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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꽃놀이, 보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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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의 스미다가와 불꽃놀이를 찾는 사람들, '분위기에 취하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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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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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름밤의 백미는 불꽃놀이 대회이다.
불꽃놀이 대회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500여회나 열리고, 7월부터 8월까지 거의 매주말마다 볼 수 있지만, 일본 사람들은 매년 들떠서 불꽃놀이를 보러간다.
10대나 20대들에게는 달콤한 데이트의 장소이고, 30~40대들에게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모임, 장년층과 노인층에게는 오랜만의 떠들석한 분위기를 느껴보게 하는 일본의 여름 불꽃놀이.
그 중에서도 가장 유서깊은 불꽃놀이를 꼽자면, 무려 200여년 전인 1733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도쿄 스미다가와 불꽃놀이 대회. 쏘아올리는 불꽃수만 2만여 발이 넘을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 아사쿠사는 발딛을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jpnews | | 매년 7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개최되는 스미다가와 불꽃놀이 대회에는 매년 100여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몰려 거리 전체가 사람들로 메워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교통이 통제된 도심 한가운데서 도로를 가로질러 보는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 2만발보다 1,500발이 늘어난 21,500여발의 불꽃이 예정되어 있어 기대를 모았고,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다행히 날씨도 흐리지 않아 마음 편히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오후 7시부터 예정된 불꽃놀이이지만, 이 시간에 맞춰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빠른 사람들은 오전 중부터 돗자리며 먹을거리, 마실거리를 들고 명당을 찾아나선다.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니 자칫 늦으면 먼발치에서 불꽃소리만 듣고 끝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 차 없는 도로를 맘대로 걸어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 ©jpnews | | 취재를 위해 아사쿠사 역 근처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를 조금 넘은 시각. 이미 전철역부터 거북이 걸음을 해야할 정도로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고, 유카타를 차려입은 젊은이들의 들뜬 목소리에 시끌시끌하고 있었다. 간신히 역에서 빠져나와 지상으로 나오자 차량 통제가 된 도로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빌딩숲 사이의 거대 아스팔트 도로의 중앙선을 가로질러 가니 묘한 느낌이 든다. 질서를 위해 동원된 수십, 수백명의 경찰들과 무리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 자동차가 없는 텅빈도로, 마치 드라마 '모래시계'의 데모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미 중앙도로는 자리를 펴고 있는 시민들로 가득차 있는 상태였다.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 마셨는지 얼굴이 벌건 사람들이 꽤 눈에 띈다. 야끼소바며 구운 옥수수를 뜯는데 열중한 사람들도 있고, 아예 불꽃놀이와는 무관하게 등돌리고 앉아 술판을 벌인 사람들도 있다.
▲ 이미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은 편안히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있다 ©jpnews | | 사실, 스미다가와 다리 위나 근처의 높은 빌딩 옥상이 아니면, 도로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불꽃놀이를 구경하기 힘들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건물들 때문에 어딘가 가려져 있는 불꽃을 보거나 잔 불꽃만 구경하기 일쑤이다. 그러니까 스미다가와 불꽃놀이 대회에 오는 백만명에 달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불꽃놀이 자체를 구경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불꽃놀이' 핑계를 빌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찾는 사람들인 것이다.
▲ 불꽃놀이의 의상하면 역시 '유카타' ©jpnews | | 유카타만 봐도 그렇다. 일본인들도 일년중 기모노나 유카타를 입는 날은 거의 드물다. 친족의 결혼식이나 졸업식, 성인식 등 특별한 행사가 있어야 입는 옷을 굳이 무더운 한여름밤에 꺼내입는 것은 불꽃놀이 자체와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인 것. 올해는 유난히 많은 남성들에게서 유카타 차림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커플에게 '왜 유카타를 입었는지' 물어보자 "이왕 불꽃놀이 구경오기로 한 이상, 여자친구와 맞춰서 입는 게 보기도 좋고, 분위기에도 맞을 것 같아서 입었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유카타를 입을 기회가 전혀 없다고 말하는 남자친구는 "일반적인 옷에 비해 덥기도 하고, 걷기도 불편하지만 여자친구와 같이 할 수 있어서 즐겁다"라고 닭살멘트를 쏟아냈고, 이에 핑크색 화사한 유카타를 차려입은 여자친구는 환한 웃음을 보냈다.
또한, 불꽃놀이에 빠질 수 없는 것은 '술'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캔맥주를 들이키면서 바라보는 하늘은 최고의 피서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불꽃놀이 시즌이 되면, 더 바빠지는 사람들은 인근 상인들과 포장마차 주인들이다. 올여름 최고의 매상을 꿈꾸며 열심히 튀기고 굽고 있는 포장마차에는 길게 행렬이 생기며 먹을거리와 술을 사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카키고오리(얼음간 것에 시럽을 뿌린 것)'가 인기가 높은 것 같았고, 술안주를 원하는 어른들에게는 '에다마메(껍질있는 콩을 소금물에 데친 것)'나 꼬치구이 등이 인기가 있는 듯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 맥주 한잔에 꼬치구이면 하루 피로가 싹~ ©jpnews | | 스미다가와 불꽃놀이 축제는 일본 최고의 불꽃놀이인 만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만점이었다. 아사쿠사의 상징인 카미나리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는 금발의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 아예 유카타를 입고 부채를 부치며 '일본인 행세'를 하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피요~' 소리와 함께 날아오른 불꽃은 하늘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술취한 일본의 여름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 스미다가와의 사람들
▲ 역 안이 너무 혼잡한 탓에 정리요원들이 곳곳에 배치 ©jpnews | |
▲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두가 즐거운 불꽃놀이 ©jpnews | |
▲ 젊은이들의 여름밤은 뜨겁다! ©jpnews | |
▲ 연인이라면 유카타로 맞춰입어주는 센스! ©jpnews | | >> 스미다가와의 먹을거리들
▲ 나라를 막론하고 맥주의 친구는 오징어~ ©jp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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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7/29 [00:20] 최종편집: ⓒ jpnews_co_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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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
막장2MB |
09/07/29 [0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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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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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분위기군요 |
tomo |
09/07/29 [0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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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한번도 가 본적이 없어서...보통 여름 마츠리랑 하나비가 최고라고 하던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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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화기념공원에서 |
자구리 |
09/07/29 [1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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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스미다가와랑 소화기념공원 하나비가 같은 날에 해버려서 가까운곳 공원쪽에 갔었지요. 그러나 불꽃자체의 화려함은 스미다가와쪽이 낫다고 하고, 제가 보기에도 부산 광안리에 훨 미치지 못하더군요. 그래도 지리한 장마끝에 파란하늘이 보여서 넓은 벌판에 벌렁누워 실컷 하늘구경, 불구경을 했습니다. 맥주를 너무마셨는지 제머리속에서도 불들이 왔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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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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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
한글맞춤법 |
09/07/29 [1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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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을 벌린 --> 술판을 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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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했습니다. |
편집부 |
09/07/29 [17: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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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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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랑할수밖에 없는 일본의여름이네요 |
myjesse |
09/08/05 [2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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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짜증내다 죽어버릴수도 있을것같았던 일본의 여름날이지만 마쯔리며 하나비며 여름을 기다릴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어 행복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잘 봤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함께 갔던 일본인친구들이 하나비 그 전날부터 철야로 좋은 자리를 맡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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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지적 |
wk |
09/10/27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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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타는 덥지않음. 기자분이 기모노랑 유카타를 착각한것같은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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