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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쟈니스는 인터넷과 원수지간?
[김상하 칼럼] 컴퓨터로는 쟈니즈 아이돌 실루엣만 보라고요?
 
김상하(프리라이터)
한국의 한 여성지의 부탁을 받아 일본 내 장근석 붐에 대한 기사를 쓰던 중 장근석이 표지로 등장해 파란을 불러왔던 여성 주간지 ‘anan’의 백넘버를 검색하기 위해 출판사의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거기서 보게 된 것은 매우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잡지의 백넘버 페이지에 회색 실루엣이 잔뜩 눈에 띄는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표지 사진이 나와야 하는 이미지가 표지 모델의 사진만 회색으로 실루엣 처리되어 있는 표지들이 유독 눈에 띄는데, 이 실루엣의 정체는 다름아닌 쟈니즈사무소 소속의 아이돌들이다.

<anan>의 백넘버 페이지. 실루엣 처리된 것은 모두 쟈니즈 소속 연예인이 나왔던 표지들이다.


 
 
위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쟈니즈의 실루엣 처리는 이미 업계에서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로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위의 2011년 6월15일호는 표지에 ‘마츠모토 준’, 2011년 5월25일 호는 ‘니시키도 료’ 등 모두 쟈니즈를 대표하는 아이돌들이다.

사실 일본 내에서 한류스타가 뜨는 데는 장기간에 걸친 쟈니즈 사무소의 남성 아이돌 시장 독점의 영향이 매우 컸다. 쟈니즈 사무소는 스마프, 아라시 등 일본 최고의 남성 아이돌 그룹들을 보유한 일본 최대급의 연예기획사이지만 지나칠 정도의 개입과 소송, 타 기획사 아이돌 죽이기, 검열 등으로 업계 내에서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특히 유명한 것이 일명 ‘쟈니즈 실루엣’이라고 부르는 웹 사이트에서의 쟈니즈 아이돌들의 사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다. 쟈니즈는 유난히도 자신들의 소속 연예인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데, 이 때문에 아마존 저팬의 쟈니즈 상품 판매 페이지에는 상품 사진이 전부 ‘Now Printing’으로 되어있다.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저팬에서도 쟈니즈 아이돌의 CD 표지는 전부 별도의 이미지로 대체되어 있다

 
 
필자의 경험을 하나 소개하자면, 몇 년 전 쟈니즈 소속의 국민적 아이돌 그룹 멤버가 출연한 영화의 프로모션 사이트를 제작했을 때의 이야기다. 당시 영화는 쟈니즈 아이돌 K씨와 국민적 여배우인 A양이 주인공인 시대극이었는데, 프로모션 사이트 제작의 주의사항 중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사항이 ‘K씨의 사진이 사이트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였다. 상식적으로 주연 배우의 사진 없이 영화의 프로모션 사이트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허가를 받아내지 못해서 당시의 프로모션 사이트는 여배우인 A양의 사진만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너무 황당하게 느낀 필자는 이후에 제법 많은 일본 연예계 관계자와 연예 기자들에게 쟈니즈가 유독 웹사이트를 비롯한 디지털매체에 병적일 정도로 사진 제공을 꺼려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이 때 돌아온 대답들은 “쟈니즈니까 그냥 놔둬라”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많았던 것이 “웹에 사진을 올리면 쉽게 복제가 되기 때문에 배우의 가치가 떨어진다”라는 대답이었다. 필자로서는 후자의 대답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일본의 남성 아이돌 업계는 30년 가까이 쟈니즈 아이돌 독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쟈니즈 이외의 남성 아이돌들을 철저하게 죽여오다 보니 이제는 시장에 공급되는 남성 아이돌들이 모두 쟈니즈 계열의 천편일률적인 캐릭터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이미 일본의 남성 아이돌 시장은 자체적으로 쟈니즈 계열 이외의 상품성 있는 남성 아이돌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쟈니즈 계열의 아이돌들은 쟈니즈 사무소의 검열이 너무 심해서, 사진 뿐만이 아니라 각종 인터뷰나 쟈니즈 아이돌이 출연한 드라마의 소개 기사 등까지도 모조히 담당자에게 검열을 받아야만 한다.
 
그것도 이 모든 작업을 처리하는 쟈니즈 사무소의 창구가 단 한 사람이라서 쟈니즈 아이돌에 관련된 기사 등을 잡지에 내보내려면 상당히 오래 전부터 기획해서 검열이 완벽히 통과되기까지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런 방식은 미디어들의 반발을 심하게 사왔고, 더군다나 미디어의 주도권이 서서히 웹으로 이동해가면서 웹사이트에는 소속 연예인에 대한 사진이나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하는 쟈니즈를 대체할 수 있는 남성 아이돌이 필요해졌다. 한류 스타들이 일본 내에 쉽게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이유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쟈니즈 아이돌들의 조그만 프로필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여학생들이 대거 고소당하는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공개적으로 쟈니즈에 대한 이야기를 자기 블로그나 믹시 등에 쓰려고 하지 않고, 이 때문에 쟈니즈 팬들의 커뮤니티는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되는 2ch이나 휴대폰 사이트, 아니면 오프라인 팬클럽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한류 스타는 비교적 자유롭게 사진이건 동영상이건 자기 블로그에 소개할 수 있고, 딱히 검열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쉽게 퍼져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쟈니즈 사무소를 동네 슈퍼마켓에 붙여놓았던 자기 소속 아이돌이 모델을 담당한 상품 선전용 포스터나 공익광고 포스터 등도 게재 기간이 끝나면 모두 회수해간다고 한다. 그런 집착으로 얼마나 소속 탤런트의 가치가 상승할지는 필자로서는 물음표일 뿐이다.

| 김상하(프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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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9/11 [11:43]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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