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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령 받고 재외선거 투표한다고?
재외국민선거 분위기 훼손하는 "친북한 재외국민" 용어 한심
 
정광일 <세계한인민주
(※ 편집자주: 제이피뉴스에서는 정광일 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의 기고문 내용이 현실문제에 부합하고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되어 이글을 게재합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생각하는 논의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처음 시행되는 재외국민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가 북한의 선거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조총련계 한국 국적자 등 친북 재외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외교통상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그 배경에 궁금증이 더 해지고 있다. 정부기관 등에서 조총련계 한국국적자, 친북 재외국민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채롭고 생소하다.

중앙선관위가 친북 재외국민의 선거권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북한이 재일 친북한인단체를 통해 한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중앙선관위는 무슨 구체적인 근거로 이같은 판단을 하는 것일까?
 
중앙선관위의 이 같은 우려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일본 내 일부 보수단체들에 의해 내년 재외국민선거에 북한이 일본 내 친북단체를 통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모종의 지령을 내렸을 것이란 추측성 주장이 제기됐고, 급기야는 한국의 일부 보수신문들이 이를 근거로 친북재외국민, 좌파재외국민, 조총련계 재외국민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언론은 이미 북한의 지령을 받고 수만 명의 친북단체 소속 재일동포들이 재외국민선거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고 선거에 필요한 여권을 만들었다고 단정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 만 아니라 조총련 관련 재일동포들이 한국국적을 회복해서 재외국민선거를 위해 한국여권을 발급받는 일은 지극히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된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가 급기야는 중앙선관위가 정부의 법무부 등 관련부처와 대책을 강구할 것이란 발표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일부 보수신문들의 주장처럼 그런 일이 진짜로 벌어진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재일동포 수만 명에게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한국여권을 만들어 투표에 직접 참여하라고 지령을 내렸다면 이것은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이것은 일본거주 재외국민 선거 뿐 만 아니라 전 세계 재외국민 선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재외국민 선거 자체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던질 수 있다. 이런 추측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중앙선관위 문제를 훨씬 뛰어넘는 심각한 사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고 전혀 근거가 없는 일각의 추측이라면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
 
만약 그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가능성이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과장해서 ‘친북 재외국민’, ‘조총련계 재외국민’이라는 갈등을 부추기는 단어를 만들어 낸다면 이것 또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재일동포사회에 남아있는 민족분단의 아픔을 치유하자는 분위기가 일어났다.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금강산 관광에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개성공단이 만들어 질 때 일본에서도 조총련과 민단 간의 교류 분위기가 형성됐다.
 
남북 화해협력분위기에 맞춰 일본 내 민단과 조총련 간에도 화해무드가 조성됐고 그 와중에 상당수 무국적자(조선적) 재일동포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됐다.

북한을 탈출해서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동포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상당수 조총련계 동포들이 한국국적으로 사실상 북한이 아닌 남한국적을 취득한 사례가 있었다. 북한정권 입장에서 볼 때는 어쩌면 배신자가 될 수 있다. 마치 탈북동포처럼.
 
일본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사실상 무국적 상태의 재일동포 상당수가 한국국적을 회복한 것이 2012년부터 4월총선에 시행되는 한국의 재외국민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것에는 단 1%도 동의하기 어렵다. 그 당시에는 재외국민선거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외국민 선거제도가 도입된 것은 2009년 2월 12일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때문에 적어도 2009년 2월 이전에 일본에서 새롭게 한국국적을 취득해 한국여권을 만든 재일동포는 재외국민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북한을 탈출해 남쪽으로 온 동포들에게 부여한 대한민국 국적과 대한민국여권을 선거와 관련해 색안경 쓰고 봐서는 안되는 것처럼 일본에서 오랫동안 무국적 상태에 있다가 남북화해협력시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된 재일동포들에게 ‘친북재외국민’이니 ‘조총련계 재외국민’이니 '위장 대한민국 국민’이니 하는 딱지를 붙여서는 안된다.
 
한국국적을 새롭게 부여하는 절차나 과정에 나름대로 원칙과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대우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을 어긴다면 그것은 다른 차원에서 엄벌할 일이다.
 
멀쩡한 태생적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경우도 전혀 없었던 것도 물론 아니고 특수한 목적을 갖고 한국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친북재외국민, 조총련계 재외국민, 위장 재외국민이라는 용어 만들기는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
 
북한에게 배신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해 서울에 온 탈북출신 대한민국 국적자, 민족분단이 만들어낸 국적아닌 국적, 조선적이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남북화해 시대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재일동포들을 북한의 지령을 받을 가능성 농후한 "잠재적 북한동조 동포"로 아무 근거 없이 분류하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할 수있는가? 
 
이제 확실한 근거를 찾아 말해야 한다. 2009년 2월 재외국민선거법이 마련된 시점을 전후해서 대한민국 국적을 새롭게 취득한 재일동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한 자료가 공개돼야 한다. 일본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새롭게 취득한 재일동포의 연도별  통계자료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회는 이제 본격적인 국정감사를 시작하는 시기다. 일본 도쿄 대사관이나 오사카 총영사관에서 2000년부터 2011년 9월 현재까지 무국적자(조선적) 재일동포 중에 새롭게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한국여권을 발급한 현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미 법무부나 외교통상부 등 관련부처에는 이 같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그 통계를 재외국민선거법이 마련된 2009년 2월 전후로 다시 비교하고 연도별 통계추이를 분석해보면 북한 지령이 일본에 전달되고 그 지령에 따라 수천, 수만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는지 너무나 쉽게 분석할 수 있다.
 
북한이 일본 내 친북인사들에게 한국국적을 취득해서 한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라고 지령했는지 정확한 자료를 분석한 다음 그게 사실이라면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만약 그런 추측의 근거가 없다면 '친북재외국민' '위장 대한민국 국민'운운하면서 일본 뿐 만 아니라 전체 재외국민선거 분위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유언비어를 생산해 유포하는 무리가 노리는 것은  분명해진다. 중앙선관위는 근거없이 유언비어를 생산해 내는 세력이 무엇을 노리는 것인지를 먼저 파악해야한다.

2012년 재외선거에 참여하게 되는 재외국민은 적어도 '북한의 지령' 같은 구시대적 단어에 이용당하는 수준은 훨씬 뛰어 넘는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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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9/13 [09:48]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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