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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력사용 제한령 해제, "한숨 놨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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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사용 제한령 9일 해제됐지만, 겨울에 또다시 제한될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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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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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수도권과 도호쿠지방의 전력사용 제한령이 해제됐다.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은, 7월 1일부터 관할구역 내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절전을 의무화했었으나, 9월 9일, 여름 전력 사용 절정기가 지났다고 판단하여 전력 사용 제한령을 해제했다. 해당 지역의 지자체 및 기업, 그리고 가정 내에서 활발한 절전 참여가 이뤄진 덕분에, 일각에서 우려했던 전력량 부족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7월부터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의 관할구역 내에서 전력 사용 제한령을 발동시킨 것은,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각지의 원전 운행이 잇따라 중지돼 일부 지역의 전력 수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었다. 일본 동부 지역 일부의 전력 수요량이 공급가능한 전력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자, 이 같은 고육지책을 꺼내든 것이다. 전력 공급량이 수요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정전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제한령은 평일 낮 전력 사용량을 전년대비 15% 가량 절전하도록 의무화한다. 고의로 지키지 않을 경우, 100만 엔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같이 전력 제한령이 발동한 것은, 제1차 석유파동 후인 1974년 이래 37년만이었다고 한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제한령이 시작된 7월 1일부터 9월 2일까지,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 권내의 평일 최대수요 평균은 작년보다 각각 약 21% 줄었다고 한다. 도쿄전력은 최대 사용량이 4,922만kw로, 사전에 예측됐던 5,500만kw를 크게 밑돌았다. 도쿄전력은 "기업 및 가정의 절전으로 1일 수요를 900만 ~ 1,000만kw 가량 줄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부 종합전자제품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땀을 흘리며 고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고, 일선 은행에서 부채질을 하는 일본인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모두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광경들이다. 네온사인으로 인해 낮과 같이 밝았던 신주쿠 밤거리도 크게 어두워졌다.
▲ 이미지 사진, 2011년 3월 원전사고 발생 직후 도쿄도 내 절전 © JPNews | | 절전으로 인한 인명사고도 있었다. 지나친 가로등 소등으로 어두워진 도쿄도 내 고속도로에서 택시가 정차된 차를 보지못해 들이받아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어두워진 거리 탓에 도쿄도 내 날치기 범죄의 발생건수가 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집안에서 냉방기를 사용하지 않고 참는 노인들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 고령자 열사병 사망자의 무려 60% 이상이 실내에 있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볼 때, 올해 기록적인 수의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절전도 일정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 또한, 고령자 열사병 사망자가 급증하자 "고령자의 경우, 절전에 신경쓰지 말고 집안에서 냉방기기를 꼭 사용하라"는 공식 논평을 내기도 했다. 전력 제한은, 일본 산업계에 있어서도 무거운 짐이 됐다. 절전할 여력이 없는 기업들은 여지없이 생산라인 가동을 줄여야 했다. 각 기업과 공장은 주말 휴일을 평일로 변경하거나, 잔업을 줄이는 등의 나름의 자구책을 펼치기도 했다.
여름 제한령 기간이 9일 해제됐고, 기업들은 한시름 덜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가 재가동되지 않으면, 올겨울 이후 또다시 전력부족에 빠질 위험이 크다. 기업들도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 일부 기업은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며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절전은 중소기업의 경영도 압박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오타구의 미야지 철공소는 전동 컴프레서 한대의 운행을 정지시키고 그 대신 경유로 웅직이는 컴프레서를 빌렸다고 한다. 임대 비용 매월 80만 엔과 경유비 월 60만엔의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미야지 다이스케 전무는 "쓸 데 없는 지출"이라며 한탄했다고 한다. 지난 7월 한달간 전력 사용 제한령을 지키지 않아 적발된 기업은 총 400개 회사였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악질적인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대부분 자가발전기 고장 등의 이유였다고 한다. 이번 여름의 전력 사용 제한령이 해제됨에 따라, 도쿄 전력, 도호쿠 전력 관할구역 내 각 기업과 지자체, 가정집은 잠시 짐을 덜게 됐다. 그러나 다시 겨울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이때까지 뚜렷한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겨울철에 또다시 '전력 제한'이라는 족쇄를 차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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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9/09 [12:21] 최종편집: ⓒ jpnews_co_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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