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아도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습니다. 서울은 도쿄와 상당히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간판이 전부 한글이어서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도쿄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모르는 간판이 있는 그런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한국을 찾아 일본배우, 한국배우와 함께 영화촬영을 경험한 하기와라 켄타로 감독은 한국 서울의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영상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관광진흥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쇼트쇼트 필름페스티벌 '한일관광진흥 프로젝트'에서 제작된 두 편의 단편영화가 23일 도쿄 하라주쿠 라포레 뮤지엄에서 상영되었다.
한일관광진흥 프로젝트는 한일 양국 감독이 서로의 나라에 가서 양국 배우들과 함께 서로의 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하기와라 감독이 일본 여배우 사쿠라이 아츠코와 한국의 존재감있는 배우 김응수와 함께 서울을 배경으로 '수퍼스타'라는 작품과 한국의 박상준 감독과 박건형, 류현경, 일본배우 다나카 요지가 에노시마를 배경으로 '스마일 버스'를 제작했다.
수퍼스타는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일본 여성이 한류스타 팬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와서 택시 대신 도로주행 연습중인 차에 올라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처음 한국에 방문했다는 여배우 사쿠라이 씨는 "가장 놀랐던 것은 서울의 엄청난 추위였다. 1월 중순 쯤 촬영했는데 한강이 얼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에 귀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서울 사람들은 이런 추위를 견디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첫 방문 소감을 밝혔다.
하기와라 감독은 "영화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한류 붐에 대해 생각하면서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일본 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나름 이렇게 열심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배경은 서울 명동과 강남. 하기와라 감독은 "한강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전혀 다른 분위기인 것이 흥미로웠다. 다음에도 한국을 방문해서 한강을 찬찬히 살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가나가와현의 관광지 에노시마에서 촬영한 박상준 감독은 "에노시마에 연을 하게 해준다는 절이 있다고 들었는데, 바로 그 옆에 인연을 맺어준다는 곳도 있다고 해서 이 두 곳을 배경으로 멜로 스토리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스마일 버스'는 3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돌연 이별을 결심하고 에노시마 관광가이드를 하고 있는 한국여성과, 그녀를 되찾기 위해 관광버스에 올라탄 남성의 사랑이야기를 아름다운 관광지를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
이제까지 일본에 4번 정도 방문했다는 박건형은 영화 촬영 내내 경치가 너무 좋아서 직접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연기를 하느라 힘들었다는 에피소드를 밝혔다. 다음에는 오토바이를 가져와서 에노시마 일대 오토바이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셀 수 없이 많이 일본에 방문했던 류현경은 올때마다 온천이 항상 좋았다며 다음에도 가족들과 함께 온천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에 함께 참여한 일본 카리스마 배우 다나카 요지는 "지난해 아내와 함께 한국 서울에 가봤다. 아내가 한류드라마를 좋아해서 드라마 촬영지에도 가봤다. 다음에 가보고 싶은 곳은 대구? 대전? 의료가 발달한 곳. 머리카락을 좀 심어볼까 하고"라고 말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두 편의 작품은 현재 개최중인 일본 최대 단편영화제 쇼트쇼트 필름페스티벌 폐막일인 26일에 상영된다. 쇼트쇼트 필름페스티벌은 6월 16일부터 26일까지 오모테산도 힐즈 스페이스 오 등에서 단편영화 상영 및 각종 이벤트를 하고 있다.
▲ 한국측 대표 겸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참석한 배우 안성기 ©jpnews | |
▲ 뛰어난 일본어 실력을 보여준 카리스마 배우 김응수 ©jpnews | |
▲ 여성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던 박건형 ©jpnews | |
▲ 감독으로도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류현경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