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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꿈꾸는 리츠메이칸 APU 대학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 대학 - 대학의 위기와 세계화
 
최경국(명지대교수)

일본 문부과학성의 ‘대학 기본조사’에 따르면, 18세 인구는 전후 ‘베이비 붐 세대’가 18세를 맞이한 1966년에 249만명을 피크로 점점 줄어들어, 1992년의 205만명에서 2014년에는 118만 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실은 대학정원 미달 사태를 초래하며, 2014년도 4년제 사립대학의 입학정원 미달이 무려 46%에 이르렀다. 일본 사립학교 진흥·공제 사업단의 조사에 의하면, 사립대학의 40%가 2008년도 결산에서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일본 학생 지원기구는 2014년도 외국인 유학생 수가 184,155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94,399명(51.3%)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이어서 베트남 26,439명(14.4%), 한국 15,777명(8.6%), 네팔 10,448명(5.7%), 대만 6,231명(3.4%)이 상위 5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미얀마, 몽골, 스리랑카, 프랑스의 순이었다.

 

유학생 수용수를 대학별로 보면 와세다대학이 가장 많은 4,306명, 일본경제대학 3,035명, 도쿄대학 2,798명,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 2,379명, 오사카대학 2,012명이다. 2014년의 대학 진학률이 53.9%인 것을 보면 유학생이 대학 정원의 많은 부분을 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일본인들도 잘 알지 못하는 대학인 일본경제대학이 2위가 되어있는데, 이 학교에 대해서 잠깐 소개하기로 하자.

 

일본경제대학은 후쿠오카시에 본사를 둔 츠즈키학원그룹의 제일경제대학에서 출발하였다. 일본경제대학 시부야 캠퍼스는 940명의 신입생 중 약 90%가 중국 유학생들이다. 그 밖에도 베트남, 네팔, 방글라데시 등 17 개국에서 유학생을 받아들여 유학생 비율이 99%이다. 일본인은 겨우 12명에 불과하다고 한다(2010년).

 

이같은 저변에는 기존에 여러 전문학교를 운영하던 츠즈키학원그룹이, 2009년부터 경영이 어려워진 전문학교를 정리,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휴 교사의 활용책으로써 일본경제대학의 시부야캠퍼스를 개교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학생유치. 비명문 대학으로 일본국내 학생들의 응시율이 현저하게 낮자 유학생 유치로 이를 극복한 것이다.

 

일본경제대학은 편법을 사용하여 대학을 유지시키는 매우 특수한 케이스이다. 이와는 달리 일본 문부과학성에서는 세계화를 기치로 하는 대학에 대해 2014년 슈퍼글로벌대학(SGU) 37대학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등 대학의 세계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세계 대학랭킹 100위 이내를 목표로 하는 대학을 타입A로 구분, 국립대학 11개교, 사립대학 2개교를 선정했다. 또한 지금까지 일본사회의 글로벌화를 견인하는 글로벌 실적이 있는 대학 중에 국공립대학 12개교, 사립대학 12개교 등 타입B를 선정해 발표하였다. 지원액은 타입A 4억2천만엔(약 39억원), 타입B 1억7천만엔(약 16억원)을 10년 동안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타입A에는 도쿄대학, 교토대학, 홋카이도대학 등 유명 국립대학과 게이오대학, 와세다대학 같은 사립명문대학이 들어가 있고, 타입B에는 세계화에 적극적인 글로벌5대학 등이 들어있다. 글로벌5대학은 국제교양대학, 국제기독교대학, 조치대학,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 와세다대학이다.

 

이 효과에 대해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성 장관은 "37개 대학을 합치면 학생은 55만명, 교직원은 8만명에 이른다. 이 큰 규모로 철저한 국제화가 진행되면 큰 임팩트를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이 얼마나 국제화에 주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세계와 경쟁하며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대학

 

그 중 이번에 벳부시에 있는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이하 APU로 약칭)에 다녀왔다. 벳부역 앞에 숙소를 잡고 APU행 버스를 타니, 시내에서 얼마 안 가 바로 산길로 접어들어 구불구불한 길을 돌고 돌아 약 35분 동안 산 속을 달린다.

 

▲ APU의 중심, 분수대     ©JPNews

가는 도중, 벳부에서 유명한 지옥온천들이 하나 하나 보인다. 이곳은 9개의 지옥온천이 모여있는 벳부 ‘지옥지대’이기도 하다. 인가와 동떨어진 산길을 한참 달리다 보니 APU에 도착하였다. 산 속에 어떻게 이처럼 넓은 평지가 있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넓은 캠퍼스가 펼쳐져 있고, 지은 지 1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새로 지은 듯이 깨끗한 건물들이 10여동 들어서 있다. 교문을 들어가서 산 밑을 바라보면 산 아래에는 벳부온천, 그 너머로는 벳부만이 보이고 그 너머에는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다가 아스라히 펼쳐진다.


한국에는 대학을 가기 위한 예비교로 기숙형 학원이 있는데, 이곳은 마음만 먹으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기숙형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벤치에 앉아 쉬고 있자니 여러 유색 인종의 학생들이 영어, 일본어 등으로 말하며 눈앞을 지나쳐 간다.

 

나는 이곳에서 오랜 지인인 힉스 교수님을 만나고 또 학생들을 소개받아 인터뷰하였다. 우선 학장실에서 받은 자료로 APU에 대해 정리해 보겠다.

 

▲ 사진 아래 넓게 펼쳐지는 APU 대학 전경    


APU는 '자유, 평화, 휴머니즘'을 기본 이념으로 학생 반수를 세계에서 모집하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지극히 드믄 콘셉트로 만들어진 대학이다. 2000년에 개교하여 15년이 된 지금 약 5,800명의 학생 중에 80여개국에서 2,785명(2015년 5월 1일자)의 유학생이 캠퍼스를 누비고 다닌다. 설립 목적 자체가 세계화이다.


문부과학성 슈퍼글로벌대학에 선정된 APU의 장래목표는 ‘4가지 100’이다. 첫 번째 100은, 신입생 교육기숙사 100%이다. 다문화·이문화 체험 등 교육효과가 높은 국제 교육기숙사 AP 하우스를 유학생뿐만 아니라 일본인 학생을 포함한 전 신입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교육기숙사로 활용한다. 또한 AP 하우스 내에서 학생끼리 서로 배우는 구조를 만들어 간다.


두 번째 100은, 다문화 환경을 활용한 수업에서의 협동학습 실천 100%이다. APU의 다문화교육환경을 활용하여 학생 참가형으로 유학생과 일본인 학생이 서로 배우고 협동학습을 하는 과목을 100%까지 확대한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세계에서 활약하는 졸업생의 전문분야, 경험, 네트워크등을 활용한다.


세 번째 100은, 일본인 학생의 다양한 해외경험 100%이다. 재학기간중에 일본인 학생은 한번은 해외경험을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간다. 전략적 연계를 진행하는 전략적 거점을 10개대학으로 확대하면서 유학생과 일본인 학생이 혼재하는 그룹에서 복수의 나라, 지역 조사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토플 500~550점대의 중간층을 대상으로 한 유학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네 번째 100은, 100개국에서의 유학생 초치이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중심으로 쌓아올린 우수 고등학교와의 직접 진학 루트를 아프리카,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넓혀 가고 있다. 동시에 고등학교 1, 2학년 단계부터 다문화 교육환경에서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APU와 적성이 맞는 지원자를 찾아 어프로치한다.

 

APU가 내걸고 있는 인재상을 육성하기위한 교육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이루어져 있다.

 

① 압도적인 다국적·다문화 환경을 지니고 있다(학생 수용 상시 세계 100 개국). ② 모든 학생 생활 과정에 수많은 성장기회가 있다(수업, 학생 자율활동, 기숙사 등). ③ 세계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교육에 참여한다(전 세계의 졸업생, 기업, 단체).

 

이와 같은 교육의 장(커뮤니티)을 ‘학생들이 서로 배우는 협동학습’을 중심으로 전개하여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극대화한다. 교원은 상호 학습을 촉진시키고 동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APU를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일본경제신문 3월2일자, APU의 고레나가 슌 학장(한국의 총장에 해당)의 인터뷰 기사를 정리해 보겠다.


"APU는 미국, 유럽의 대학들과 거의 같은 프로세스로 유학생 입학선발을 하기 때문에 APU의 합격자는 미국, 유럽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는 일이 많다. 유학생들은 모국과 세계에 공헌하고자 하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그 대학 교육의 질이나 졸업 후 커리어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다른 대학과 경쟁하여 우수한 학생들을 입학하게 하기 위해서는 항상 세계적인 평가를 시야에 두고 교육의 고품질화를 힘쓰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제경쟁력의 강화이다. 그러기 위해서 비즈니스 스쿨의 국제인증을 취득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각 분야마다 국제인증을 받아 세계 대학 랭킹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학생모집뿐 아니라 세계에서 우수한 교원을 채용하기 위해서 국제표준의 질을 보증하는 일은 불가결하다.

 

지금까지 APU를 거쳐간 134개국에서 1만2천명을 넘는 졸업생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최전선, 국제기관, 각국 정부, 교육기관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과 APU, 벳부 지역과의 향토애를 기른다.


그리고 학생들을 ‘세계시민’으로 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다. 단순히 여러 외국어를 구사하고 국제적인 경쟁에서 이기는 인재만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다. 다문화 공생사회에서는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고 어쩔 수 없이 대립이나 마찰이 생겨난다. 세계를 축소해 놓은 APU 캠퍼스에서는 매일 이문화의 접촉, 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타자를 존중하며 협조, 대화로 극복하고 지역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인재를 ‘세계시민’이라고 부른다면 그런 인재를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 학생은 번호가 아니다

 

이번에 오랜 지인인 힉스 교수의 <신입생워크샵Ⅰ> 과목을 청강하였다. 신입생워크샵Ⅰ은 대학에서의 학습의욕 형성 및 문제의식 형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지식의 획득·경험·정보발신을 축으로 정책 중심·과제 해결형 학습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학습 기술 획득을 목표로 한 과목이다. 대학에서의 학습에 필수인 문헌 조사 방법 및 보고서 작성, 인용 방법 등의 지식을 1학년 중에 충실히 하여 앞으로 대학 교육을 받는 학습의 기초 과목이다.

 

▲ 힉스 교수의 수업     ©JPNews

이날 수업에 들어온 학생은 신입생 44명과 티칭어시스턴트(TA) 7명 도합 51명이었다. 이 수업은 아침 8시50분부터 10시20분까지 90분 수업이다. 이중 반은 교수에 의한 강의이고 나머지 반은 7명의 TA가 리드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이 자리에 앉자 TA들이 가서 리포트를 받았다. 이날은 자신이 맡은 주제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하는 날이다. 예를 들면 “세계화와 문화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세계화를 찬성, 반대하는 두 편으로 나누어서 각각의 주장을 영문 1,000단어로 작성하는 것이다. 1,000단어는 1,000자와 달라서 리포트들이 아주 볼륨이 있었다.

 

▲ TA에 의한 개별수업     ©JPNews

TA의 말에 의하면 이 리포트를 제출하기 위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제 밤을 새웠을 것이라고 한다. 그냥 자기주장뿐만 아니라 문헌적 뒷받침을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리포트 구성에 대해 TA에게 배우고, 또 대학 내에 영문 글쓰기를 지도해 주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리포트는 나중에 또 두툼한 책으로 만들어진다.

 

힉스 교수가 강단에서 글쓰기에 대한 열띤 강의를 마치자, 학생들은 TA의 인솔에 따라 각각 작은 강의실로 들어갔다. 대부분은 둥글게 앉아있고 TA가 서서 움직여가며 학생들이 영어로 발표할 수 있도록 리드해 나갔다.

 

TA들은 대개 학부 3학년생이라고 한다. 4학년은 취업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TA에 별로 없지만 이미 취업이 내정된 학생이 TA를 하는 경우도 있다. APU에서 공부한 우수한 학생은 바로 자신의 실력을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다. 또 학생들도 교수님 앞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보다 2년 선배 앞이다보니 자기 의견을 거리낌 없이 발표할 수 있는 환경도 되는 것이다.

 

수업 참관을 마치고 힉스 교수와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맨 먼저 “학생은 번호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였다. 대학에 들어와서 대형 강의실에서 그저 번호로서 출석만 하면 된다고 느끼게 되면 자기는 ‘익명’이 되어버린다.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하여 갑자기 찾아온 자유에 빠져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1학년 때 교수와 학생의 관계는 ‘실명’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강의를 하는 교수님이 나를 안다. 내가 고개를 숙이고 졸거나 낙서를 하거나 멍하게 앉아 있다는 것을 알고, 항상 나를 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을 하게 하는 교수가 바로 힉스 교수였다.

 

힉스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내가 근무하는 명지대학교와 일본 오비린대학이 1999년 자매대학이 되면서부터다. 당시 힉스 교수는 오비린대학 부학장이면서 오비린 중, 고등학교의 교장을 겸하고 있었다. 당시 힉스 교수와 오비린 중, 고등학교를 견학하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학생들이 교장선생님을 보면 “힉스 센세”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모여들곤 하였다.

 

그리고 힉스 교수는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아무 때나 수업중인 교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 촬영을 하였다. 항상 격의 없이 학생들과 호흡하는 교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15년이 지나고 대학도 바뀌었지만 힉스 교수는 이곳에서도 지나쳐가는 학생들과 그냥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꼭 근황을 묻고 지나친다.


 <신입생워크샵Ⅰ>은 아침 일찍부터 수업을 하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안 되는 신입생은 빠지기 쉽다. 그런데 이 수업에서 4번 빠지면 가차 없이 F학점이다. 하지만 힉스 교수는 F를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징조를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두 번 빠지기 시작하는 신입생은 TA가 불러서 상담을 하고, 그래도 또 빠질 경우에 힉스 교수가 불러서 혼을 내면 대개의 경우는 정신을 차린다고 한다. 그냥 방치하는 것은 문제이다. 잘못되는 학생을 구해내려고 누군가는 노력해야하고 <신입생워크샵Ⅰ>은 그 때문에 만들어진 과목이라는 설명이다.

 

◆ 훌륭한 학생이 APU를 유지시키는 힘

 

힉스 교수에게 7명의 TA중에서 한 명 인터뷰하고 싶다고 하자 서슴지 않고 방글라데시에서 유학 온 타미둘 이슬람(Tahmidul Islam)을 소개해 주었다. 타미둘은 현재 4학년이지만 취업이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에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 GBCC의 사회를 보는 타미둘     ©JPNews

그는 TA뿐만 아니라 기숙사에서 레지던트 어시스턴트(Resident Assistants. RA)를 1학년 2학기 때부터 시작하여 현재 RA의 리더를 2년 연속 맡고 있다. APU에서 한 학생이 2년 연속 리더를 맡는 일은 처음이라고 한다.

 

RA는 기숙사인 AP 하우스에서 학생이 APU나 벳부에서 생활하기 시작할 때 필요한 지원을 하는 학생을 말한다. 각 층에 2명씩 배치되어 있고 신입생이 AP 하우스에 도착하면 시설이나 기숙사의 이용방법을 설명해 준다. 또 RA가 중심이 되어 그 층의 교류 이벤트를 기획하고 학생이 AP 하우스에서 인간관계를 확립하기 위한 지원을 한다. 학생은 기숙사에서 곤란한 일이 있었거나 대학생활, 일본에서의 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RA에게 질문할 수가 있다. 학생이 병에 걸려 병원에 갈 필요가 있는 경우는 RA가 함께 가서 통역을 돕는다.

 

타미둘에게 APU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약에 대해 물었다. 타미둘은 올해 APU에서 개최된 글로벌 비즈니스 케이스 콘페티션(Global Business Case Competition. GBCC) APU의 운영진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GBCC는 비즈니스를 책에서만 배우는 학생들의 한계를 깨기 위해 실제 케이스가 주어지고, 24시간 이내에 해결책을 찾아 프레젠테이션하는 방식이다. 원래 북미에서 1999년에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영어권에서 널리 퍼져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번 GBCC APU 2015는 일본에서 처음 열린 GBCC 대회이다. 그런데 기획하고 개최하는 것은 APU의 재학생들이 모인 학생실행위원회이다.

그때 그의 역할은 스폰서를 찾는 일이었다. 일단 학교로부터 졸업생 명부를 받아 하나하나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폰서를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끈기있게 전화를 걸다보니 자동차회사 아우디의 선배가 호의적으로 받아주어 담당자를 소개해 주었고, 담당자에게 기안을 가지고 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고 한다.

 

결국 아우디에서 기안이 통과하여 아우디 차이나와 아우디 재팬이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어, 2015년 6월 대회 1회를 시작으로 계속 후원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로버트 월터즈라고 하는 세계적인 인재파견회사가 후원을 하여 <아우디 로버트 월터즈 글로벌 비즈니스 케이스 콘페티션 2015>라는 명칭으로 6월9일부터 14일까지 APU에서 거행되었다.

 

▲ 인터뷰중인 타미둘     ©JPNews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뉴질랜드, 싱가폴, 태국, 미국의 9개국에서 15개팀이 참석, 주어진 비즈니스 케이스에 대하여 일정 제한시간 내에 해결방법을 고안해 그 내용을 겨루었다. 우승은 싱가폴 Management University, 2위는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 Berkeley, 3위는 중국 Shantou University 그리고 4위가 APU였다. 상금은 람보르기니에서 제공하였다. 타미둘은 이런 큰 일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아우디 차이나와 아우디 재팬, 그리고  로버트 월터즈에서 러브콜이 와 있고 앞으로 고르는 일만 남아있다.

 

한국은 왜 참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영어로 대회를 여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하였다. 타미둘은 서울대학교에도 타진해 보았다고 한다. 올해 12월에 다시 2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힉스 교수는 “이런 훌륭한 학생이 APU를 유지시키는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학생들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 국제교류 주간


 저녁에는 힉스 교수와 함께 베트남 위크의 공연을 관람하였다. APU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다국적 학생들이 모이는 다문화환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벤트로 <봄의 멀티컬처럴 위크(Multicultural Week)>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제5탄은 <베트남 위크>로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열렸다. 베트남 국내의 다양한 문화의 융합성을 전통공예, 의상, 요리, 연극 등을 통해서 표현하는 1주일이다.

 

▲ 'The Boy'의 한 장면     ©JPNews

마침 내가 방문한 날이 7월 3일로 「The Boy」라고 하는 공연이 열리는 날이었다. 공연이 열리기 전 학생들은 APU 밀레니엄홀(730석) 건물 앞에서 길게 장사진을 펼치며 줄을 서 있었다.


공연 내용은 아직도 아시아 각국에 남아있는 남아선호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딸들만 태어난 집에 또 딸이 태어나자 시어머니에게 아들이라고 속이고 아들로서 키운다. 그러나 남자로 살아온 앤(19세)이 빈민가에 활력을 주기위해 찾아온 사회운동가 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이다.


이 공연도 학생들의 힘으로 이루어지지만 학예회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준비 기간 8개월, 기획팀, 연극팀, 그랜드쇼팀, 미디어팀, 아트팀, 사운드 앤드 라이팅팀, 스폰서팀으로 나누어 2시간에 이르는 공연을 준비한다. 연극팀은 말 그대로 배우가 무대에 출연하여 극의 흐름을 리드하고, 그랜드쇼팀은 연극 중간중간 패션쇼, 댄스, 액션, 보디빌딩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 아오자이 패션쇼     ©JPNews

패션쇼는 현직 베트남 디자이너 후인 하이 롱(Huynh Hai Long)이 참가하여 <예술의 꽃>, <황족> 두 아오자이 작품쇼를 보여준다. 댄스는 집이 불이 난 것을 표현하는 <불꽃의 춤>, 비단을 만드는 마을을 상징하는 <비단춤>을 춘다. 액션은 베트남 무술 동아리가 참가하여 몸을 던지는 화려한 액션씬을 보여주었다. 보디빌딩에는 두 명의 보디빌더가 무대에 나와 어려운 동작들을 선보이는데 힉스 교수는 한 명은 자신이 잘 아는 한국인 학생이라고 설명하였다.

 

미디어팀은 팜플릿, 포스터, 사진, 프로모션 비디오 등 광고를 담당한다. 아트팀은 무대에서 사용하는 크고 작은 도구들을 만드는 팀이다. 사운드 앤드 라이팅팀은 조명과 사운드를 담당하고, 스폰서팀은 공연에 드는 비용을 광고로 조달한다.

 

하루의 공연, 일주일간의 베트남 주간을 위해 베트남 학생은 물론이고 이 공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서 배우고 가르쳐서 하나의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 가고, 또 성공시켜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만드는 것도 APU의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티컬처럴 위크는 여러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격주로 소개하는 이벤트로, 매년 봄 학기(6월 ~ 7월)와 가을 학기(12월 ~ 1월) 기간에 실시되고 있다. 기획·실시 및 운영은 모두 학생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학생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학생들이 참여한다.

 

각 위크는 월요일의 오프닝 이벤트에서 시작 의상 체험, 퍼레이드, 음식 시식 등 다양한 기획이 실시되고 금요일에는 피날레 인 그랜드쇼가 밀레니엄 홀에서 이루어진다. 멀티컬처럴 위크를 통해 모국에 대한 자부심과 타국에 대한 존엄성의 마음을 키운다.

 

이번 APU 방문을 통해서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일부분일 것이다. 멀티컬처럴 위크만 해도 한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타이, 스리랑카, 네팔, 타이완, 필리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아주 많이 있고, 또 멀티컬처럴 캠프, 텐쿠 캠퍼스 페스티벌, 클럽활동 등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APU의 홈페이지에서 취업률을 보면 2014년 3월 31일부로 일본인 학생 97.6%, 국제 학생 90%라고 되어 있다. 물론 요즘 뜨는 국제교양대학은 지금까지 100%라는 경이의 취업률을 자랑하지만 이 대학은 공립이라 학비가 싸고 입학정원이 175명이라는 소수정예를 기치로 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APU는 사립이고 솔직히 국제교양대학만큼 우수한 인재가 모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간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받아들여 훌륭한 인재를 만들어 내어 사회에 공헌하게 하는 점이야 말로 진정한 교육이 아니겠는가.


15년 전, 아무 것도 없었던 일본의 시골 오오이타현 산 속에 이런 대학을 만들려고 했던 사람이 있었다. 부정적이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설득하여 납득시키고 지지자로 만들어 관련법과 인프라를 정비하고,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교사를 짓고 이처럼 훌륭한 대학을 만들어 낸 설립자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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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19 [15:26]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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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온천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日문화콘텐츠가 녹아있는 여름 온천여행
일본 앉아서 소변 강요받는 남자들
육회파동으로 돌아본 일본의 고기역사
'도쿄에 강진온다' 일본인이 믿는 이유는.
침착한 일본인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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