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한국 대 일본의 친선경기가 열린 가운데, 한국이 일본에 3-0으로 완패했다. 일본에게 3점 이상의 점수를 내준 것은 1974년 9월의 4-1 패배 이후 37년만의 일이다.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한국은 초반부터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으나, 일본은 무리 없이 패스를 전개시켜 나가며 지속적으로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갔다.
비록 제공권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보였으나, 필드 플레이에서는 일본이 압도적인 경기 운영을 보이며 경기를 장악했다.
결국, 전반 34분, 가가와의 필드골이 터졌다. 이충성의 힐패스를 받은 카가와가 단 한번의 드리블로 2명의 수비를 제친 뒤 슛을 쏴 골망을 갈랐다.
이후에도 일본의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쉽게 흥분하며 냉정함을 찾지 못했고, 제대로 패스를 이어가지 못한 채 경기주도권을 일본에 내줬다. 그에 비해 일본은 경기 90분 내내 침착하고도 성숙한 경기 운영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후반에도 이 같은 경기 흐름은 이어졌다.
후반 2분, 이충성이 공간 침투를 통해 한국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골문 정면에 있던 가가와에게 패스, 볼을 이어받은 가가와가 슛을 쐈다. 다행히도, 공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불과 5분 후인 후반 7분, 고마노의 돌파에 이은 슛이 골키퍼 손에 맞고 나왔고, 이를 기요타케 선수가 잡아 혼다에게 패스, 혼다가 그대로 골문을 노렸다. 공은 그대로 오른쪽 구석의 골망을 갈랐다. 스코어 2-0
경기 흐름은 일본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한국 대표팀은 우왕자왕했다. 일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9분, 가가와 선수가 기요타케 선수와 2대 1패스를 주고 받고 난 뒤 바로 슛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일본은 수비진을 두텁게 구축해 후반 막판 한국의 파상공세를 모두 견뎌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도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선보이면서 결국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일본 해설자들은 "상상도 못했던 결과"라며 "일본이 13년만에 한국을 상대로 홈경기 승리를 거뒀다"며 일본 대표팀을 격찬했다. 또한, "이렇게 한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 내용으로, 압도적인 골 차로 승리한 것은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며 크게 기뻐했다.
2골을 넣은 가가와 선수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골이) 깨끗하게 들어가서 잘 됐다. 한국이 상대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겨서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결과에도, 내용에도 만족한다. 90분간 내내 잘 뛰어주었다. 강한 한국팀을 상대로 이런 결과를 얻게 돼,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일본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도 잘 해줄거라고 믿는다"고 밝히며, 경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1골을 기록한 혼다 선수는, "결과도 그렇지만 경기 내용에 신경썼기 때문에 만족한다. 좋은 경기, 좋은 승부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다음 경기가 있으니, 여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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