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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은 일본에서만 판매하겠습니다
[김상하의 일본엿보기] For sale and use only in japan
 
김상하(프리라이터)
지진으로 연기되었던 일본 프로야구가 개막전이 막 시작하려던 4월, 한국에 있는 지인이 한국에는 중계하지 않는 박찬호의 첫 등판 시합을 보고자 일본의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인 ‘가오’에 가입하였다. 그런데 결제가 안 되어서 매우 곤란해 하며 help를 요청했다. 이 사이트는 한국 카드로는 결제가 되지 않고, 오로지 일본에서 만든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부탁을 받아서 일단 결제를 해주었다. 그런데 또 다시 문제가 생겼다. 결제한 시합을 볼 수 있는 페이지에 들어가서 소프트웨어까지 정상적으로 설치되었지만 해외 ip가 막혀있어 결국 시합을 보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을 인터넷으로 재전송하는 방송 컨텐츠를 타국에서는 보지 못하게 하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굳이 일본만 뭐라고 할 건 아니지만, 일본은 유난히 이런 경우가 많이 눈에 띈다.

외국인이 일본에 살면서 크게 당황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신용카드 사용 문제다. 분명히 웹사이트에는 visa, master, jcb 등의 카드가 사용 가능하다고 쓰여 있지만 어째서인지 카드로 결제를 하면 승인이 안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유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으로 그런 일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일반 상점에서도 이런 일을 겪게 되는 일이 많았다.

게임이나 피규어 같은 조금 오타쿠 문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일본 상품에서 이런 문구를 아주 많이 보았을 것이다. ‘for sale only in japan’ 혹은 ‘for sale and use only in japan’. 이 상품은 일본에서만 판매하고 오로지 일본에서만 사용을 허가하겠다는 문구다. 판권 문제 등으로 넣은 문구라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이 문구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판매하는 게임에도 for korea only라는 표기가 있지만 일본처럼 광범위한 상품군에 이런 문구가 있는 건 아니다.

일본에서는 어떤 서비스도, 어떤 컨텐츠도, 어떤 상품도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하고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우선은 일본에서 팔려야만 이걸 외국에 가져가 팔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리고 그것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서는 완성되었더라도 그것이 국제적인 감각에 맞게 어레인지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아직 일본 내에서만 판매해야 하는 로컬 상품이라는 인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일본 내에서 판매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검증한 뒤 내놓은 상품인데, 이것이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외국에서 누군가가 구매해 문제가 일어났을 경우의 면책을 위해서 반드시 ‘for sale and use only in japan’라는 문구를 써넣게 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런 for sale and use only in japan으로 인해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돈을 내고 사겠다고 하는데도 팔 수 없다고 하는 코믹한 상황이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라도 일부러 ip만 막아놓지 않았다면 url만 쳐서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런데 일본은 사뭇 다르다.

예를 들면 어떤 온라인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 하던 대학생이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을 경우에 이 사람은 외국에서 접속을 하기 때문에 일본에 있는 게임 서버에 접속을 하지 못해야 하는 걸까? 온라인 게임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의 스탭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씩 하곤 하는데, 거의 100% 가깝게 접속이 차단되어야 한다고 대답을 하는 걸 경험할 수 있었다.

만약 그 고객이 해외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게임 내의 버그나 해킹 등으로 문제가 생겨서 문의를 해왔을 때 일본 내에 있는 고객과 동일한 서포트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메일을 통한 문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화나 팩스 등을 통한 문의를 해야 할 경우가 있지만, 그런 경우에 해당 고객에게 국제전화 요금을 부담하게 할 수는 없고, 설령 고객이 그런 금전적 부담을 감수하겠다고 하더라도 회사 차원에서의 적절한 대응은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객에게 민폐만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본의 로컬 중심의 서비스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하곤 했었는데, 나 자신이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깊게 관여하다 보니 책임 회피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일본산 컨텐츠의 for sale and use only in japan라는 문구는 결국 책임 회피보다는 ‘완성품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일본의 전통적인 관습에 의한 것인 듯 하다. 마치 자동차를 판매할 때 현지 사정에 맞추어 커스터마이징 해 판매하듯이 컨텐츠도 그런 인식을 갖고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물리적인 상품의 형태로 나온 것이 아니라 데이터만이 존재하는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마찬가지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인터넷 서비스도, 게임도, 장난감도 일본어로 나오고 일본 현지의 a/s만 대응이 가능할 때는 그 상품은 오로지 일본이라는 지역에서 판매할 때만 완성된 상품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논리가 성립된다. 해외에서 아무리 검증이 끝난 상품이라도 일본에 들어오면 그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완성된 상품으로 생각한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충분히 쓸만한 플랫폼이 갖추어졌을 때 상품을 판매하고, 문제가 생기는 건 패치로 해결하고, 패치로도 해결 안 되면 소수의 고객들과 함께 상품까지 버리면서 빠르게 앞으로 나가는 요즘 방식에 일본 기업들은 그래서 매우 당황하는 것이 아닐까?

글 | 김상하(프리라이터)
 
(김상하 씨는 현재 일본 도쿄에 거주중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일본서브컬쳐 정보를 발신하는 파워블로거입니다)
김상하 씨 블로그: http://blog.daum.net/kori2sal/623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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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7/03 [12:19]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이런 오타쿠 일빠 새끼들은 ㅇㅇ 11/07/03 [21:29]
일본에서만 거주하겠습니다. 수정 삭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ㅋㅋ 11/07/04 [01:17]
저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좋은 기사도 막 까는건 너무하잖아요; 수정 삭제
세일즈 온니 자판이라 ㅋㅋㅋ 좋아좋아 계속그렇게만하도록 zzzz 11/07/04 [05:48]
일본이 쇠락하는길이니 아주 수정 삭제
Jalapagos show must go on! 잘라파고스 11/07/04 [07:47]
Fukushima Radiation only in Japan...
수정 삭제
야후 옥션에 물건을 직접 살려고 해도 마징가 11/07/04 [14:31]
일본인들중에 국내에서만 팔려고 하지 해외까지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인이라고 차별하나 역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안정배송에 대한 우려등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어요 수정 삭제
좀 쉽게 살자 한국인 11/07/05 [06:08]
일본 사람들아
스트레스 그만 받고 쓸데 없는 걱정 좀 덜하고...
별 걸 다 염려하는구나 수정 삭제
그렇다기보다는 일본인들이 스스로 일본이라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겠죠. gg 11/07/11 [20:08]
섬이라고 하는 지형적인 특징에서, 일본을 제외하고는 주변 국가를 전부 해외(바다 건너서 사는 남, 타인이라고 인식)라고 지칭하는 일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요. 한국에 대해 한류가 국가에서 나서서, 정부에서 나서서 추진하기 때문이다. 국책이다. 라고 비판하면서, 실은 일본인들 스스로가 그 국책이라고 하는 것을 애용한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요? 메이드 인 저팬을 스스로 애용하는 건, 일본인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의 표현이기도 하고, 또 그 우월감은 한국, 중국 등을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제이피 뉴스에도 자주 나오는 재일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기도 하구요. 다만, 일본인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누군가를 차별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겉으로 표시를 하지 않을 뿐이죠. 늘 그렇듯이 일본인의 혼네는 아무도 모르는 가슴 한 구석에.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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