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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래공수거는 어디에?
혼탁해진 조계종의 정치선거
 
유재순
10월 20일 저녁, 청진동의 한 음식점.
 
그 곳에는 스님 세분과 주간지 편집장 1명, 그리고 불교신자 모임의 한 간부가 앉아 있었다. 이 날의 화두는 22일에 있을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선거.

우리나라는 불교신자보다 기독교신자들의 활동이 훨씬 더 도드라진다. 또한 기독교는 오픈된 종교이지만 불교는 은둔형에 가깝다. 때문에 미천한 일반인들은 불교계 내부의 소소한 일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날만은 달랐다. 그 자리에는 총무원장에 출마한 세분 스님의 이야기가 모두 나왔다. 그런가하면 지난 9월 30일 딴지일보에는, 총무원장 후보스님의 은처(처자식을 숨기고 사는 것)생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문제는 마음을 비우고 수행을 해야 할 스님들이, 속세 정치인들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선거자금으로 수십억을 썼느니, 이미 총무원장이 결정되었느니 말들이 많다.

그런 가운데 세 분의 후보스님 중에 한 스님이 무모(?)한 도전을 해 이날 화제가 됐다.
 
후보자의 자격, 도덕성 공개적으로 검증할 것
교계신문, 불교방송, 불교tv에 대한 종책검증을 3번이상 할 것
돈, 조직, 편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말 것
선거인단을 상대로 토론을 할 것
자신을 속이고 대중을 속이는 도둑은 되지 말 것
무소유의 삶을 지향할 것

위의 구호는 총무원장 선거 후보스님 중 한분인 대우스님의 슬로건이다. 즉 청정선거를 하라는 주장이다. 바꾸어 말하면 대우스님의 이같은 주장은 지금까지 조계종의 총무원장 선거가 그만큼 타락했다는 반증의 다름아니다. 실제로 이 같은 류의 소문은 그동안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문제는 대우스님의 이러한 주장이 세속적인 타락선거에 의해 한낱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정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대우스님은 돈과 조직이 없다. 휴대폰 요금낼 통장 하나가 전부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돈키호테스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결국 한국의 불교계도 기독교만큼이나 금권정치에 물들어 있으며, 한 종교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서조차 돈과 조직, 그리고 비방, 비난이 난무하는 종교가 이세상에 대한민국 말고 또 어디 있을까?
 
▲ 일본 야스쿠니 신사     ©jpnews

그럼 일본불교계는 어떠할까?
 
한마디로 그럴 여지가 아예 없다. 왜냐하면 일본불교는 세습제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신도'와 '불교' 이  두 종교가 각 축을 이루고 있다. 신도는 일본고대부터 내려오는 토속종교이면서 일본천황제를 떠받들고 있다. 반면 불교는 잘 알다시피 외부로부터 들어온 외래종교다.
 
헌데 이 두 종교의 구분이 명확치 않다. 일본인조차 자신이 신도인지 불교신자인지 헷갈려한다. 왜냐하면 '신사'와 '절'의 외형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의 가정에서조차 신도를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행사 내용은 불교식이다. 가령 각 가정에 차려진 불단은 모두 불교식이고, 또 기도도 '나무아미타불'을 외치며 한다. 그래서 어떤 일본인은 불교신자면서 신도를 믿는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일본인들은 생과 사를 모두 불교의식으로 치룬다. 중간에 결혼식은 교회에서 하지만 말이다. 일본의 불교신자수는 약 9600만명, 사찰수는 84,000개다.

이렇듯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서 종교를 달리한다. 그래서인지 조계종같은 종파에는 아예 관심조차 없다. 더욱이 일본의 스님들은 모두 대처승이다. 처자식이 있는 것은 물론 절에 아예 살림집이 있다.

뿐만 아니라 대대로 장자가 스님업을 물려받는 세습제 대처승이다. 때문에 주지의 장자들은 젊었을 적 다른 직업을 가졌다가도, 일정한 때가 되면 절에 들어와 스님이 되기 위한 수행에 들어간다.  

물론 한국처럼 일본도 종파가 있다. 선거를 통하여 총무원장도 뽑는다. 하지만 한국과 다른 것이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종단은 선거과정이나 종단의 재정적인 운영상태, 의사회기록 등을 모두 공개한다.  공개방법은 불교신문이나 종단 홈페이지, 별도의 회지를 통해서 1엔단위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를 한다.
 
그러므로 불교신자는 물론 불교에 관심있는 일반인들까지 종단의 운영과정을  자세히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이번 조계종의 선거처럼 '금권선거, 타락선거'의 빌미가 애시당초 있을 수가 없다. 

한 스님이 지난 8월 30일의 일본총선거 결과를 놓고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아마도 54년만에 자민당의 1당 정권에서 민주당정권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리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스님은 이번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도 이런 '혁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청정선거를 주장하는 대우스님은, 선거판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돈'과 '조직'이 없는 무소유 스님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안되는 게임'이라고 불자들은 인식하고 있다. 선거는 시작도 안했는데 이미 총무원장은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시사주간지의 한 편집국장이 대우스님에게 한 마디했다. "스님! 세속적인 총무원장보다 모든 불자들의 정신적인 총무원장이 되어 주십시요. 그럼 진정 마음속의 총무원장님으로 앞으로 4년동안 모시겠습니다. "

인간의 삶은 공수래공수거라고 했다. 어차피 인간은 빈몸으로 태어났다 빈몸으로 사라지는 것. 그렇지만 조계종의 이번 총무원장 선거 후보 스님들은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나를 버리면>
 
나를 버리면
천하가 나이고


나를 내세우면
나 하나밖에 없다.  


ㅡ 대우스님의 선시, 그대 그리운 날' 시집 중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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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21 [10:23]  최종편집: ⓒ jpnews_co_kr
 


몇가지 사항이 찝찝해서요. 몇가지 09/10/21 [19:37] 수정 삭제
  안녕하세요.
항상 기사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두군데 제가 아는 것과 달라서, 아무래도 기사이다 보니 지적하는게
좋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기독교의 범주가 단지 개신교라면 불교보다 신도의 수는 적다고 알고 있습니다. 천주교를 포함해서 기독교라고 한다면 좀 달라지겠죠. 그런데 아무래도 천주교를 개신교랑 묶는 것도 천주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천주교의 점잖은 이미지에 비해 개신교는 좀...종교차별을 하자는게 아니라 현 세태가 그렇다 보니까요. 그리고 노파심이지만 저는 무교랍니다.

그리고 "나미아불타불"...; 이거 좀 읽기에 거시기 합니다.
"나무 아미타불"이겠죠. 꼬투리 잡자는게 아니라 아무래도 기사이니까...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리고요.
괜히 지엽적인 사항만 시비걸고 드는거 같아서 죄송하네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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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s amor, humanitas amor Nicholas 09/10/21 [20:12] 수정 삭제
  이 글을 읽으니, 최근 읽다가 덮어두고 있는 금강경을 다시 펼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알다시피 Sancho Panza가 '세뇌'를 조장하는 인물이라면, 돈키호테는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필자에 의하면, 대우스님 같은 분이 부정적 의미로 채색된 '돈키호테스님'이라는 별칭이 붙는다니 내부사정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묘해요.

일반적으로 기존 환경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위험한 인물(돈키호테)로 둔갑시켜 핍박의 대상이 되지요. 그런데, 한국 불교계의 기존 환경이란 것이 무엇인지 한 단면을 보게 됩니다. 이제 어찌해야 하나요?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사람과 끊임없이 환경을 개조하려는 사람. 이 둘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것을 택하는 것이 인간성을 실현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여기서 잘 포장된 기존 환경이라는 것이 그것을 끊임없이 개조하려는 사람들의 희생속에서 자라왔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삶의 세계에서 자유와 도전을 노래하지만 일상적인 선택은 어떤 것인지. 그것도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아주 익숙한 불교에서 목도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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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하지만... 엘시드 09/10/21 [21:54] 수정 삭제
  일본 불교를 예를 들어 비교하긴 곤란하죠. 그쪽은 퇴색되가긴 하지만 그래도 무려... 단가제도까지 아직도 살아있음을 고려하면 사찰 자체가 여전히 중세의 小莊園...-_-; 저런식으로 밥그릇 물려받는 세습제이니... 애당초 내 밥그릇에 충실할 수밖에 없고, 그나마 쇠락해져가는 마당엔 더더욱 눈돌릴 여력이 있나요.

감투 쓰고 앉아봤자 작은 아들, 셋째 아들 몫으로 챙겨줄 사찰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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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의 특징 Nicholas 09/10/22 [07:33] 수정 삭제
  일본 불교는 그러한 특징이 있군요. 대중들에게 불교는 언제나 삶의 덧없음 또는 무상으로 내려놓으라고 가르칩니다. 이 말은 그 가르침이나 실천이 인식(진리)에서나 욕망, 의지 등에서 일치한다는 전제下에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세계 中 의식세계에서 일부 종교지도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경전의 가르침과는 달리 그 위에 군림한다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가르침은 끔찍하고 무서운 진리에 다름 아니겠지요. 그리고 신도들은 종교속에서 희망을,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삶에 대한 인내를 배워 갑니다.

1930년 전후로 해서 서양에 가치체계로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동양 불교의 경전, 그리고 종교와 그것을 가르치는 일부 지도자들의 아이러니. 대중(public)의 입장에서는 신앙이 가지는 이러한 한계를 감안하여 자신의 신뢰체계를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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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자주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으라차차 09/10/23 [06:41] 수정 삭제
  안녕하세요.. 일본과도 비교도 대고 무척 흥미로운 기사였습니다.
전 신, 영혼등은 믿어도 종교는 믿지 않습니다. 종교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머 어째든 유재순 편집장(신문사를 창간하셨으니 사장이라고
불러야 겠지만, 사장님보다 편집장님이라고 하면 진짜 글로서 승부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서요.)이 글을 많이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팬이거든요.
무엇보다 유재순 편집장님 글을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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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로 장사하고 진쟈의 화장실구실하는 일본불교를.... 봉건일본 11/01/30 [10:01] 수정 삭제
  제대로 아시고 말씀하셨으면.... 일본 큰 도시 시내 승려들이 얼마나 돈 잘 벌고 마누라 대리고 사는것을 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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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전체목록
1958년 5월 충남공주 출생


<인터뷰>
[일본] 나카소네, 도이 다카코, 다케시타 노보루, 우노수상, 미치코 황후 인터뷰
[태국] 츄안 수상 인터뷰
[미얀마] 아웅산 수지여사 인터뷰
[필리핀] 마르코스 이멜다 인터뷰


<취재>
80년, 1년 8개월 동안 쓰레기매립장 ‘난지도’ 생활르포
83년, 3개월 동안 동남아시아 8개국 슬럼가 르포
85년, 1개월 동안 미국 입양아 현지 취재
88년, 사할린 르포
90년, 일본 부락민 산야 르포
2005-2006년, 3회에 걸쳐 북한르포


<그 외>
1987- 1994년 : 한국주간지 <토요신문> 일본 특파원
테레비 아사히 <아침까지 생방송 > 토론회 2회 출연
규슈 NHK 주최 <세계여성 8개국 여성 저널리스트 토론회 참석>


현재 : 일본 고단샤 발생 <주간현대> 북한담당 계약기자
아사히신문 월 1회 칼럼 연재 중
일본 전문 인터넷신문 'JPNews' 발행인


<저서>
한국 : 서울서 팔리는 여자들(1983.르포집)
벌거벗는 여자들(1984.르포집)
난지도 사람들(1985.장편소설)
여왕벌(1986.논픽션)
하품의 일본인(1994. 비평에세이)
일본여자를 말한다(1998. 에세이)
일본은 지금 몇시인가(2002. 르포집)

일본출판 : 쓰레기섬에서 살다(1986. 르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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