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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B48의 인기, 상술 뿐만은 아니다
[김상하의 일본엿보기] 거품이라고? 총선거로 100만장 팔린 건 아니다
 
김상하(프리라이터)
6월9일 실시한 아이돌 그룹 akb48의 ‘akb48 22번째 싱글 선발 총선거’는 엄청난 열기와 함께 장대한 막을 내렸다. 이 총선거에 대한 열기는 대단했는데, akb48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조차도 1위에서 3위까지의 순위는 다들 알고 있을 정도다. tv에서도 연일 방송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필자를 무엇보다 놀라게 했던 것은 1위가 발표된 직후에 일본의 스포츠 신문인 닛칸스포츠(日刊スポーツ)에서 호외를 뿌렸다는 것이다. 수상 선거가 끝나도 안 뿌리는 호외를 akb48의 선거 결과가 나온 것 때문에 뿌릴 정도로 국민적 관심도는 높았다는 이야기다.

이번 총선거는 5월 25일에 발매된 싱글 ‘everyday, 카츄사’를 구매하면 1장 들어 있는 투표권을 이용해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에게 투표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한 사람이 중복 투표를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를 상위권에 올리기 위한 cd 사재기가 매우 심했다. 한 사람이 수천 장의 cd를 사는 경우도 있었고, 몇 십 장은 기본으로 여겨졌다. 그렇게 해서 첫 날에 94만2,475장, 첫 주에 약 130만장을 판매했다. 이것은 첫 날 판매량으로도 첫 주 초동 판매량으로도 일본 오리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everyday, 카츄사’는 6월 9일까지 145만3,123장을 판매했다.

<nikkansports> 닛칸스포츠의 akb48 총선거 결과를 알리는 호외
▲ <akb48투표어플.png> 사실은 cd를 사지 않아도 350엔에 이 앱을 구매하면 선거가 가능했다. 그리고 어플을 지운 뒤에 다시 구매하면 몇 백 번, 몇 천 번이고 투표가 가능했다. 물론 막대한 거금이 필요하지만, 1,200엔에 cd를 사는 것보다는 저렴해서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의 총 투표수는 116만6,145표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 모바일 투표와 아이폰용 앱을 이용한 투표 등을 합친 것이 38만7,055표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cd에 들어 있는 투표권을 이용해 실제로 투표를 한 것은 77만9,090표밖에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을 그대로 계산해보면 ‘1,453,123 - 779,090 = 674033’, 즉 67만4,033장은 투표가 되지 않은 cd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everyday, 카츄사’의 cd 중에는 처음부터 투표권이 들어 있지 않은 cd가 존재한다. 바로 통판 사이트인 ‘캐러애니’에서 예약 주문해서 살 수 있는 ‘극장판 cd’가 그것이다. 이 극장판 cd는 투표권은 들어 있지 않고, 그 대신 총선거 대상인 150명 중 1명의 사진과 악수회 참가권이 동봉되어 있다. 

그러면 이 극장판 cd가 67만장이나 팔린 것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악수회는 결국은 악수회를 실제로 실시해야만 하기 때문에 멤버들의 체력적 문제, 악수회를 운영하는 비용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서 그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103만장 정도가 판매되었던 beginner의 경우 약 20만장 정도가 극장판 cd 판매량이었다. 이번 ‘everyday, 카츄사’에 이 비율을 그대로 대입해보면 약 30만장 정도가 극장판 cd라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번 cd의 경우는 총선거 투표권을 위한 팬들의 대량 구매가 이루어진 cd이기 때문에 실제 극장판 cd의 판매 비율은 beginner 때보다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악수회 예약 사이트에서 cd 발매 후 며칠 동안이나 악수회 참가 시간 신청 표에 남는 시간대가 많이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설령 30만장이 악수회를 위해 대량 구매된 cd라고 하더라도 이번 akb48의 싱글 cd는 투표와는 관계 없이 판매된 cd가 적어도 37만장은 된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서 총선거와 악수회 등을 끼어 넣어서 투표용지를 사면 cd를 부록으로 주는 악랄한 akb 상술을 쓴다며 온갖 비난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akb48의 cd를 특전과 관계 없이 그냥 음악을 들으려고 사는 사람이 단순히 37만 명 이상 존재한다는 의미다. 

물론, 총선거에 투표를 한 사람 중에는 대량 구매를 한 광적인 팬 이외에도 1장만 산 일반인의 투표도 상당수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노래를 듣기 위해 산 사람이 50만 명은 될 것 같다. 이것을 보다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바로 6월 8일에 발매된 akb48의 첫 오리지널 앨범의 판매량이다.

akb48은 지금까지 싱글 콜렉션은 2번, 특별판 앨범 1번 등 3번이나 앨범을 낸 적은 있지만 오리지널 앨범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8일 발매된 앨범 ‘여기에 있던 것(ここにいたこと)’는 특전이라고는 초회 한정판을 살 경우 pv들이 수록된 dvd와 멤버 1명의 사진을 주는 것이 전부다. 
 
악수회권 등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여러 장을 사도 아무 이득이 없는 그런 cd이다. 게다가 앨범이기 때문에 가격도 3500엔이나 한다. 그럼에도 이 앨범은 발매 첫날인 6월 8일 하루에만 32만1,108장을 팔았다. 판매량은 이틀째가 9만8,935장, 3일째가 4만5,868장, 4일째가 3만6,980장으로 발매 4일만에 50만장을 넘게 판매되었다. 

이 페이스대로면 80만장 정도는 쉽게 팔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소녀시대의 일본 첫 오리지널 앨범이 첫 주에 23만1,553장을 팔며 ‘일본 오리콘 역사상 해외 아티스트의 데뷔 앨범 초동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국내 언론들이 떠들어 대는 것이 좀 초라해 보일 정도의 파워다.

얼굴이 못 생겼네, 노래를 못 하네, 춤이 형편 없네… 그렇게 비난을 하고, 실제 인기는 없는데 악수회나 총선 등으로 한 사람이 수십 장씩 사게 해서 판매량이 속된 말로 “뻥튀기 되어서” 많이 팔리는 것 뿐이라는 비판은 akb48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싱글 cd 판매 데이터와 앨범 판매량을 보면, 그런 akb 상술에 의해서 오히려 너무 평가절하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작년 가위바위보 대회에서 이긴 멤버들로 구성된 곡이었던 ‘찬스의 순서’의 68만장이 akb48이 뻥튀기 없이 순수하게 팔 수 있는 수량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곡은 인기 멤버 대부분이 빠진 상태에서 나온 cd었기 때문에 한 사람이 수십 장씩 사지는 않았으니까.

물론 골든 타임의 레귤러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6%밖에 안 나오는 현실이나 중심 멤버가 출연한 드라마의 시청률이 2%밖에 안 나오는 현실 등은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 일본에서 akb48의 인기는 극소수의 팬들의 광적인 행동으로 만들어진 거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분명히 일반인들에게도 평범하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것을 의외의 장소에서 체감할 때가 많은데, 필자 주변의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해서 자녀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학예회에서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것이 akb48의 히트곡인 ‘헤비 로테이션’의 무대 퍼포먼스를 똑같이 따라서 공연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때문인지 발매된 지 1년 된 cd가 지금도 일주일에 1천 장씩 팔리고 있다.

이번 총선거는 판매량 이외에도 총선거의 결과만으로도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akb48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독자들은 선거 결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이번 총선거에서는 2010년에 4위였던 ‘이타노 토모미’가 8위로 추락하고, 2010년 8위였던 ‘카시와기 유키’가 3위로 급상승했다. 

이타노 토모미는 2010년 akb48 안에서 가장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멤버 중 한 명이었고, 카시와기 유키는 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았지만 akb48 안에서는 그렇게까지 강하게 푸시 해주지는 않는 멤버였다.

이타노의 경우 작년에 akb48 멤버 중에서는 최초로 솔로 데뷔를 했고, 그 cd가 2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그런데 이타노는 지난 1년 동안 각종 악수회에서 보여주던 불성실한 태도가 팬들 사이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고, 각종 이벤트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에 비해서 작년에 8위였던 카시와기 유키는 이벤트나 악수회 등에서 보여준 팬 대응이 굉장히 성실한 것으로 평판이 자자해 조금씩 팬이 늘어난 케이스다. 결과적으로는 팬에 대해 얼마나 성실하게 했는가가 선거의 결과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itanotomomi.jpg><kashiwagiyuki.jpg> 작년 4위에서 8위로 추락한 이타노 토모미(왼쪽)와 작년 8위에서 올해 3위로 도약한 카시와기 유키(오른쪽) 
 

일본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총선거와 첫 오리지널 앨범 발매가 akb48에게 있어서는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은 없고, 그저 내려오는 것밖에 없다. 그 하강이 완만한 연착륙이 될 것인지, 급강하 후의 추락사가 될 것인지는 앞으로의 akb48 스스로의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한참 붐을 형성하려고 하는 k-pop 걸 그룹들도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많이 팔리고 있는가를 연구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 것 같은 팬 미팅과 악수회 등이 아이돌 그룹의 미래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말이다.

 
글 | 김상하(프리 라이터)

 (김상하 씨는 현재 일본 도쿄에 거주중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일본서브컬쳐 정보를 발신하는 파워블로거입니다)
김상하 씨 블로그: http://blog.daum.net/kori2sal/623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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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6/12 [11:21]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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