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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호 연재] 개와 늑대의 시간
[신경호 연재 소설 - 기해년 경제왜란 3편]
 
신경호

[편집자주] 시각장애인으로 일본에서 살아가면서 느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신경호 동화작가가 새 소설 '기해년 경제왜란' 연재를 시작합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한일간 무역 분쟁에 상상력을 덧칠해 그린 소설입니다. 거대 반도체 기업 세영이 위기에 빠진 오너를 구하고자 일본과 막후에서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1편 - 밀약 - http://jpnews.kr/22529

2편 - 굴뚝새 - http://jpnews.kr/22543

 

 

3. 개와 늑대의 시간

 

어스름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어둠과 빛이 혼돈하는 시간. 누군가는 이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불렀다. 멀리서 다가오는 존재가 개인지 늑대인지 알아보기 어려운 시간이다. 다가오는 존재가 개라면 양과 나를 보호하지만, 늑대라면 나와 양들은 죽임을 당한다. 그래서 개와 늑대의 시간은 신중함의 시간이고 판단의 시간이다.

 

체리는 그런 개와 늑대의 시간에 뉴욕 웨스트할렘133번가를 홀로 걸었다. 동양인으로는 보기 드문 170cm가 넘는 늘씬한 키였다. 짙은 보라색의 하이웨스트 데님과 파스텔톤의 옅은 오렌지색 셔츠를 입고 왼쪽 어깨에는 숄더백을 매고 있었다.

 

캐주얼한 복장과 귀 밑으로 짧게 쳐올린 컷트 때문에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이었지만, 탄력있게 올라 붙은 엉덩이와 길게 뻗은 다리에 어울리는 갈색 하이힐 샌들, 그리고 셔츠 위로 드러나는 풍만한 가슴은 어딘지 모르게 외설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녀는 왼쪽 숄더백을 손으로 잡고 턱을 바짝 당겨 정면을 응시한 채 앞을 향해 또각또각 걸었다. 길바닥에는 빈 캔과 병들이 뒹굴고 있었고 여기저기에 더러운 오물이 변색되어 얼룩져 있었다. 골목 어귀부터 시큼한 시궁창 냄새가 풍겼다. 체리는 그런 지저분한 모습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 앞만 보고 걸었다. 

 

흑인 남자 하나가 휘청휘청 걸어왔다. 왼 손에 술병을 든 그의 눈은 벌써 게슴츠레 풀려 있었다. 그는 체리를 보자 “휘이~”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체리는 그를 무시하고 옆으로 비켜갔다. 그가 한 손으로 체리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길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들을 지켜 보았다. 

 

“꺼져.”

 

체리가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말에 흑인 남자는 주춤하며 비틀비틀 다시 자신의 길을 갔다. 옆에 있던 아이들이 킥킥거렸다. 저 앞에 'AMY'라고 쓰인 낡은 간판이 나타났다. 가게는 지하에 있었다. 체리는 길고 좁은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끈적하고 뇌쇄적이었다.

 

체리는 가게문을 밀었다. 삐그덕 하는 소리가 났다. 실내는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체리는 재빠르게 실내를 스캔했다. 몇 개의 테이블에는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중앙 커다란 테이블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카드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카운터에 앉은 두세명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듯했다. 체리 앞에 덩치가 큰 흑인 남자가 다가왔다. 

 

“어이 예쁜 아가씨. 여기는 아가씨가 올곳이 아니야.”

 

남자가 체리를 밀어내며 말했다. 

 

“카롤로스를 만나러 왔어.”

 

체리가 자신을 밀치려는 남자의 손을 옆으로 밀치며 말햇다. 남자의 눈이 찌푸려졌다.

 

“여긴 그런 사람 없어. 다른 데 가서 알아봐.”

 

남자의 말에 아랑곳 않고 체리는 한걸음 안으로 들어섰다. 남자가 뒤로 주춤했다. 체리는 남자옆을 스치며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히스패닉계 남자 곁으로 가서 카운터에 앉았다.

 

“좋은 밤이지? 너도 이거 피워볼래?”

 

남자가 피우던 마리화나를 체리에게 불숙 내밀었다. 체리는 마리화나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 마리화나가 체리를 막았던 남자 앞으로 튕겨 날아갔다. 흑인 남자가 체리쪽으로 걸어왔다. 얼굴은 험상궃게 일그러졌고 호흡은 거칠게 씩씩거렸다. 

 

“어이. 여기는 너 같은 애들이 올 곳이 아니라니까!”

 

흑인 남자가 체리의 손목을 잡고 일으키려 했다. 체리는 손을 돌려 남자의 손목을 꺾었다. 남자가 손목을 잡힌채 쩔쩔맸다.

 

“카롤로스를 만나러 왔다니까. 체리가 왔다고 전해 줘.”

 

체리는 남자의 손목을 꺾은채로 좀전의 이야기를 되풀이 했다. 포커를 하고 있던 사내들이 흥미로운듯 체리와 흑인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가 힘을 주어 손을 빼려 했다. 그럴수록 체리는 더욱 손에 힘을 주었다. 남자의 팔에서 힘줄이 불거지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이봐. 내 친구가 귀영운 아가씨한테 뭔가 실수한게 있나? 그렇다고 그렇게 창피를 주면 안되지.”

 

카이젤 수염을 기른 멕시코계 남자가 체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의 손에는 잭나이프가 들려 있었다. 흔히 보는 라이너락 잭나이프였다. 잭나이프 중에서도 단순하면서 한손만으로 날을 폴딩할 수 있어 암흑가의 불량배들이 흔히 사용하는 유형이었다.

 

사내가 들고 있는 잭나이프는 마이크로텍사가 2010년에 출시한 m132 제품이란걸 체리는 바로 알아챘다. 다른 잭나이프와 달리 칼날이 스테인리스강이 아닌 티타늄으로 만들어져 날이 강하고 예리한 것이 특징인 제품이었다.

 

체리는 손목을 잡힌 남자를 카이젤수염 사내에게 밀었다. 흑인 남자가 기우뚱하며 카이젤앞으로 넘어졌다. 카이젤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체리에게 다가왔다. 그는 잭나이프를 체리 눈앞에 갖다대며 말했다.

 

“여긴 내 공간이야. 내 가게에서 소란을 떨면 어떡해? 다른 손님들한테 피해가 되잖아. 귀여운 아가씨가 그 정도 매너는 알 것 같은데…”

 

남자는 능글맞게 웃으며 잭나이프의 날을 세웠다. 찰칵하고 나이프가 튕겨 나왔다.남자는 시퍼렇게 날선 칼날을 체리의 뺨에 갖다 대었다. 차가운 촉감이 전해져왔다. 그러나 체리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이 예쁜 얼굴에 상처가 나면 안되지? 그럼 여기는 어떨까?”

 

순간 잭나이프가 움직였고 체리의 셔츠 단추 하나가 툭 하고 떨어졌나갔다. 벌어진 셔츠 사이로 풍만한 가슴골이 드러났다. 그래도 체리는 꿈쩍도 안했다. 다시 사내가 나이프를 움직이려 할 때 체리는 재빨리 사내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사내의 다른 손이 체리의 얼굴을 향해 날아 들었다. 그러나 사내의 주먹보다 체리의 발이 더 빨랐다.의자에 앉은 자세 그대로 사내의 가랑이를 향해 기다란 다리를 쭉 뻗었다. 사내가 헉 하고 넘어졌다. 체리는 넘어진 사내의 목울대를 하이힐 뒷굽으로 살짝 눌렀다. 젊은 바텐더가 흠칫 놀랐다. 체리는 그런 바텐더에게 미소를 지으며 브드럽게 말했다.

 

 “가르라 엘 디아블로(악마의 발톱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한 잔 줘요. 평소 카롤로스가 마시던 그 맛으로”

 

체리가 주문했다. 주문을 받은 바텐더는 난감해했다. 이윽고 그가 손을 움직였다. 이 가게에는 악마의 발톱이란 이름의 칵테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슷한 이름의 엘 다이블로(악마)가 있을 뿐이다. 바텐더는 능숙하게 먼저 데킬라를 넣고 다음에 크렘 드 카시스를 조금 넣었다. 거기에 라임 주스를 한 방울 떨어뜨리고 마지막으로 진저에일을 넣어 섞었다. 바텐더는 완성된 칵테일을 작고 앙증맞은 칵테일잔에 따라 체리에게 내밀었다. 투명한 잔에 비친 칵테일은 악마의 피처럼 심홍색이었다. 체리는 바텐더가 전해준 칵테일을 한 모금 음미했다.

 

“이건 악마의 발톱이 아니예요. 그냥 다이블로로군요. 여기에 화이트럼을 조금 넣은 후 그레나딘을 추가해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솔트를 살짝 넣으면 이 악마에게도 날카로운 발톱이 생길거예요.”

 

바텐더가 움찔했다. 악마의 발톱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칵테일이었다. 그것은 카롤로스만이 마시는 칵테일이었고 세상에서 그것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완벽하게 악마의 발톱 레시피를 알고 있는 것이다. 바텐더는 이 여자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주방과 연결된 작은 문에서 콧수염을 기른 작은 사내가 나타났다. 단단한 체구였다. 왼쪽 눈 밑에서 입꼬리까지 길게 상처자국이 나 있었다.

 

“여어! 체리 윤. 오랜만이야. 여전히 아름다운걸. 가만있자. 그러니까 우리가 만난 게 3년만인가?”

 

사내는 두 팔을 활짝벌리며 체리에게 다가왔다. 체리도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벌려 사내와 포옹했다. 사내의 어깨가 체리의 가슴정도에 겨우 닿았다. 

 

“카롤로스. 오랜만이군요. 당신이 보고싶었어요. “

“하하하. 역시 체리로군. 덕분에 3년을 푹 쉬었지. 절대 잊지 못할거야. 자 우리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할까?”

 

카롤로스는 체리를 주방쪽으로 안내했다. 주방 뒤쪽으로 각종 자재를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다. 여러종류의 술과 음료수가 박스에 담겨 한 쪽 벽면을 차지했고 다른쪽엔 양파나 감자 등이 정리되어 있었다.

 

카롤로스가 술병이 담긴 박스를 옆으로 치우자 작은 문이 나타났다. 카롤로스가 문안으로 들어갔다. 체리도 카롤로스를 따라들어갔다. 실내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40평은 족히 되 보이는 커다란 거실이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침실인 듯한 공간도 보였다. 거실 천장 한가운데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샹들리엑가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었다. 샹들리에 바로 아래에는 이탈리아제 원목 가구가 큼지막하게 공간을 차지 했다. 카롤로스가 체리를 테이블로 안내했다. 잠시 후 바텐더가 빨간 칵테일 두 잔을 내려놓고 나갔다.  

 

 “역시 체리야. 내가 이 곳에 있는줄 어떻게 알았지?”

“우린 친구잖아요. 친구라면 지옥끝까지도 함께 해야 한다는 말을 카롤로스에게 들은 것같은데요?”

“하하. 그 친구 덕분에 3년간 푹 쉬었지. 그 냄새나고 더러운 멕시코 감옥에서 말야.”

“카롤로스. 당신은 그때 너무 힘들어했어요. 휴식이 필요했죠.”

 

체리의 말에 카롤로스가 키득키득 웃었다. 

 

“음. 어쨌든 고마워. 자 이번엔 무슨일로 날 찾아 오셨을까?”

그때 체리의 손목시계에서 작은 진동이 전해져왔다. 체리는 미소를 머금은채 재빨리 거실을 훑어 나갔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칵테일잔을 집어들어 벽을 향해 던졌다. 칵테일잔이 박살이 났다. 하얀색 벽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칵테일잔의 파편과 함께 작은 기계장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롤로스가 놀라 벽으로 다가갔다. 그는 기계장치를 집어 들었다.

 

“도청장치예요. 카롤로스도 실수를 할때가 있네요.”

“음. 역시 체리윤이야.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인걸. 그런데 이걸 이곳에 설치한게 누구일까?”

“아마 이번에 당신에게 일을 맡긴 쪽이겠죠?”

 

순간 카롤로스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무슨 일을 말하는건가?”

“카롤로스답지 않군요. 이번에 매부리코 셜록에게 심부름 하나 부탁 받은거 다 알고 왔어요.”

“또 그 살쾡이 동양인이 냄새를 맡은 건가?”

 

체리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카롤로스에게 바짝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이번 물건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아세요?”

“왜이래? 난 그 따위에 관심 없다는거 알잖아. 오로지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달러의 액수만이 중요하지. ”

“존 볼튼”

 

체리가 불쑥 말했다.

 

“뭐? 혹시 워싱톤의 존? 미친 전쟁광 말인가?”

 

카롤로스가 놀라 묻자 체리는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그럼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 철부지는 누군지 아세요? ”

“그건 내가 알 필요가 없지. 난 물건을 정확하게 배달하면 되는거야.”

“존은 그 장난감들을 베네수엘라의 과이도에게 쥐어주려 하고 있어요. 과이도는 아직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에는 어린애죠.”

“상관없어. 난 돈 받고 물건만 운반해 주면돼. ”

"그래요? 아마 이번엔 카롤로스 명성에 금이 가게되겠군요.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카롤로스가 물건을 잃어버린다면 어떡해 될까요? 아마 상당히 많은 고객들이 당신을 떠나겠죠”

 

체리는 미소를 머금은채 카롤로스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원하는게 뭐야?”

“서로가 서로를 돕는 것. 우린 좋은 파트너잖아요! 그 장난감들은 어린애가 가지고 놀면 안돼요. 난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만한 어른을 잘 알고 있죠. 당신은 당신의 의뢰인이 부탁한 일을 그대로 처리하기만 하면 돼요. 물론 중간에 어쩔수 없는 일을 당할테지만 아무도 당신에게 뭐라 할 수 없을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그 일을 마칠때까지 당신을 도울 친구가 있을거예요.”

 “댓가는?”

“매부리코 셜록에게 받기로한 금액과 같은 금액. 그럼 당신은 편도운송으로 왕복요금을 받는셈이 되는군요.”

“그건 곤란한데. 셜록 건은 운전만 하면 되지만 당신의 일은 조금 귀찮은 일이 생길것이라는 예감이 드는걸.”

“좋아요. 그럼 거기에 30만달러를 추가하죠.”

“백만달러. ” 

“3년동안 욕심이 많아졌군요. 좋아요. 50만. 더 이상은 안돼요. 제겐 당신 말고도 친구들이 많아요. 아마 다른 친구들은 날 기꺼이 도와줄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어때요? 카롤로스?”

 

그녀는 다리를 꼬며 요염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

 

카롤로스가 셜록에게 받기로한 금액은 백만 달러였다. 거기에 추가로 150만 달러라. 꽤 괜찮은 장사라고 카롤로스는 생각했다. 

 

 “오케이. 잘해보자고.”

 

카롤로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아참. 일이 끝나면 베네수엘라에서 6개월 정도 쉬시게 될거예요. 베네수엘라는 멕시코보다는 살기 좋은 곳이죠. 거기다가 미인들도 많으니 외롭지는 않을거예요.. ”

 

체리가 씽긋 윙크하며 카롤로스가 내민 손을 잡았다. 

 

사위는 캄캄했다. 그믐인데다 잔뜩 구름까지 낀 하늘엔 별빛조차 전혀 없었다. 그런 사막위를 몇 대의 트럭이 질주했다. 카롤로스는 시가를 문 채 선두 트럭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눈을 감아도 훤히 알고 있는 길이었지만 언제나 이길을 지날 때면 습관처럼 온몸에 촉각이 곤두섰다. 잠시 후면 멕시고 국경선에 다다른다.

 

▲ 치와와 사막    



국경선은 그저 단순한 선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선은 나라와 나라를 가르고 삶과 죽음을 가르는 선이었다. 특히 카롤로스가 즐겨 이용하는 치와와사막 코스는 더욱 그러했다. 거친 황무지와 수많은 협곡, 맹수인 푸마와 독이 잔뜩오른 독사는 언제나 인간의 목숨을 노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막에서 무서운 존재는 푸마도 독사도, 협곡도, 거친 황무지도 아닌 인간이었다. 국경은 넘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사이의 처참한 현실과 폭력이 허용되는 공간이었다. 납치와 고문, 살인과 사체 절단이 횡횡하고 암매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곳이다.

 

카롤로스는 길게 시거 연기를 내뿜었다. 이번 일은 다른 때보다 먼 여정이었다. 이런 국경선을 9 차례나 넘어야 하고 8천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한다. 저 멀리 국경순찰대 초소 불빛이 보였다. 카롤로스는 라이트를 깜빡였다. 길게 두 번 짧게 세 번. 초소에서도 불빛으로 대답이 왔다. 길게 세 번, 짧게 두 번. 카롤로스는 초소 앞에서 차를 세웠다. 순찰대 앞에는 백인 한 명과 흑인 한 명이 서있었다. 마이클과 잭이었다. 치와와사막을 건널때면 도움을 주고 받는 파트너였다. 카롤로스는 그들에게 달러 뭉치를 건넸다. 그리고 운전석 옆에 올려 두었던 작은 백을 건넸다. 잭이 가방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카롤로스는 대꾸하듯 손을 들어 인사를 한 후 트럭을 출발시켰다. 카롤로스 일행의 트럭들은 유유히 어둔 국경선을 넘어 멕시코땅으로 사라져 갔다.

 

FBI 국제마약수사국 다니엘 팀장이 아리조나주 국경순찰대 제 13호 경비초소에 도착한 것은 카롤로스가 지나고 한 시간 뒤였다. 다니엘이 초소에 들이닥쳤을 때 마이클과 잭은 멕시코 여인들과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마이클은 코카인을 흡입하는 중이었고 잭은 가슴이 풀어진 멕시코 여자의 후아필(멕시코 여성의 전통의상) 속으로 손을 넣고 있었다. 잭도 이미 코카인을 흡입했는지 눈동자가 풀려 있었다. 그 옆에서 멕시코 여자의 두 아이가 정신없이 초콜릿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오늘 낮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사람들이었다.

 

마이클과 잭은 현장에서 마약 소지 및 복용 혐의로 체포되었다. 다니엘 팀장은 그들에게 카롤로스의 행방을 추궁했다. 이제 거의 꼬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카롤로스는 참 묘한 녀석이었다. 그 존재를 아무렇게나 뿌리고 다니는 듯 했다. 그러나 결정적 단서는 절대 남기지 않는다.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녀석과의 숨바꼭질이 벌써 5년째인 것이다. 마이클과 잭은 카롤로스에 대하여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들은 FBI  마약수사대보다 카롤로스의 보복을 더 두려워하고 있었다. 다니엘은 멕시코 여자에게 카롤로스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 여자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입을 열때였다. 초소의 유리창이 깨지며 안나의 가슴에서 피가 뿡어져 나왔다. 마이클과 잭이 바닥에 엎드렸다. FBI 요원들이 초소 밖으로 달려 나갔지만 황량한 사막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카롤로스 일행은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를 다리처럼 연결된 중남미를 따라 남쪽으로 달려 나갔다. 미국 애리조나 국경을 넘은 후 4천km에 달하는 멕시코를 가로질렀고, 전설의 마야문명의 고향인 과테말라도 지나왔다. 전 세계에서 살인율이 제일 높다는 온두라스를 지났고 니콰라가를 거쳐 파나마를 통과했다.

 

이제 이 프로젝트도 얼마남지 않았다. 지금 달리고 있는 콜롬비아와 마주보고 있는 곳이 베네수엘라다. 카롤로스의 임무는 콜롬비아의 국경도시 쿠쿠타에서 베네수엘라의 콰이도에게 물건만 넘기면 되는 것이다. 모든 일은 오늘 끝난다. 그러면 내 주머니에 250만 달러가 들어온다. 카롤로스는 체리를 생각했다.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 국경에서부터 줄곧 꽁무니에 매달려 따라오고 있는 놈들을 생각했다. 놈들은 두 팀이었다. 하나는 FBI의 다니엘이 분명했다. 참 끈질긴 녀석이다. 체리는 이번일이 끝나면 베네수엘라에서 6개월간 쉬라고 말했다. 그 말은 베네수엘라 교도소로 피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꽁무니에 매달린 상대가 다니엘이라면 겨우 6개월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니엘이 이번엔 자신을 지켜줄 개란 말인가? 애리조나 국경초소에서 멕시코 여자를 쏜 놈은 누구인가? 혹시 셜록이 보낸 것인가? 그럼 답은 간단하다. 다니엘이 늑대이고, 셜록이 고용한 자가 개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일에는 체리가 관여되어 있다. 체리라면 늑대를 개처럼 부리고, 개를 늑대처럼 흉폭하게 만들 수 있다.

 

카롤로스 일행의 트럭들은 콜롬비아의 국경도시 쿠쿠타로 들어갔다. 카롤로스는 산탄데르공원쪽으로 차를 몰았다. 산탄데르공원에는 베네수엘라를 탈출해 국경을 넘은 수많은 피난민들이 모여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구호 물자를 싣고 온 콘테이너 트럭들이 모여있었다. 무엇보다 산탄데르공원은 콜롬비아의 영토이지만 이 공원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었기 때문에 두 나라의 경찰력이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는 치안의 사각지대였다.

 

카롤로스는 구호 물자 트럭들이 늘어선 곳에 차를 세우고 공원 안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호세가 뒤에서 따라붙으며 카롤로스를 엄호했다. 산텐데르공원은 시끄럽고 북적였다. 구걸을 하는 아이들, 오늘 밤 가족의 한끼를 위해 몸을 팔러 나온 여인들,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젊은이들, 마약 거래상들이 공원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카롤로스는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마냥 천천히 공원을 훑어나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곳저곳 세심히 살피고 있었다. 한 무리의 여인들이 지나가는 사내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카롤로스는 휘파람을 불며 흔들흔들 여인들에게 다가갔다. 대부분 가슴을 드러내거나 심지어 허벅지가 전부 드러낸 여인도 있었다. 카롤로스는 귀에 노란 나비 귀걸이를 한 여자를 보았다. 날씬한 몸매에 오똑한 콧날이 전형적인 베네수엘라 미인이었다. 그녀 역시 가슴을 절반이나 드러낸채 남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카롤로스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허리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10 달러짜리 두 장을 찔러넣으며 귀에 속삭였다. 

 

“오늘 밤새 당신과 피냐콜라다를 마시며 보내고 싶소.…”

 

앙헬라는 가슴에 찔려진 달러를 추스리며 아무 말없이 카롤로스의 팔장을 끼며 뒤쪽으로 이끌었다. 앙헬라의 풍만하고 뭉클한 가슴의 촉감이 카롤로스에게 전해져왔다. 호세가 뒤에서 주위를 살폈다. 앙헬라는 낡고 허름한 2층 건물로 카롤로스를 안내했다. 2층에 사무실이 있었다. 카롤로스가 들어서자 두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 사내는 중년의 베네수엘라 사내처럼 보였고 다른 사내는 젊은 백인이었다.

 

“카롤로스 어서 오시오. 난 페르난데스라고 합니다. 과이도 의장을 돕고 잇습니다. 그리고 이쪽은 당신을 지금까지 도와온 스티븐입니다.”

 

페르난데스가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했다. 카롤로스는 페르난데스의 손을 잡으며 스티븐을 쳐다보았다. 이 사내가 지금까지 나를 쫓아온 자인가?하고 생각했다.

 

“자 그럼 오늘의 작전에 대하여 이야기합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두 명의 대통령이 있습니다. 작년에 선거를 통해 마두로가 재선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인 과이도가 대통령임을 선언했고 유럽과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인질로 삼고 군부를 동원해 정권을 지키기 위해 어거지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알 것입니다.”

 

페르나데스가 말했다. 카롤로스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어거지를 부리고 있는 것은 과이도와 미국의 트럼프였다. 국민들에 의해 적법하게 선출한 대통령이 무효라고 어거지를 부리는 과이도나 그걸 인정해주는 트럼프나 모두 제 정신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런 골치아픈 일은 카롤로스가 상관할 바 아니었다. 그것보다 카롤로스는 페르난데스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고, 물가는 한달에도 몇천%씩 상승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식량은 물론이고 응급의약품 등 필수품들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구호물자를 보내주고 있지만 마두로는 국경을 봉쇄하고 이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마두로의 봉쇄를 뚫고 베네수엘라로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게획을 세웠습니다.”

 

“아. 그만. 자세한 내용은 알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 하란 말인지 구체적인 작전을 알려주시오. 그리고 페르난데스 당신도 작전에 참여합니까?”

 

“물론입니다. 자세한 작전사항은 여기 스티븐이 설명할 것입니다. 물론 저도 작전에 참여합니다. 전 베네수엘라 특수부대 출신입니다. 1998년 차베스 정권이 들어선 후 군에서 쫓겨났습니다. 2002년 차베스를 몰아내기 위한 혁명에 참가했었지만 실패하였지요. 이번에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페르난데스가 ‘절대로’란 단어에 힘을 주어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1998년 차베스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는 정치적으로는 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정치적 안정이란 민중의 삶과는 전혀 거리가 먼 그들만의 안정이었다. 산유량만으로 세게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오일부자 베네수엘라였지만 민중들의 삶은 피폐했다. 그 많은 오일머니는 일부 독재자와 미국의 글로벌기업만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우고 차베스가 민중들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 1998년 이었다.

 

그는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 세계 산유량의 상당부분을 담당한 국가였지만 실제 이득은 미국등의 글로벌 기업이 차지하고 있었다. 차베스는 이런 불합리한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려 했고 연금, 건강보험, 교육등 민중들의 삶과 직결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차베스의 이러한 노력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의 이익과 충돌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베네수엘라에 대하여 각종 경제 제재를 가했고 급기야 2002년에는 차베스를 몰아내기 위한 쿠데타를 뒤에서 조종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페르난데스가 말한 혁명이란 바로 미국이 조종한 쿠데타였다.

 

페르난데스에 이어 스티븐이 말을 이었다.

 

“전 CIA 직속 부대인 ASA 소속입니다. 간단한 작전을 설명하겠습니다. 카롤로스 당신이 가져온 것은 대대병력을 무장할 수 있는 화기입니다. 그 무기들은 저희 ASA 요원들과 페르난데스 휘하 병력이 사용할 것입니다. 작전은 오늘 구호물자가 베네수엘라로 들어갈 때 시작합니다. 우리는 유혈충돌만 만들면 됩니다. 구호물자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군대가 무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

 

스티븐은 구체적인 작전을 설명했다. 작전내용은 결국 미국이 현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몰아내고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었다. 먼저 구호물자를 핑계로 국경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경수비대와 충돌하고, 여기서 약간의 민간인이 희생당하면 이를 핑계로 마두로 정권을 몰아낸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스티븐. 지금까지나를 따라온 사람이 당신이요?”

 

카롤로스가 스티븐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렇습니다. 전 이번 작전에 필요한 무기를 카롤로스가 무사히 이곳까지 운반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애리조나 국경초소에서 멕시코 여자를 죽인 것도 당신이요?”

“FBI 요원이 당신을 쫓고 있더군요. 그녀가 당신의 존재를 FBI에 말하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죠.”

 

카롤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젊은 베네수엘라 사내가 페르난데스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이야기했다.

 

“자. 이제 작전 시간입니다.”

 

페르난데스의 말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섰다. 카롤로스는 산탄데르공원으로 돌아왔다. 스티븐을 만나고 나서 하나의 의문은 풀렸다. 그래도 알 수가 없었다. 왜 이번 작전에 자신이 필요했는지? 또 그런 마약장사꾼인 자신에게 미국 CIA가 특수부대까지 지원할 만큼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체리는 이번 작전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카롤로스는 생각할수록 머리가 복잡했다. 

 

시간은 오후 6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산탄데르공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경제 파탄 책임지고 모두로는 즉각 사임하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구호물자를 들여보내라.”

“니콜라스 모두로는 가짜 대통령. 과이도가 진짜 대통령.” 

 

사람들이 제각기 구호를 외쳤다. 군중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스티븐과 페르난데스가 인솔하는 병력이 카롤로스의 다섯대의 트럭에 올랐다. 

 

“마두로는 구호물자를 허가하라. ”

“아이들이 죽어간다. 의약품을 공급해라.”

 

사람들은 구호를 외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그 뒤를 따라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럭들은 콜롬비아 국경도시 쿠쿠다와 베네수엘라 우레나를 연결하는 디엔티타스 다리에 접어 들었다. 다리 건너편 유조탱크와 컨테이너 등으로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사람들을 막고 있었다. 사람들이 우르를 몰려가 바리게이트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 군인들이 막아섰다. 그러나 지치고 굶주린 사람들은 악착같이 바리게이트에 매달렸다. 국가수비대 군인들이 몽둥이와 곤봉을 휘둘르며 간신히 막아내고 있었다. 그때 다리를 건너는 군중들 틈에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섞여 있었다. 페르난데스의 휘하부대 병력이었다.

 

그들은 베네수엘라 군인들과 격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국가수비대 군인들이 조금씩 밀려났다. 우레나쪽에서도 사람들의 구호 소리가 들려왔다. 바리게이트 중 일부가 뚫렸다. 이틈을 놓치지 않고 스티븐과 페르난데스 대원들이 무장한채 달려 나갔다. 몽둥이와 곤봉, 최루탄으로 막아선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를 향해 스티븐의 병력이 실탄을 발사했다.

 

베네수엘라 군인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어 페르난데스와 스티븐의 대원들이 기관총, 화염방사기, 60mm박격포 등 중화기로 무장한채 앞으로 전진했다. 카롤로스도 티엔티타스다리를 건너 베네수엘라 영토로 들어섰다. 베르난데스의 병력이 작은 광장을 차지했다. 그런데 예상했던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의 공격은 없었다.

 

“카롤로스. 수고하셨소. 급히 작전을 변경합니다. 베네수엘라 국가수비대는 전의를 상실하고 후퇴한 것같습니다. 우리는 곧바로 카라카스로 진격할 것이요. 과이도 의장께서 대통령이 되면 당신은 베네수엘라의 영웅이 될 것이요. 약속대로 당신의 파나마 비밀계좌로 입금하였습니다.”

 

페르난데스는 몹시 상기되어 있었다. 카롤로스는 가볍게 웃었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일이 성공하기 바라오.”

 

페르난데스 쿠데타군은 카라카스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광장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멈춰야 했다. 광장 뒤에서 잠복하고있던 베네수엘라 군대가 막아섰기 때문이다. 베르난데스와 스티븐의 대원들이 카롤로스에게 보급받은 중화기로 대응하려 했다. 그러나 그 무기들은 사용할 수 없었다. 그들이 들고 있는 것은 빈 공포탄과 연습용 포탄뿐이었다. 

 

페르난데와 헤어진 카롤로스는 호세가 준비해온 지프를 타고 우레나쪽으로 달렸다. 그들 뒤를 자동차 한대가 따라붙고 있었다. 카롤로스는 우레나 은행에서 자신의 비밀계좌에 백만달러가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작은 호텔로 들어섰다. 그때 그를 막는 사람이 있었다.

 

“카롤로스. 여기까지 잘도 왔군. 이번엔 코카인이 아니고 무기라. 이거 점점 카롤로스 사업이 번창해지는걸..”

 

카롤로스의 이마에 권총을 겨누며 다니엘이 말했다

 

“너란 녀석. 참 끈질긴 녀석이야. 그래도 다행이야. 미국을 위해 너 같은 녀석이 한 명쯤은 필요하지. “

“카롤로스. 당신을 마약 및 불법무기 거래, 살인 혐의로 체포한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미합중국에서는 당신이 원하면 국선변호인을 지원해 줄수 있다.”

 

다니엘이 수갑을 꺼냈다. 그때 호텔 안쪽에서 두 명의 사내가 다가왔다.

 

“카롤로스. 베네수엘라 정부는 당신을 불법무기 반입 혐의로 체포합니다.”

“이 사람은 미합중국으로 송환되어야 합니다. 난 FBI 소속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

 

다니엘이 신분증을 제시하며 말했다.

 

“여긴 베네수엘라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베네수엘라 법이 적용됩니다. 미국에서 범죄인의 양도를 원한다면 절차에 따라 범법자의 송환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사내들이 카롤로스를 데리고 호텔밖으로 나섰다. 멍하게 카롤로스를 바라보던 다니엘이 죄 없는 호텔 벽을 주먹으로 내리칠 때 카롤로스는 미소를 머금으며 호송차에 올랐다.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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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3 [01:57]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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