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에서 도미노 현상처럼 일어나고 있는 '반체제 데모'가 북한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최근 이와 같은 질문을 가진 사람이 많은 듯하다. 21일 일본 도치기현에서 가진 강연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와 설명한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감스럽게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이유를 들자면 끝이 없지만, 주된 이유 몇 가지를 꼽아보겠다. 1. 북한은 단일 민족으로 분열 요인이 될만한 이민족이 존재하지 않는다. 2. 북한은 실질적으로 종교가 존재하지 않아 수니파와 시아파 등 종파 및 부족 대립도 없다. 3. 반체제 운동의 핵이 될만한 야당이나 재야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 중추가 강고하다. 4.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치안 기관에 의한 통제가 그물망처럼 촘촘하다. 5. '밀고 제도' 등 주민 사이에도 상호 감시 시스템이 확립돼 집단행동을 취할 수 없다. 6. 평소에도 데모를 계획하다가 잡히면 국가 반역죄로 즉시 처형되며, 가족들 역시 수용소로 보내는 등 '공포 정치'를 하고 있다. 7. 체제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북한 내부에서 일을 도모하기보다는 탈북해버린다. 8. 중동에서 민중 데모를 유발한 '휴대전화 소지자'가 특권층에 한정돼 있다. 9. 미디어는 철저히 통제되며,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다. 외부 정보도 완벽하게 차단되고 있다. 10.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보다 생활 수준이 낮은 북한 주민들은 '자유'보다 '식량'을 요구하고 있다. 11. 북한 정권이 한국과 미국 등과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을 이용, '경제가 어려운 것은 내부 사정이 아닌 외적의 압살 정책 때문'이라고 선전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주로 외부로 향해있다. 12. 세뇌 교육이 철저하다. 13. 북한 정권은 과거 루마니아 체우시스크 정권 붕괴, 동독과 소련의 붕괴, 중국의 천안문 사건을 접하며 유사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결국, 북한에게 있어 멀리 떨어진 중동의 지각변동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다. 만일 동맹국인 중국의 공산당 체제가 붕괴한다면 그때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중동의 우호국이었던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과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민중 봉기에 의해 쓰러져가는 상황은 북한 내부에서 어떻게 설명되고 있을까? 정보통에 의하면, 북한은 무바라크 정권 붕괴에 대해 "아랍의 대의를 거스르고, 미국의 술책에 넘어갔으며, 이스라엘과 결탁한 것으로 민중의 지지를 잃었다"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카다피 정권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이 돌고 있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밀월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 북한과 리비아는 현재 소원한 관계에 있다. 그 이유는, 북한이 1994년 클린턴 정권과 제네바 합의(핵 폐기 합의)를 맺은 것으로, 당시 카다피 대령이 "어제까지 반미 국가였던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죽자마자 반제국주의 노선에서 이탈해 미제의 침략을 허락했다. 북한의 반제국주의 노선은 사기였다"라고 북한을 맹렬하게 비판한 사실에 근거한다. 그런 리비아가 2003년 핵개발 전면파기를 표명했을 때 이번에는 북한이 "미국 제국주의의 위협과 협박에 넘어가, 싸우기도 전에 자신들이 쌓아올려 온 국방력을 파괴하는 나라가 있다. 그걸로 부족해 다른 나라에도 자신들을 본받으라고 철면피처럼 말한다"며 카다피 대령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2008년 9월 1일, 김영남 최고상임위원장이 카다피 대령에게 리비아 혁명 39주년을 축하하는 연대축전을 보내며 둘의 다툼은 수습됐지만, 예전처럼 '반미 형제국'다운 모습은 없다. 만약 카다피 정권이 반체제데모에 굴복해 물러난다면, 북한은 "리비아의 변절이 붕괴로 연결됐다"며 비판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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