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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결혼 앞둔 딸과 부인 잃은 촌장
양가 집안이 결혼 예물 교환하기로 한 날, 딸 주검으로 돌아와...
 
이지호 기자
태풍 12호 '탈라스'가 일본에 상륙해 많은 인명을 앗아간 가운데, 피해가 컸던 와카야마현의 한 마을 촌장이 결혼을 앞둔 딸을 잃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더구나 그의 부인조차 실종돼 사망이 유력시되는 상황.
 
그는 현재 마을의 책임자 겸 대책본부장으로서 아픈 마음을 달래지도 못한 채 재해 대책에 일선으로 나서고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 데라모토 촌장 "딸을 (결혼으로) 이쁘게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와카야마현 나치카쓰우라쵸의 데라모토 신이치 촌장(58)이 5일 기자회견에 나서 마을을 대표해 피해상황을 설명한다. 그의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은 그를 걱정하고 있었다.
 
태풍 12호는 3일 밤부터 와카야마현, 나라현, 미에현 등 3개현에 상륙했다. 태풍 속도가 느린 탓에 태풍은 3개현에 줄곧 머무르며 수많은 비를 뿌렸고,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와카야마현 나치카쓰우라쵸는 특히 피해가 컸던 마을 중 하나였다. 4일, 산사태와 강으로부터 흘러들러온 탁류가 삽시간에 이 마을을 덮쳤고 이 작은 마을에서만 20명이 넘는 주민들이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산과 산 사이에 있던 데라모토 촌장의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집은 대량으로 흘러든 물로 순식간에 휩쓸려 내려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딸 데라모토 사키(24)양과 부인인 데라모토 쇼코(51) 씨가 실종됐다. 그 소식을 전해듣고도 그는 자신이 일하는 관사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마을의 총책임자이자 대책본부장으로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재해 대책을 진두지휘해야하는 입장이었기 때문.

▲ 데라모토 촌장의 딸 데라모토 사키 양. 24세     ©JPNews

 
그는 친한 지인 남성에게 "내 가족의 안부를 알아봐달라"고 말하고 자신은 일하는 관사에 남아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이 지인 남성이 2시간에 걸쳐 촌장의 집에 도착했지만, 집은 온 데 간 데 없었고, 두 모녀의 행방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촌장의 딸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4일(당일)이 결혼 예물을 교환하기로 한 날이었다고 들었다. (모녀를 찾지못해) 너무 괴로웠다"며 당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촌장에게 딸의 비보가 전해진 것은 4일 오후였다.

데라모토 촌장:
 
"4일 오후, 친척으로부터 딸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듣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30분 정도 사키의 옆을 지키고 있었지만,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지도 몰라 금방 다시 관사로 들어왔다. 피난소는 전화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사랑하는 딸의 죽음을 직면했음에도 슬픈 마음을 추스릴 시간조차 없었다. 그는 30분간 안치소에 머물다, 다시 관사로 향했다.
 
촌장의 딸 사키 양은 자택이 있는 이치노노 지구의 초등학교 근처에서 발견됐고, 가까운 절에 안치됐다. 그녀와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초췌한 표정으로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이날은 결혼 예물을 양가 집안끼리 서로 건네기로 한 날. 약혼자와는 이날 오후에 다시 보기로 했건만, 사키 양은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 돼서 돌아왔다.

4일 저녁에 기자회견이 있었던 촌장은, 개인적인 일은 겉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며, 회견 중 최대한 딸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그리고 꿋꿋이 말을 이어나갔다. 결혼을 앞둔 딸의 죽음을 직면한 상태에서도, 자신의 일을 꿋꿋이 하는 그의 모습에 일본 기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혀를 내두르면서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재해 부흥을 위한 회의 등을 한 촌장은 "딸을 (결혼으로) 이쁘게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보내게 됐다. 장례는 조용히 치르고 싶다"며, 이날 공무가 끝난 후 다시 사키양을 만나러 가겠다고 전했다.
 
사키 양의 죽음에 그녀가 일하던 마을 관광협회 직원들도 슬퍼하며 그녀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그녀는 직장 내 최연소 직원으로 동료 직원들이 매우 귀여워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직장 내에서도 매우 성실한 편이었다고.
 
이 협회 사무국장인 우라키 신이치로 씨는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 것인지 말하며 즐거워 하던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라 아직도 기억한다. 일이 이렇게 돼버리다니. 정말 괴롭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한편, 촌장의 부인 쇼코 씨는 7일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도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기적적으로 생환하길 바라고 있다.
 

▲ 와카야마현 나치카쓰우라쵸     ©JPNews

 
▲ 촌장 선거에 나설 당시의 데라모토 촌장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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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9/07 [10:18]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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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동안 눈시울이 결혼하고싶은일본녀 11/09/07 [21:59]
결혼정련기인 노총각으로서 슬픔을 금할길이 없습니다. 저같으면 견딜수없었을꺼에요. 수정 삭제
적령기인데... 11/09/08 [02:04]
슬프셔서 오타난건지; 수정 삭제
안타깝긴 하나... 이성진 11/09/08 [08:26]
한국인들이 이런걸 궁금해 할거 같지 않군요... 수정 삭제
이런게,, dd 11/09/08 [09:54]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가정도 못지키면서 어떻게 사회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아무리 일본이 메뉴얼화된 사회라고 하지만 이런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정 삭제
이번 태풍 한국도 관심 높았죠.. s.korea 11/09/08 [13:53]
네이버 다음 의견란 추천수 높은 의견들 하나같이 일본인 많이죽어라였죠..한국의 감정이 이정도인데 일본인들은 알려나...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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