만나면 잘해줘야지. 수정 삭제
일본 유부녀가 오면.. 그렇군요 10/11/07 [02:01]
따뜻하게 안아줘야겠습니다. 앞으로는. 수정 삭제
그 행방불명된 일본인 아줌마는 어떻게 교무 10/11/09 [22:25]
찾았나요? 아니 왜 행방불명이 수정 삭제
한류팬 아주머니... 걱정되네요 10/11/10 [04:56]
건강한 모습으로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셨으면 하네요...

우리나라가 그렇게 치한이 안되있는 나라가 아닌데.. 걱정되네요... 수정 삭제
행방불명되신 아줌마분.. 행방불명2 10/11/10 [10:15]
살해되신채로 발견되었다는글 봤습니다. 일본인으로 추정된다고 하더군요 수정 삭제
수필 쓰시는 분이 또 기사를 쓰셨네요.; 재밌는기사 10/11/10 [11:53]
수필이 더 재밌었지만....;;

기사로 본다면 상당히 흥미있는 기사 입니다.

마지막 붉은 장문 글씨가 알기 쉬워서 좋네요. 수정 삭제
일본에서 한국인 수백명이 알게모르게 매일 죽어가는데..... 10/11/11 [16:38]
일본인 한명 행방불명 된게 뭐 대수라고 전부 떠드는지 수정 삭제
실종된 아줌마 실종된 13/01/14 [16:39]
자살한거 아니었어? 살해됐다고? 강원도에 와서 자살한 걸로 아는데...차사고였나..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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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노 도모코(菅野朋子). 1963년 센다이 출생


주오대학(中央大学)을 졸업. 신문사 광고국, 주간지 기자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주로 일본의 주간지, 월간지에 한국관련기사를 쓰면서 논픽션분야에서 독자적인 취재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 J-POP세대가 본 일본'(단행본), '좋아하면 안되는 나라. 한국발! 일본를 향한 눈길'(단행본, 제목이 알기 어려우나, 한국사람이 본 일본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다 문예춘추 간행). 고스트 라이터로서는 '두손가락의 피아니스트'(신초사).


번역서로는 '히딩크 자서전 한국을 바꾼 남자'(문예춘추, 원서 『My Way/Guus Hiddink/조선일보사)、『나의 제자, 김정일에게 고한다』(신초사、원서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김현식지음/김영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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