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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채소 소믈리에, 얼마나 아세요?
일본 3만명 돌파, 우리 식탁의 안전과 농촌 발전을 위해!
 
안민정 기자
▲ 채소 소믈리에를 아시나요?    ©日本野菜ソムリエ協会
 
요즘 도쿄 롯폰기 등 고급 동네를 중심으로 채소 레스토랑 인기가 뜨겁다.

베지테리언을 위한 식당이냐고? no~ 레스토랑과 채소 생산자가 직접 연결되어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몸에 가장 섭취하기 쉬운 상태에서 제공하는 곳이 바로 유기농 채소 레스토랑이다.

광우병, 중국 농약 만두, 유통기한 위조문제까지...... 현대인을 위협하는 수많은 음식파동 후 일본에서는 건강한 식재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이 먹을 음식은 자신이 직접 키우겠다는 젊은 귀농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도시에서도 베란다를 이용해 토마토나 오이, 허브 종류를 키우는 주부들이 늘어났다.

▲ 자신이 먹을 채소는 직접 재배하는 사람들이 급증   ©日本野菜ソムリエ協会

이런 건강식 붐, 농업 붐과 더불어 유기농 채소 레스토랑 인기에도 불이 붙었다. 채소 레스토랑은 요리에 이용되는 모든 채소를 직접 계약한 농가를 통해 들여옴으로써 안전성, 안심감으로 일본인을 사로잡았다.

채소 레스토랑 중 도쿄 에비스, 신주쿠 등에 위치한 '농가의 부엌'은 한달전에 예약해야 하는 가게로 유명하고, 유기농채소 레스토랑 'hoku'는 신선한 채소와 프렌치, 이탈리안 요리법으로 인기. 롯폰기에는 점원 전원이 농촌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직접 채소를 제공하는 레스토랑도 등장했다.

이 밖에도 채소 레스토랑은 도쿄에만 수 십군데가 성행중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셰프 대부분이 채소 소믈리에 자격 소유자라는 것이다. 좋은 와인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직업이 와인 소믈리에라면, 과일, 채소에 대한 지식을 익히고, 신선한 맛과 즐거움을 이해, 전달할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를 채소 소믈리에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일본 채소 소믈리에 시작

채소 소믈리에의 역사는 2001년 일본 베지터블&후르츠 마이스터 협회가 발족하면서 시작되었다. 원래 무역일을 맡고 있던 후쿠이 에이지(현 채소 소믈리에협회 이사장) 씨는 인도네시아 유학 중 식품 안전에 대해서 생각하고, 일본 무역회사 최초로 오가닉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후쿠이 이사장은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 농촌을 지켜보며 "이 상태로라면 일본 땅에서 농업은 사라지고 만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2001년 10월 일본 베지터블&후르츠 마이스터 협회(현재 채소 소믈리에 협회로 변경)를 만들었다. 
 
채소 소믈리에의 구체적인 역할을 살펴보자면, 건강한 채소를 생산하는 농가와 유기농 채소 레스토랑을 연결하기도 하고, 건강식에 대한 칼럼이나 기사를 쓰면서 활동을 알리기도 한다. 가장 간단하게는 자신과 가족의 식습관을 바로잡고 영양가있는 과일, 채소 섭취가 가능하다.
 
이전까지 농촌 사람들은 좋은 채소를 만드는 법은 알아도 유통과정은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소비자는 채소가 어떤 과정을 통해 들어와 어떤 것이 좋은 채소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때문에 여러가지 불신과 불안이 생겼는데, 이 모든 과정을 파악하는 전문가가 바로 채소 소믈리에인 것이다.
 
2001년 10월, 채소 소믈리에 강의를 처음 시작했을 때 뜻에 동참하고 수강한 이들은 단 14명 뿐이었다. 그것이 5년만인 2006년 1만 2천명을 넘어섰고, 9년이 지난 2010년 3월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돈을 들여 선전이나 영업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입소문만으로 9년만에 3000배나 늘어난 것이다.

▲ 채소 소믈리에 수업풍경  ©日本野菜ソムリエ協会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채소 소믈리에가 되고 싶어하는 걸까.
 
협회에 따르면, 베지테리언이나 음식업 관련자가 아닌 평범한 30~40대 회사원 여성이 가장 많다고 한다. 수강생 30% 정도는  건강과 미용을 생각하는 젊은 직장여성, 14% 정도는 전업주부들로 자신과 가족의 식생활 개선을 위해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이들이 주로 취득하는 자격은 주니어 채소 소믈리에. 채소 소믈리에 과정의 가장 기본코스로 재배, 영양, 조리법까지 익히게 된다. 

일본 채소 소믈리에 교육과정
 
주니어 채소 소믈리에 강좌는 1회 2시간씩 전 7회 과정으로 과일채소 커뮤니케이션, 과일채소 입문(이론, 채소, 과일), 과일채소 사이언스, 과일채소 쿠킹, 베이커리 등의 과목을 배우고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수강료는 133,350엔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강좌이기에 열심히 공부하는 덕분인지 합격율은 무려 85%다.
 
중급이라고 할 수 있는 채소 소믈리에 강좌는 1회 2시간 씩 전 12회 과정으로 생산, 품목, 청과물과 건강, 역사와 시사, 마케팅,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배우고 필기시험, 구술시험, 면접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수강료는 155,400엔, 그러나 합격율은 20%로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중급 코스 합격을 하게 되면 주니어 채소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일, 과일 채소와 관련된 미디어 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능력을 펼칠 수 있다. 채소에 대한 단순 지식을 넘어, 채소를 어떻게 브랜드화하여 판매할 것인가까지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되므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싶은 젊은 농업인들에게도 인기다.
 
▲ 채소 소믈리에 수업풍경     ©日本野菜ソムリエ協会

최상급 코스는 시니어 채소 소믈리에로 일본 국내에도 56명 밖에 없다. 중급보다 훨씬 더 비즈니스적인 접근을 하는 시니어 코스는 1회 2시간 18회 강좌 수강 후 매회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수강 후에는 필기, 논문 시험과 면접, 기획서 프리젠테이션까지 통과해야한다.
 
시니어 자격을 취득한 채소 소믈리에는 대부분은 요리 연구가로 활약중이라고 한다. 채소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영양과 조화를 생각하는 요리를 창작하고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각종 과일, 채소 관련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사회를 보기도 한다.
 
일본 채소 소믈리에는 자격증 취득 후에도 수강생들이 똘똘 뭉쳐 건강한 과일, 채소와 관련된 각종 사업을 전개하기도 한다. 전국 42개 지역에 넓게 퍼져있는 수강생들은 지역별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방을 살리고 건강한 식생활을 알리는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며 일본 전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 채소 소믈리에가 인정한 채소 레스토랑    ©日本野菜ソムリエ協会

일본의 이런 뜨거운 열기를 타고 한국에서도 지난 12월부터 시범적으로 채소 소믈리에 강의가 시작되었다. 1기 시범 강의에는 29명이 참여했고, 정식 강의가 시작된 3월 2기 강의에는 32명, 5월의 3기 강의에는 40명이 참여하여 갈수록 수강생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일본과 한국에서 채소 소믈리에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전략부 마쓰모토 사토시 실장은 "일본과 한국은 과일, 채소가 풍부하고 일상에서 늘 가까이 즐겨먹는 나라다. 사계절이 뚜렷해 사계절마다 맛있고 영양있는 과일, 채소가 따로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건강, 장수, 미용은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최대관심사인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일본 채소 소믈리에 협회의 목표는 일본 전국 100만 명 채소 소믈리에를 육성하는 것. 개개인의 노력으로 사회를 바꾸는 것은 힘들지만 일만 명, 십만 명, 백만 명이 함께 움직이면 일본은 분명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 국가로 한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 우리 식탁의 안전을 위해!     ©日本野菜ソムリエ協会

우리 가정을 건강하게 만들고, 농촌을 살리며, 나아가 일본을 바꾸자는 멋진 계획. 채소 소믈리에들은 목표를 향해 이미 큰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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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0/19 [18:02]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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