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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 온천은 즐기는 게 아니라 보는 것?
[당그니의 규슈여행기⑩] 온천의 마을 벳푸
 
김현근
당그니의 규슈여행기① 일본 어디든 버스,전철에선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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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의 야생원숭이를 보고 나서 벳푸로 향했다. 벳푸는 내가 한국에서 알고 지낸 일본인 강사의 고향이었기 때문에 일본에 와서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었다.

99년 일본어 학원에 다닐 때 일이었다. 양재동에 있던 그 학원은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있었는데, 4단계부터 일본인 강사가 일본어로만 수업을 진행했다. 5단계는 프리토킹.  4단계에 들어오는 일본인 강사는 한국어를 조금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학생들에게 일본어로만 설명해서 못 알아들었을 때는 종종 짧은 한국어로 설명을 보충해주곤 했다. 그러나, 5단계 프리토킹에는 전혀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일본인 강사들이 배속됐다. 한 사람은 나고야 출신이었고 또 한 사람은 벳푸 출신이었다.

5단계로 올라간 나는 어느 날 뒷풀이 자리에서 벳푸 출신의 일본인 강사 코즈 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4단계에서는 일본인 선생이라도 한국어로 설명을 해주었는데, 5단계 프리토킹 선생님들은 한국어가 전혀 안 통하니 답답해요"

그러나, 코즈 선생은 "한국사람이 일본에 갔을 때 평범한 일본인들에게 한국어가 통한다고 생각하나요? 일본에 가면 모든 것을 일본어로 설명을 해야합니다. 그런 훈련을 여기서 해야하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코즈 선생의 프리토킹 수업은 3 개월 정도 들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코즈 선생은 내가 일본으로 유학차 왔다가 1년만에 들어갔을 때 다시 만났는데 한국어를 어느 정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후 중국으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계속 일본에 살면서 연락이 끊어졌다. 바로 그의 고향 벳푸로 향했기 때문에 내게는 이곳이 조금 독특한 도시 중 하나였음은 분명하다. 벳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또, 인연이 있다면 어디선가 만날 수 있겠지.




벳푸역 앞에 내리자 온천의 도시에 걸맞게 역 앞에도 손을 따뜻하게 적실 수 있는 온천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벳푸에 도착한 시간에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반나절 동안 벳푸 온천 지옥 순례를 끝마치고 오이타로 돌아가 구마모토로 향해는 버스를 타야했다. 시간이 촉박했다.







- 손을 대 보니 따뜻했다. 겨울, 시린 손에 잠시 온기를 담았다.

역 안에 들어가면 안내소가 있는데 여기서 버스 1일 승차권을 판다. 이 승차권을 사면 벳푸 온천 지옥순례 티켓도 할인받을 수 있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필요한 곳만 구경하고 걸어다닐 생각이었지만 정류장 앞에 서 있는 동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버스 프리패스를 샀다.








일본은 관광지 어디를 가도 온천이 널렸는데 왜 벳푸가 온천으로 유명할까. 벳푸 온천의 유명한 이유는 이곳 온천이 즐기는 것이 아닌 구경하는 온천이기때문이다. 사람이 몸을 담글 수 없는 온천을 지옥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구경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는데 여러개의 온천을 차례차례 코스로 만들어놓은 것을 '지옥순례'라고 부른다.

버스를 타고 지옥순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벳푸도 평지가 아닌 언덕을 따라 집이 들어서 있었는데 버스는 한참이나 위로 올라가야 했다.
 





- 벳푸 시내버스를 타고 지옥순례하는 관광지로 올라가는 길. 도쿄처럼 대도시도 아니고 교토처럼 예쁜 동네가 있는 것이 아니라 관광지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평범한 지방 소도시라는 느낌이 든다.





지옥순례를 하는 곳에 버스가 도착하자 안내방송도 유일하게 한국어로 나왔다.

온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밖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규슈에서 산이라고 하면 아소산, 온천이라고 하면 벳푸가 유명해서인지, 두 곳 다 한국인이 많았다. 다음은 지옥순례의 각 온천별 사진이다.

1. 우미 지옥 - 바다 지옥





열대의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 온천물빛으로 인해 바다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날씨때문인지 파란 색은 아니었다.  







바다 지옥 설명.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틀면 발을 담글 수 있는 발온천이 있다.  이날 비가 오고 너무 추웠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잠시 들어가 발을 담그면서 추위를 녹였다.





수증기가 끊임 없이 올라온다.

2. 보즈 지옥

온천이 부글거리는 게 머리를 빡빡 민 스님(보즈)의 머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3. 야마 지옥





산 기슭에 쌓인 바위틈으로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곳의 특징은 뜨거운 온천열을 이용해 플라밍고, 하마 등 열대 동물을 사육하고 있다는 점.





바위 틈으로 나오는 온천 수증기.







하마는 만사가 귀찮다는 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동물원도 아닌 곳에서 고생한다!





온천열로 동물을 사육하다니, 갑자기 온천순례가 동물원 모드로 전환.





동물 먹이도 팔고 있다.

4. 카마도 지옥





카마도 지옥 입구. 







카마도 지옥은 다양한 색깔의 온천과 수증기를 직접 쬘 수 있는 코너도 있어, 그나마 제일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생각된다.

5. 악어가 사는 오니야마 지옥

99도의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이 온천열을 이용해 악어를 키우고 있다.





이 추운 날, 사육되는 악어들을 보는 순간, `너네들고 먹고 살기 위해 고생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어가 사육되고 있는 오니야마 지옥의 상징인 일본 도깨비.

머리 양쪽에 뿔이 나와있는 이 형상을 보니 한국의 도깨끼가 일본 도깨비의 이미지를 차용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원래 한국의 도깨비는 이렇게 험상궂게 생긴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친숙한 이미지였다고 하는데,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이런 모양이 됐다는 설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6. 시라이케 지옥 - 하얀 연못 지옥 

지하에서 뿜어져 나올 때는 무색투명한 온천수지만, 연못에 고이기 시작하면 온도와 압력이 떨어져 우윳빛으로 변한다는 곳.







지옥순례 중 우미지옥부터 시라이케 지옥까지는 가깝게 모여있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할 수 있으나 나머지 두개의 온천은 버스로 이동을 해야했다.

편의점에서 빵을 사서 간단히 요기를 한 뒤 버스로 남은 두곳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버스 창가를 통해 벳푸라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 내려가는 버스 창가에서 본 벳푸.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 6개의 온천의 모여있는 칸나와온천지역.




 
7. 치노이케 지옥 - 피의 연못 지옥





산화철을 함유한 점토가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피로 물든 것처럼 빨간색 온천수로 가득하다. 8세기 무렵 만들어진 만요슈(万葉集)에도 '붉은 연못'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알려져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가 보면 빨간 온천과 수증기 말고는 그리 볼거리는 없다.

8. 타츠마키 지옥 







온천이 소용돌이처럼 쏟아나온다고 하는 곳이다.

지옥순례는 총 8개 공통입장권을 사서 보는게 할인금액이 적용되기 때문에 좋을 것 같지만 막상 돌아보니 4개 정도만 봐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악어가 들어있는 곳과 그 외의 3곳은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치노이케 지옥 옆 길 아래에서도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벳푸가 온천지대에 들어선 도시인 것만은 확실하다.





온천열때문인지 동남아시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야자수가 눈에 띈다.

벳푸는 다 돌고 나니 한 번 호기심으로 올 곳이긴 하나, 아소산처럼 하이킹 등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때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지나친 관광상품화는 틀에 갖혀서 새로운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시간에 쫓기다 보니 100엔짜리 시영 온천에 들어가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도쿄에서 근교 온천을 자주 가 봤기 때문에 벳푸에서 굳이 온천에 몸을 담글 필요가 없다는 생각때문에100엔 시영 온천이 있다는 사실도 간과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오후 4시 하루종일 흐렸던 벳푸는 우리가 오이타행 전철에 다시 몸을 실었을 때 거짓말처럼 갰다.





- 벳푸역에서 바라본 역 앞 풍경.  사요나라. 벳푸! 

규슈여행기 <11>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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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3/07 [10:35]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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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한번에 쫘악~ 자갈치 11/03/08 [13:42]
일본 규슈여행 한번에 다 한 기분이네요..잘 보았습니다..^^ 다음편이 기다려진다는.. 수정 삭제
유익한 내용 ^^ 초보만리 12/01/05 [15:29]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11년3월7일자는 사진이 보이지 않네요.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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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그니의 일본표류기'와 일본어 카페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주인장

블로그: http://www.dangunee.com/
카 페: http://cafe.daum.net/dangunee

펴낸 책: 일본대중문화(드라마,영화,만화,애니,소설)에세이와 일본어를 결합시킨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 2](10/21출간),[에세이로 다시 시작하는 일본어](12/10출간) 등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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