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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조선학교 방사능 제거하러 가다
[이신혜 재일의 길] 고리야마는 더웠고, 재일동포는 뜨거웠다
 
이신혜
참가자 100명 모집! 후쿠시마 조선학교 방사능 제거작업
- 고리야마는 더웠고, 그곳에 있는 재일동포는 뜨거웠다 -

동일본 대지진 발생후 4개월반이 지난 24일, 나는 또 한번 후쿠시마현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후쿠시마시가 아닌 고리야마시라는 곳이었다. 그곳에는 후쿠시마 조선초중급학교가 있다.
 
지진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 1원전사고가 발생했다. 방사능오염은 확대됐고, 피난지역도 넓어졌다. 고리야마시 교외에 있는 후쿠시마 조선학교는 제 1원전으로부터 반경 약 5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전교생은 15명. 학생들은 5월 중순부터 니가타에 있는 조선 초중급학교에서 합동수업을 받고 있다. 방사능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여 부모들이 학교 측과 상의했고, 빠른 대책을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방사능 제거를 위해, 고리야마시는 4월 중순, 전국 최초로 초중학교와 보육소, 유치원 교정의 흙을 갈아엎는 표토 제거작업을 개시했다. 5월 17일부터는 대상을 확대하여 시내 초중학교와 보육원까지 제거작업대상으로 지정, 발표했다. 그러나 조선학교는 대상에서 배제됐다. 

후쿠시마 조선학교는 일본 초등학교, 중학교에 해당하는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정식 학교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조선학교는 3월 13일부터 월말까지 피난처로 사용됐다. 피난민 36명이 여기서 생활하고 그 중 반수인 18명이 일본인이었다고 한다. (일본인이 필요할 땐 이용하면서, 학교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니...) 보통 사람들이라면 너무나도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방침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기에 학생들의 부모와 졸업생 등이 모여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학교 내 방사능 제거작업에 나섰다. 제 1회는 지난 6월 5일. 내가 참여한 이번 작업에는, 총 1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여 방사능 제거작업을 실시했다.
 

나는 지금까지 일본의 공립학교와 대학에서 교육을 받아왔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어 주변에는 조선학교 출신 사람들이 많다. 대학시절이나 현재까지도 조선학교 출신 친구, 지인, 선배들이 있다.

그런 연유로 조선학교 출신 친구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번 방사능 제거작업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후쿠시마여서 조금 고민은 했지만, 알게 된 이상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피폭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이번 방사능 제거작업에는 20대 남성이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들은 참가를 삼가라는 지시가 있었다.

나는 올해 40대에 접어들었고, 아이도 벌써 중학생이다. 남편에게 상담을 하니 "이야기를 꺼낸 순간 갈 거라는 걸 알았어. 마음을 정했으면 어차피 내 말은 안 들을테니까"라며 흔쾌히 허락해줬다. 그리고 나는 고리야마로 향했다. 
 


이번 작업은 운동장 서쪽 배수관, 체육관 주변 배수관, 학교 2층 교실 베란다와 1층 교실 베란다 고압청소,  놀이터와 기숙사 뒷편 표토제거작업, 학교와 기숙사를 포함한 표토제거작업 등 5항목이었다.

일단 여자이고, 취재를 겸해서 왔다는 사실로 조선학교 측의 배려를 받아, 열사병 대책과 관련된 장소에서 일을 돕게 됐다. 당일에는 재일본조선인의학협회 의료진들이 찾아왔다. 더운 장소에서 육체노동을 해야하는 가혹한 환경이었지만, 그들은 "우린 비록 방사능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능한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적재적소에서 사람들을 도왔다. 

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밝은 사람들이었다.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고, 몇 년 후에 수습될지, 지금 후쿠시마 원전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그렇지만 우리보다 먼저 아이들을 생각해야 해. 아이들은 지금 피난해있지만 언젠간 여기로 돌아올 테니까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해둬야 해"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조선초중급학교 1기생 출신에, 후쿠시마와 센다이 조선학교 선생님인 정자 언니도 훌륭한 사람이었다. 자원봉사자를 도우러 온 학부모들은 정자 언니를 발견하고 "하나도 안 변했네요"라며 반가워했다. 취재신청을 했을 때 대응해준 직원들을 시작으로, 자원봉사를 온 여성들은 물 보충이나 차가운 타올 준비, 점심식사 준비와 그늘에서 방사능 제거작업 등을 했다.

어떤 언니들은 자동차로 13시간을 달려 이날 방사능 제거작업에 동참했다고 했다. 나보고 "오사카 어느 조선학교" 출신이냐고 묻길래, "일본학교예요"라고 답했더니 "그래도 (동포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나니까. 우리 동포가 맞네"라며 웃어줬다.
 

간토지방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올 때마다 모두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악수를 나눈 뒤에는 마치 예전부터 잘 아는 사람들처럼, 형제처럼 대화를 나누고 호흡이 척척 맞아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작업 결과, 가장 오염이 심했던 곳은 체육관 주변으로 수치가 4.9마이크로시버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이번 제거 작업을 통해 0.4마이크로시버트까지 내려갔다. 무려 1/10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도 또 1/10만큼 줄어들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작업이 있기 바로 얼마 전, 후쿠시마 조선초중학교가 일본 정부의 (방사능 문제에 따른) 토양긴급개량사업 대상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그러나 대상에 들어가도 학교에 나오는 보조금은 일본 공립학교의 절반 수준이다.
 
자원봉사자들은 "그래도 일보 전진했네"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런 그들이 강하고 용감하게 느껴졌다. 이후에도 그들은 행정당국 측과 참을성 있게 교섭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운동장은 어딘가 외로워보였다. 어른들이 가능한 일은 아이들이 웃으며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장소를 만들어 지켜주는 것. 후쿠시마 조선학교 방사능 제거작업에 참여한 날은 그런 장소를 만들어 온 사람들과 접할 수 있었던, 감동으로 벅찬 하루였다.

다음 방사능 제거작업은 9월에 있을 예정이며, 아이들은 2학기에도 피난처인 니가타 조선학교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나는 9월에 또 한번 고리야마에 가려고 한다. 직접 본 아름답고도 용감하게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의 모습을 다시 취재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진/글: 이신혜(재일동포 프리저널리스트)


▲ 같이 먹었던 점심식사  ©JPNews
▲ 후쿠시마 조선학교에서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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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7/28 [09:43]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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