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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왜 잘못된 건가요?"
[탐방기]日 66번째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가다
 
이지호 기자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인사하는 겁니다. 어디가 잘못된거죠?"
 
중년 남성의 이 말이 마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러 온 이들을 대변해주는 말처럼 들렸다. 참배자들에게 있어서 '야스쿠니'란 단지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는 자리일 뿐이다. 이를 바라보는 기자는 취재 내내 씁쓸함을 지우지 못했다.
 
8월 15일은 한국인에게 있어서 매우 뜻깊은 날이다. 1945년 이날, 일본 국왕인 히로히토가 항복을 선언해 1910년 한일 강제병합 이후 지속됐던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가 끝이 났다.
 
반대로, 일본인에게 있어서 이날은 천황이 옥음방송을 통해 전쟁 패전을 선언한 날로,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고, 전몰자들을 추도하는 날이다. 한국인에게 기쁨의 날인 이날이, 일본인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A급 전범에 대한 생각에서도 한일간 괴리는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조선인을 비롯한 수많은 아시아인들을 무참히 학살한 전범들이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순국열사로서 대우 받고 있는 비정한 현실.
 
물론 모든 일본인이 전범을 영웅시하는 것은 아니다. 야스쿠니에 참배하러 온 참배객들도 모두 이들을 칭송하지는 않는다.
취재 결과, 전범이 야스쿠니에 합사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전범이 합사돼 있다는 사실이 기존 참배객들에게 더이상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을 이유를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전범들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상대로 학살을 자행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참배객들에게 그들은 '일본을 위해 몸 바친 자'일 뿐이다. 
 
야스쿠니 신사의 존재 자체에 염증을 느끼는 주변 국가들과 달리, 일본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행위는 너무도 태연하고 자연스러웠다. 더 나아가, 전쟁을 찬미하고 옛 제국주의를 표방하던 일본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것도 이곳에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욱일승천기가 곳곳에서 휘날렸고, 주위 곳곳에서는 군복 코스프레와 천황을 칭송하는 글귀가 난무했다. 일반인들의 추모와 유족들의 혈육을 잃은 아픔, 전쟁광들의 광기와 옛 일본 제국에 대한 향수 등이 어우러져 매우 이질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야스쿠니 신사였다.  

 

일본의 66번째 종전기념일을 맞이한 이날, 취재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선 것은 오전 6시 반쯤이었다. 야스쿠니 신사 부지 바로 앞에서는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우익들이 깃발을 설치하고 있었다.
 
경내는 아직 한산했다. 대체로 높은 연령대의 참배객이 주를 이뤘다. 젊은이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참배객들은 도리이(鳥居,  신사 입구에 세워진 두 기둥의 문) 앞에서, 그리고 신사 참배 장소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른 아침의 야스쿠니 신사는 무척 조용해서 입구 앞 고개 숙여 인사하는 참배객들을 찍는 취재진들의 셔터 소리만 선명했다. 덴마크 등 유럽에서 온 취재진들도 눈에 띈다.
  


 

 


영혼을 모시는 전당 앞에서 동전을 던지며 일렬로 서서 기도하는 사람들, 그들 옆에서는 빨간색 셔츠를 입은 아주머니 한 분이 구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7, 8시가 되자, 각 지방의 야스쿠니 합사 유족들이 탄 전세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이날은 10시까지 히로시마, 야마가타, 나가노, 미에, 야마가타현 등 각지의 전몰자 유족들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위해 찾아왔다. 이들은 경내 '신문(神門)' 앞에서 기념촬영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은 아침부터 상당히 무더웠다. 그대로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을 잠시 피하려는 참배객들이 삼삼오오 경내 휴게소 옆 벤치에 앉아있었다. 한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가 있어, 잠시 말을 걸어봤다.

그의 이름은 도쿠시게 미치하루, 나이는 87세. 그의 형이 이곳 야스쿠니에 합사돼 있다고 한다. 그의 형은 태평양 전쟁 당시 중국 동북부 하얼빈에 위치한 부대에 있었으나 전쟁이 끝난 뒤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전쟁 종결 선언 후 벌어진 전투에서 사망한 것이다. 얼마 뒤면 일본에 돌아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형제가 나까지 4명이었는데, 모두 군대에 갔어. 죽은 형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살아남았지. 그나마 운이 좋았던거야. 옆집 살던 가족 형제는 3명이 모두 죽었거든"
 
도쿠시게 씨는 전선에 배치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징집됐을 당시, 나이가 어렸기 때문.
 
"나도 현역으로 갈 뻔했는데, 나이가 조금 어려서 가지 못했어. 중학교 2학년 때였을 거야. 비행장 비행기 훈련에 동원돼 전선에 배치되지 않았지"
 
그는 도쿄에 살기 시작한 3년전부터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 산 덕분에 참배도 할 수 있다며 너무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었지. 전선도 아닌데다, 보급부대였거든. 때문에 전장에서의 비장함도 없었고, 별다른 생활의 불편함 없이 살았어. 하지만 일반 일본인들은 전쟁 때문에 괴로웠을 거야"

그는 그 당시 야스쿠니 신사가 군인들에게 큰 의미를 가졌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을 견뎌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어.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것이 군 슬로건이었지. 그땐 그랬어."

일본 주변국으로부터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여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사람마다 사상도 인생도 다른 법이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봐. 사실 나는 야스쿠니 신사를 되도록 남겨두고 싶어. 그렇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아. 당시엔 군인들이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면서 전쟁터로 향했어. 지금은 평화의 시대야. 그때 당시의 분위기를 당신네들은 절대로 이해 못해. 미화될 것도 없어. 그때는 천황과 국가를 위해 죽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져서 의심할 생각조차 못했지. 진리였거든."
 
세뇌든, 아니든 일본의 당시 군인 출신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가지는 애정은 대단했다고 한다.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맨 오른쪽이 도쿠시게 씨     © JPNews

이번에는 다른 노인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도쿄도 가쓰시카구에 사는 아베 씨, 나이 80세.
 
인터뷰를 부탁하는 기자에게 "어디 소속이요?"라며 매섭게 반문했다. 말투를 보니 예사롭지 않았다. 기자가 일본 뉴스를 전하는 한국매체라고 밝히자마자 적의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흥분했는지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말 잘못했다가는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다.

- 야스쿠니에는 얼마나 다녔는지?
 
"잘은 기억이 안난다. 십여년 이상 다녔다"
 
- 이번에 민주당 각료 전원이 신사 참배 불참을 선언했는데?
 
"나라의 수상과 장관들이 오지 않는 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국가를 위해 죽어간 사람들을 참배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단 말인가"
 
- A급 전범이 합사돼 있기 때문에 참배에 반대하는 것이다
 
"A급 전범이라니? 전범은 범죄자가 아니다. 연합국, 미국이 정한 것일 뿐. 그건 우리가 패배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미국놈들은 우리 국민들 안 죽였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그는 흥분하며 훈계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야스쿠니는 국가의 기본이다. 전쟁가서 목숨 잃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종교 문제도 걸려있다. 일본의 '신도'를 믿지 않는 이들도 합사됐다. 야스쿠니를 대체하는 기관을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반대한다. 대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본적으로 전쟁에 졌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오는 거다. 만약 대체한다면 이긴자들의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전쟁 때는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며 전쟁터에 나섰다. 당신네들도 북한에 죽임을 당한 병사들을 추모하지 않는가. 야스쿠니도 마찬가지다. 참배 문제는 국가의 문화와 전통과 연관된 문제다. 외국의 반대는 기본적으로 있을 수 없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경비가 나타나 인터뷰를 막았다. 아까 언급했듯이 '경내 인터뷰' 금지 조항 때문이었다. 이 조항은 2006년 중국인 리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야스쿠니'가 제작된 이후부터 생겼다. 이 영화가 아시아 각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상영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영화는 야스쿠니를 덤덤히 그려내고 있다. 한치의 가감도 없다. 그야말로 다큐멘터리다.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 측은 그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의도된 편집으로 야스쿠니를 욕보였다며, 취재진들의 촬영을 제어하기 시작했다. 진실에 떳떳하지 못한 모습이다.
 
경비가 제지하며 기자에게 조항을 못들었냐며 따지자, 아베 씨가 경비를 만류했다. "내가 이것저것 얘기 좀 해줬어"를 여러 차례 강조하는 그의 말에는 '한 수 가르쳐줬다'는 뉘앙스가 강하게 풍겼다. 만류해줬는데도 전혀 고맙지가 않다.
 
이곳 야스쿠니 신사에는 골수 우익이 넘쳐난다. 그들에게 논리는 작용하지 않는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모든 논리를 앞서기 때문이다. 그들을 설득하고, 말다툼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아베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뒤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경내를 몇 바퀴 돌다보니 어느샌가 경내가 크게 붐비기 시작했다. 오전 10시경이었다. 경내 참배하는 곳 옆에서  신사 관계자가 비둘기 10마리 이상을 하늘로 날려보내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야스쿠니에 합사된 이들이 영혼의 자유를 찾는다는 설정이었다. 
 
야스쿠니를 통해 영혼의 자유를 찾은 이들은 그렇다치자. 야스쿠니에는 한국인 강제징용 노동자, 군인들, 그리고 타종교를 독실히 믿는 일본군인들이 강제로 합사돼 있다. 이들의 영혼의 자유는?
 
아직도 그 유족들은 야스쿠니 합사 배제를 위해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관련 재판은 연전연패다. 야스쿠니 측도 이들의 영혼에 자유를 줄 생각은 없는 듯하다. 강제 합사된 이들은 죽어서도 야스쿠니에 의해 자유를 빼앗겼다. 부관참시가 따로 없다.


한편, 이날 11시경부터 국회의원들이 참배한다는 정보가 들어와 국회의원들이 모이기로 한 장소에 가서 그들을 기다렸다.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방문하기로 예정됐던 것은, 초당파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참의원, 중의원 의원들이었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이날 참석인원은 총 52명이었다고 한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13명, 국민신당 1명, 자민당 31명, 다치아가레 닛폰 4명 등이다.
 
이들은 10시 반부터 야스쿠니 신사 내 '가이코(偕行)문고'라는 건물에 모이기 시작했다. 의원 한 명 한 명이 차에서 내릴 때마다 모여든 군중들은 박수소리와 함께 "와", "감사합니다", "고마워요"를 외쳤다.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러 와줘서 고맙다는 것. 지명도가 있는 의원들일수록 함성소리는 컸다.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모임' 소속 의원들    © JPNews

이들 의원들은 11시경까지 가이코 문고에서 단체회의를 가졌고, 11시부터 15분에 걸쳐서 단체로 신사 참배에 나섰다.

에토 세이시로 중의원 부의장과 오쓰지 히데히사 참원 부의장 외에도 정부 측에서 국민신당 모리타 다카시 총무정무관이 참배했다. 민주당에서는 하타 유이치로 참원국대위원장 일행, 다치아가레닛폰은 히라누마 타케오 대표 등이 참배했다.
 
52명의 의원 외에도, 아베 신조 전 수상과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 가메이 시즈카 국민신당 대표 등이 이날 참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아베 전 수상은 10시 40분경에 도착해, 10분에 걸쳐 참배에 나섰다. 그는 참배 직후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년도 종전의 날에 민주당 내각의 각료 전원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는 것을 크게 비판했다.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JPNews
 
한편, 자민당 다니가키 총재는 52명의 의원들과 함께 참배했고, 11시 20분에 아무런 코멘트없이 신사를 떠났다. 

이날 오후에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도 참배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은 민주당 각료들에 대해 "그 놈들은 일본인도 아니야"라며 독설을 뿜어냈다고 한다. 참으로 이시하라다운 발언이다. 
 


정오가 가까워진 가운데, 참배객들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줄이 길게 이어졌다. 참배를 위해선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수준이었다. 이날 날씨가 무더워 열사병 환자가 나오지나 않을까 걱정했으나, 경내 구석에 마련된 의무시설에 문의한 결과, 다행히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던 중, 한번 경내를 둘러봤다. 정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모여있었다. 야쿠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인상착의를 지닌 우익 집단들, 옛 군복을 입고 대학생들을 훈계하는 노인들, 참배 온 일가족, 연인 등.

 

 

또한, 다양한 마음도 공존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 전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군인들에 대한 존경심과 추모의 마음, 전쟁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 등. 다만, 그 자리에는 일본인에 의해 희생된 자들에 대한 배려심은 없었다.
 
더위에 지쳐 잠시 쉬려던 찰나, 군중들이 큰 원을 그리며 모여있는 곳을 발견해 무슨 일인지 찾아가 보았다. 군복입은 노인 2명이 원 중앙에 있었다. 대학생 두 명을 앞에 세우고 훈계를 하고 있었다.
 
"65년전으로 시계를 돌려놓고 싶다. 그 때의 정신이 요즘 세대들한테는 없단 말이지. 너네 대학생들은 특히 말야"
 
그들은 "전쟁 당시 내가 이렇게 검을 휘둘렀었지. 적은 이렇게 단칼에 벤다. 내가 이번에 센고쿠, 에다노, 간을 베어버릴 거야 이렇게"라며 모조 검을 휘둘렀고, 군중들 사이에서는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들의 말을 듣고 박수를 친 것인지, 족히 90세는 되어 보이는 노인들이 칼을 휘두르는 것에 대한 박수인지 알 길은 없다.

여기서 노인이 말한 3명은 각각 민주당 간 나오토 수상, 에다노 관방장관, 센고쿠 전 관방장관을 이르는 말이다. 민주당 현 정권의 핵심 요인들이다. 그들이 참배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나타낸 것.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경례 교육 받는 일본 대학생들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망언 할아버지    © JPNews

 
그리고 몇 가지 망언이 이어졌다. 
 
"러시아, 중국, 남북조선을 섬멸해야 한다. 일본은 군이 필요하다. 징병제 도입하자. 부인, 아들, 딸? 군이 없으면 잡혀가는 건 순식간이다."

"당시 종군위안부에게는 제대로 돈을 냈단 말이지. 언론 보도가 이상한거야."
 
이들의 말에 수긍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많은 군중들이 노인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
 
일장 연설을 마치고 쉬고 있던 이 두 노인들. 그들에게 어떤 대학생 2명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노인들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알고 보니 한국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의 일장연설을 듣지 못했던 걸까. 너무도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을 부탁한다. 일본인들조차도 버럭 소리를 지르는 이 노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그들은 용감했다.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야스쿠니신사라는 장소와 그들의 복장을 보면 이 노인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감이 온다.
 
그러나 이 네 사람은 나란히 서서 다정하게 사진찍고 있었다. 아까 연설 내용을 듣지 못했던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고선 어찌 이리 다정하게 사진을 찍을까. 찍고나서 "나 인터넷에서 무개념녀 되는 거 아냐?"라는 말을 주고 받는 것을 보니 어느정도는 감안하고 찍었던 듯했다.
 
이윽고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 됐다. 경내에 설치된 오디오 시설을 통해 일본 국가가 울려퍼졌다. 8월 15일 정오 12시는, 전몰자 추모를 위한 묵념의 시간이다. 1945년 8월 15일, 바로 이 시각에 일왕이 패전을 알리는 옥음방송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엇갈린 시각이다.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정오 12시 묵념  ©JPNews

12시를 알리는 사이렌과 함께 묵념이 시작됐다. 동네 시장과 같이 떠들썩했던 경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취재진들의 셔터소리와 매미소리만 연신 들릴 뿐이었다. 곧 이어 간 수상의 연설이 이어졌고, 이를 끝으로 오디오 방송은 끝났다. 이날 간 수상은 야스쿠니 신사 바로 옆에 위치한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전몰자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곳에서의 연설 내용이 실시간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방송된 것이다. 이날 간수상은 연설을 통해 일본의 가해 역사를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까지 참배객 행렬은 이어졌다. 친구, 연인, 가족 등 다양한 구성의 사람들이 참배하러 왔다.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고자 하는 마음은 한국이고 일본이고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야스쿠니엔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간 전범들과 강제 징용된 아시아인들이 합사돼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곳에 합사된 것이다. 더구나 야스쿠니 신사 자체가 일왕을 위해 죽어간 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그런 곳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들은 합사됐다. 일왕을 위해 죽었다는 오해를 받은 채로 말이다.
 
피해는 합사된 이들에 그치지 않는다. 그 가족과 후세에도 전달된다. 지난 7월의 야스쿠니 합사 배제 1심 재판에서 패소했을 당시 원고 측이었던 윤옥중 여사의 눈물이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야스쿠니 무단합사 철폐 소송 - 윤옥중 여사     ©JPNews/이지호

그녀는 살아생전 강제징용된 아버지를 단 한차례 볼 수 없었고, 죽어서도 아버지를 모시지 못했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탓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야스쿠니에 얽힌 수많은 사연에 대해 참배객들은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
 
참배하러 오는 이들에게는 일본인으로서의 자각과 애국심만 있을 뿐이다. 일본에 의해 희생된 자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 가해역사에 대한 반성도 없다.
 
야스쿠니 신사는 한국과 일본이 왜 이웃나라이면서 먼 나라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청산과 반성이 없는 일본, 배려 없는 일본과 과연 한국이 깊은 관계가 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졌을 때 회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야스쿠니 신사가 없어지는 날,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진정한 우호 관계로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날이 쉽사리 오지 않겠지만.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우익 단체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전국 지방의원 연맹 의원들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일본 젊은이들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군복 코스프레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야스쿠니 가이코 문고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다니가키 자민당 총재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다니가키 자민당 총재        © JPNews

 
▲ 20110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 우익 단체   ©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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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8/15 [14:34]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희안해~~이런글엔 절대 글안남겨~~!!! 희안해` 11/08/16 [14:14]
지일파?? 친일파??? 여기서 활동하는 몇몇 인간들~~~~

34456.jeje 를 비롯한 사람들.........참 희안해~~~~~!!
절대 이런글엔 글안남겨~~~~!!
일본이 부당한 대우를받거나 욕먹는글엔 어떻게든 일본의 입장을 옹호해주지만
이렇게나 피가 거꾸로솟고 분노가 마땅한글에는 절대 글안남겨

지들이 보고싶은것만 보는거겠지~~~~

일본은 오직 좋은것만보고 한국은 부족한것만 보고 .....

인생들아........제발좀 바른 시각을 유지하며살아라.
아닌건 아닌거잖아~~~ 왜 일본의 잘못된것도 ,아닌것도 보지않으려하면서

일본이 부당한 입장에처하면 할말은 하는 정의의 사도들처럼 행동들하니.
니들이 일본입장 대변해주는 일본인이냐?? 한국사람이냐???
그러니..........친일파 소릴 듣는거다......한심한사람들아...;; 수정 삭제
무개념녀들 반성하자~~ 삽살개 11/08/16 [14:16]
그 노망난 일본할배랑 사진 찍던 그 무개념녀들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요??
그런 젊은애들 보면...사실 일본인들보다 더 무섭습니다
수정 삭제
참 혐오스럽다 장쾌 11/08/16 [15:37]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며 예의를 중히 여긴다는 작자들이 정작 자신들의 치부를 말하면 반성하는게 아니라 눈을 돌리고 다른말을 하며 변명하기 바쁘다
자업자득이라 일본이 곤경에 처했을때 과연 누가 나설지 두고볼일이다 수정 삭제
아무리 열받아서 떠들어 봤자 말은 말이고 글은 글일뿐........ 후후후 11/08/16 [16:35]
정,재계, 학계 사회 전반에 걸쳐 소위 기득권층과 사회지도층(그냥 식자층이라 하자 지도층은 늬미) 은 친일매국노들과 그 후손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꿰차고 앉아있는 마당에 일본 욕할것 하나 없습니다. 일단 우리가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보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전혀 없구요. 정 무언가를 바꿀려면 일단 상기한 매국노들부터 몽땅 능지처참하고 구족을 멸하고 나서 뭘하던 해야 하는겁니다.
나라의 부와 권력을 대부분 친일파들이 움켜쥐고 있는 상황에서 뭘한다구요? 말도 안되는 얘기죠. 수정 삭제
미래의 일본을 보여주는듯 11/08/16 [17:17]
미래의 일본을 보여주는 듯하네요.. 심하게 말하면 1차대전후의 독일을 보는것 같네요.. 전쟁의 아픔을 말하는 사람은 없고 제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라.. 그것도 일본을 이끄는 정치인들이 앞장서고 그 정치인들을 뽑아주는 일본인들이라.. 앞으로의 일본 상상이 갑니다. 그려.. 우리나라 사람들 정신 바짝 차려야 겟서요 수정 삭제
하늘의 벌은 반드시 온다...천천히 부산갈매기 11/08/16 [18:13]
오면서 회개했는지를 보며 회개했다면 오다가 슬며시 사라지고, 회개 안 하면 번개와 천둥처럼 온다.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이유를 절대 잊지 마라...믿을 지도 의문이지만... 수정 삭제
맞는 말이다. 일본을 위해 죽어간이들을 위로하는게 무슨 잘못인가. 너구리 11/08/16 [23:34]
하지만 그들을 전범으로 만든건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이다. 위안부에게 돈을 지급하고 어쩌고 하는데, 당신의 17정도 꽃다운 나이의 손녀가 개처럼 질질 끌려가서 시궁창에서 남자들에게 놀아나다 정신적, 육체적 충격으 먹어서 제 사람 구실을 못하는 걸 보고서도 (돈, 전표 받았으니 됬다)라는 식의 소리를 할 수있을까? 수정 삭제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있다. a 11/08/16 [23:47]
지금처럼 일본내 민심이 흉흉한 상태가 계속되면 복고주의라기엔 너무 오래전이지만 러시아, 중국과 싸워서 이기고 서양열강에 어깨를 나란히하던 제국시절을 그리워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다 극우세력이 권력이라도 잡는다면?
여러모로 나치당이 집권한 독일의 모습과 비슷해질것이다.
사실 이미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여러가지 이유로 일본 젊은이들의 이민자에 대한 반감도 올라가고있다.
마치 1차대전 후 독일 젊은이들이 모든 사회문제를 이민자(특히 유대인)에게 돌렸듯이... 수정 삭제
정말 불쌍하고 한심하다 지나가는 이 11/08/17 [10:52]
한창 때 나이에 전쟁에 끌려가서 참혹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전쟁 일으킨 자들에 대한 성토는 커녕 전쟁 끝난지 반세기나 지난 지금, 노인이 되어서도 칼 휘두르는 흉내나 내면서 사람들 앞에서 적을 이렇게 베었다느니 위안부가 어쨌다느니 어찌 저리 당당하게 나선다는 게 딱할 노릇이다. 수정 삭제
꺼져일본 ㅇㄹㄴㅇㄹㄴㅇ 11/08/17 [12:23]
알 생각도 안하고 그저 자기가 피해자인마냥 떠드는 드럽고 역겨운 일본아 니네가 잘못했다는건 알려고 하지도 않잖아 병신같은 무지한 나라 뉴스제로에선 학도병취재나하고있고 ;;;;;;;;;;; 존나 병신같음 수정 삭제
핵이나 진짜 11/08/30 [02:17]
예전에 미쿡이 일본완전히 씨를말리려 했을때.
그때 조졌어야 했어. 이것들이 항복하는바람에 무산되었지만. 수정 삭제
역사인식의 한계 125 11/08/31 [11:26]

역사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
기자의 역사인식의 한계다.
정치공부 하지 말고 역사공부 많이 하시기를....



수정 삭제
일본이 야스쿠니 참배하는건 안되고 1 11/10/27 [15:22]
북한이 '조선해방전쟁 영웅'들 참배하자고 하면 얼른할 새끼들이
한국에는 너무 많아서 문제임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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