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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된 신체, 마음의 아픔 메워드립니다"
아픔 지닌 이들의 새 인생을 만드는 아름다운 회사와 마주하다
 
이신혜(재일동포 라이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8월 11일로 5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여러사람과 만났다.
 
그 중 한 명이 주식회사 어헤드 래버러토리즈(AHEAD Laboratories)다. 회사를 한 명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튼 내가 이 회사 사람들과의 교류를 시작한 것은,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동일본대지진 발생 조금 후였던 것 같다.
 
이 회사는 프로테제(인체 보형물), 인공관절, 3D 모델, 치과기공물 등을 제작한다. 병에 걸리거나 종양수술 후, 상처를 입거나 선천적으로 인체에 결손이 생긴 경우, 그것을 인간 본연의 모습과 가깝게 보이게 하고 기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안면복구시술은 TV 프로그램 등에서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회사의 트위터는 때로는 마스코트인 강아지 에비스일 때도 있고, 직원 중 한 명일 때도 있다. 때 사장 자신이 등장해 유머가 넘치는 트윗을 남기기도 한다.

 
어느 날, 회사 트위터에 조각 중인 것으로 보이는 목제 불상 사진이 게재됐다. 이 불상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에서 돌아온 후 회사 사장이 직접 파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동일본대지진 발생직후 현지에 들어갔다. 검안소에서 시체의 치아모양을 확인해 사망자들의 신원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회사 직원들은 사망자 확인 작업이라는 굉장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사장님의 불상이 매우 아름답다고 회사 직원에게 이야기하니, 직원들은 "원래 눈물이 많은 분이시라,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 술에 취해 재해지 이야기를 하실 때면, 사장님은 펑펑 울어버리신다"고 대답해주었다.
 
트위터에는 "재해지검안소에서 자원봉사할 때 사장님이 쓰신 헬멧입니다. 처음 봤습니다. 뭔가 찡하네요"라는 트윗과 함께 많은 메시지가 쓰여져있는 헬맷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다.
 
어떤 회사일까, 나는 이 회사가 매우 궁금해졌다. 트위터 상의 많은 이야기와 많은 인체복구물 사진을 보고 리얼함에 매우 놀라면서 그들에 대한 궁금함을 키웠다.
 
6월 9일에는 "[확산희망]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은 사실 많이 있습니다. 저도 10년 전 사고로 손가락을 잃었습니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실리콘 손가락을 통해 인생이 변했습니다"라는 글과 새끼 손가락을 잃었던 여성의 손 사진이 올라왔다. 그리고 이어서 "[확산희망]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을 아는 사람, 세상에는 이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부디 모두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라는 글도 올렸다.
 
트위터를 주고받으며, 손가락 이야기를 한 직원이 젊은 여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힘들었던 부분을 밝히고 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그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를 찾았다. 이 회사 사장님과 식사를 했는데, 재미있었다. 나이 어린 나의 이야기를 듣고, 화내고, 웃고, 그리고 포용력있게 받아주었다. 재일동포 친구들도 많다고 이야기하고 많은 에피소드도 2주간에 걸쳐 이야기해주었다.
 
나의 서투른 문장보다는 직접 사진을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촬영했지만, 그 질감까지 충실하게 살리지 못했다. 세상에는 지뢰로 손을 잃은 사람도 있다. 그들을 위한 도구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도구를 눈 앞에 하고 다시 한번 그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일본에 사는 첫째 오빠는 올해 5월에 세상을 달리했다. 전에 기사로 썼던 '아름다운 선화'의 양영희 감독과 만난 다음날, 오빠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오빠는 어릴 때 사고로 한 쪽 눈을 실명했다. 엄마가 다른 오빠였기 때문에 나는 엄마 국적인 한국이었고, 오빠는 조선 국적이었다. 오빠는 국적으로 고민했고 갈등이 많은 인생이었다. 트위터상에서 이 회사가 만든 의안을 볼 때마다 우리 오빠 생각이 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오빠의 시신이 사망 당시 심한 손상을 입은 탓에, 제대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오빠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렇게 오빠를 떠나보낸 사실이 아직도 괴롭다. 지진 기사를 쓰면서도, 지진 피해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 회사는 장례회사 의뢰를 받고 머리 부분 손상을 입어 비강이 절단된 사망자의 코를 회복시켜주기도 했다고 한다. 내가 이 회사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많은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후회가 앞서진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기술을 가진 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뿐이다.
 
그리고 안면이나 신체 일부 결손이 있는 환자는 일본을 시작으로 세계에도 많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안면복구시술이나 이런 보형물에 대해 알지못하고 혼자 틀어박혀 사회 복귀가 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사람이 보다 더 잘 살기 위한 도구를 자신의 아픔을 삼키며 만드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어떤 종류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은 길다. 나는 주어진 인생을 아름답고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대지진이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 그간의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이 기사를 쓴다.
 
 


※어헤드 래버러토리즈의 인터넷 사이트: http://www.ahead-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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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8/19 [19:19]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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