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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반대말은 ‘곱빼기?’
장애를 바라보는 마음의 장벽. 장애는 '틀림' 아닌 '다름'이다
 
신경호 (동화작가)
우스갯소리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초등학교 국어 문제에 ‘보통’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가 나왔다. 대다수의 아이가 ‘특별’이라고 답을 적었는데, 어느 아이가 기가 막힌 답을 적어 선생님을 기절초풍하게 했다. 중국집 아들인 그 아이가 적은 답은 ‘곱빼기’였다. 선생님은 그 답에 힘차게 동그라미를 쳤다.
 
그렇다. 보통의 반대말은 특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곱빼기도 될 수 있고 쾌속(내가 타고 다니는 전차인 츠쿠바익스프레스선에선 보통열차와 쾌속열차로 나뉜다)도 될 수 있다. 언어의 사회성이란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용하는 장소와 속한 사회집단별로 말이나 용어가 달리 사용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 보통의 반대말은 곱빼기?    

 
시각장애인들은 눈이 좋은 사람들을 ‘정안인’이라고 부른다. 또 장애인과 크게 나뉘는 말로 ‘비장애인’이란 말도 사용된다. 이것은 ‘보통’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일반’이나 ‘정상’이란 말이 장애를 차별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일 것이다.
 
장애가 없는 사람이 ‘일반인’이 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은 일반적이지 않은 아니 일반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고, 같은 의미로 장애가 없는 사람이 정상인이 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정상적인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애가 없는 사람에 대한 용어도 매우 조심스럽게 그러나 장애인과 분리되거나 차별되지 않도록 변해왔다.
 
내 개인적 견해로는 ‘예비장애인’이란 말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잠재적 장애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으로 인한 장애도 있을 수 있고 가수 강원래 씨처럼 사고로 인한 장애도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성인병이라고 불리는 고혈압, 당뇨병 등은 많은 사람을 장애인으로 만들 수 있다.
 
성인병 뿐만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늙게 되고 늙으면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애를 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예비장애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에 대한 용어는 어떤가? 잘 알겠지만 옛날에는 병신, 불구 등의 용어가 장애를 총칭했다. 또 유형별 장애도 장님, 소경, 귀머거리, 곰배팔이, 앉은뱅이 등이 사용되었으나 1981년 장애인의 복지를 다루는 '장애자복지법'이 생기면서 장애자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장애자의 ‘자’자가 놈자라는 이유로 한 장애인이 이의를 제기했고 그래서 ‘장애자’에서 ‘장애인’이 되었다고 한다. 조선일보가 MB정권이 들어서는 초창기에 이명박씨를 당선인으로 부를 것인지 당선자로 부를것인지를 고민한것보다 훨씬 이전에 장애인계에서는 이 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장애인이던 장애자던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놈 자이건 사람 인이건 그것이 무엇이 중요하랴? 놈자가 안된다면 학자는 학인으로 기자는 기인으로 불러야 할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라는 시민단체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친구라는 의미를 가진 ‘장애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많은 의식(?)있는 사람들이 이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장애에 대한 의식있는 시민단체가 만든 용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인 듯하지만 솔직히 많은 장애인들이 이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장애를 함께 가는 친구로 인식하자는 어찌 보면 매우 좋은 의미 같지만, 영어의 ‘friend’와는 달리 한국에서 ‘친구’라고 하면 또래 집단에서의 사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학생이 할아버지 장애인더러 친구 먹자고 하면 기분 좋은 장애인이 있을까? 그것보다도 장애인을 바라보는 의미에서 친구는 결코 동일하지 않은 거리감이나 우월감이 내재되어 있다. ‘뽀뽀뽀에서 뽀미 언니가 유치원 아이들에게 하는말 “뽀뽀뽀 친구들 안녕” 할때의 친구 말이다.
 
그러나 '장애인'이나 ‘장애자’ 또는 ‘장애우’라는 말에서 내 귀에 거슬리는 것은 ‘장애’라는 용어다. 그 말이 인생에 장애가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이 사회에서 장애가 되는 인간을 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사회 개념에서는 모르겠지만 현재 정권에서는 후자로 인식하는 것이 분명한 듯하다. 그러니 그 장애가 되는 인간들에게 지급되는 쥐꼬리만 한 복지예산도 매일 뺏어가려고 난리니 말이다.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장애를 부르는 용어가 다르다고 뭐가 바뀔 것인가?하고 말이다. 사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부르는 말에 따라서 그 대상의 인식이 바뀔 수 있는 문제여서 매우 중요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비로소 꽃이 되었다”라고..
 
장애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장애가 기본적으로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환경적 문제라고 하는 면에서 장애를 다루는 분야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날개가 달린 하늘나라를 생각해 보자. 그런 사회에선 위층으로 오르기 위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가 필요 없을 것이다. 가벼운 날갯짓만으로 사뿐히 날아 오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사회에 만약 당신이 초대를 받아서 갔다면? 위층, 아래층을 오갈 때마다 날개달린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장애는 인간 기능의 불편 여부가 아니고 사회적 기능의 불편을 의미한다. 우리말에도 이런 말이 있다. ‘애꾸눈 마을에선 두 눈 달린 사람이 병신이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선 신체기능의 제약은 별로 없다. 오히려 눈이 하나인 사람보다 두눈 가진 사람이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기능적장애는 없음에도 장애인 취급을 받는다. 바로 사회인식 때문이다.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보통이 되는 사회는 없을까?
 
그런 사회는 결코 없다. 하지만, 그런 사회를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서로간의 차이를 틀림이 아니고 다름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예쁜 여자, 가슴 큰 여자, 잘 생긴 남자, 몸 좋은 남자, 그리고 노래 잘하는 사람, 노래 못하는 사람,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못생긴 사람 등 사회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있듯이, 장애가 있는 사람도 그 다양한 부류의 사람 중 하나라고 말이다. 노래를 못해도 이 사회에서 그를 장애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조금 불편한 사람에게도 그냥 모두 같이 보통이 되면 정상인도 비장애인도 모두 없어질 텐데 말이다.
 
그러면 노래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기고 게다가 눈까지 안보이는 나 같은 사람도 조금 어깨 펴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보통이란 말이 없어지면 곱빼기도 없어질까?

 
 
▲ 아시아청소년장애인게임     ©이승열/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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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7/25 [12:52]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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