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결혼하는 커플 셋 중 둘은 혼전에 동거를 경험한다는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일본 웨딩잡지 젝시에서 지난해 회원 3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 전)동거한다, 할 예정"이라고 답한 사람이 70%로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기간에 대해서는 1년 이상이 34%, 반년에서 1년 사이가 29%로 약 1년 이상 길게 동거하는 커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의 형태로는 신랑, 신부 어느 쪽의 가족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커플 둘이 신혼집을 얻어 따로 사는 형태가 61%로 가장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동거에 대한 부모님들의 인식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동거'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모님들이 많지만, 일본에서는 반 수 이상이 동거에 대해 찬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에 대해 '찬성'한 부모는 53%, '일부 반대했지만 찬성이 대다수였다'가 23%로 약 70%를 넘는 부모들이 자녀의 동거에 대해 찬성의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커플이 동거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같이 오래 있고 싶기 때문'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결혼전에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기 때문' 20%, '돈을 절약하기 위해' 19%, 그 밖에는 결혼준비를 같이 서두르기 위해 등이 나왔다. 일본 젊은이 대부분이 비싼 월세방에서 사는 것을 생각하면 돈을 절약하기 위해 동거를 한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한편, 동거를 하지 않거나 할 생각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도덕, 관습적인 이유로'가 24%로 가장 많았고, '부모의 반대'가 17%, '결혼식을 올릴 때까지 부모님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기 위해'라는 효자, 효녀 답변도 있었다.
한편, 실제 동거를 경험한 커플이 꼽은 동거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상대방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경제적인 절약이 된다',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기 편했다' 등 좋은 점이 있다고 밝혔고, 반대로 '데이트할 때 두근거림이 결혼전 이미 많이 사라져버린다', '혼자 보내는 자유시간이 줄어든다'와 동시에 '결혼하려는 계기가 사라진다'는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동거를 오래하다보면 오히려 결혼을 서두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동거만 계속되는 커플도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미 동거를 경험한 커플 선배들은 '동거는 결혼 날짜를 잡고 하는 것이 좋다', '동거 목적을 확실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