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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정이 통하는 일본, 깊은 정의 한국
[권아둔 칼럼] 상냥한 일본인과 무뚝뚝한 한국인 차이는?
 
권아둔(權亞鈍)
얼마 전, 같은 회사에서 10년을 함께 근무한 일본인 간부가 사전 연락도 없이 갑자기 사표를 냈다. 장차 회사의 중역이 자질이 충분한 간부이고, 또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라 사의를 번복하도록 설득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사실, 그 직원을 열심히 설득하긴 했지만 과거의 경험상 번복되지 않을 것임을 내심 예상했다. 10여년 전에도 창업동지나 다름없는 일본직원이 똑같은 이유로 돌연 사표를 던졌고, 그 때도 설득하였으나 결과는 똑같았다.

그동안 나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회사의 대표로 일해왔다. 양국의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자못 기질이 다른 점을 다시금 느꼈다.

일본의 경우,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표를 상태에서는 아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90%이상 번복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일본과는 정반대다. 

한국직원은 걸핏하면 "에이씨 !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 "회사 그만 둘거야" 라고 자주 자기의사를 밝히지만, 저녁때 술 한잔 하면서 설득하면 다음날 언제 그랬다는듯이 휘파람 불며 출근한다.

아무튼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들어내지 않으려는 일본직원들은 사실 다루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기간 동안 일본직원들과 부대끼며 얻은 노하우가 있는데, 그것은 일본직원들에게 는 잔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센스있는 넥타이 했네" "머리 커팅이 이쁘게 됐네" " 너무 잘 어울린다" 는 등, 세심한 배려가 어린 관심을 나타내거나, 생일 1, 2천엔의 간단한 선물과 함께 축하를 해주면 일본직원들은 대단히 고마워한다. 그것으로 족하다

혹자는 째째하게 1, 2천엔이 뭐냐고 말할 지 모르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사람은 많은 액수의 선물을 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하고, 까다로운 사람은 사전연락없이 선물을 보내면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



비지니스상 가끔 일본골프장에 갈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는 기분이 유쾌해진다. 그것은 플레이를 마치고 수고한 캐디에게 고맙다는 의미에서 1천 엔 선물이나 돈을 주면 그렇게 고마워할 수가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1천 엔이라는 금액이 적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했으나 캐디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이렇듯 중요한 것은 항상 신경을 쓰면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에 비해 한국직원은 잔정보다는 깊은 정을 표시해야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많이 없어졌지만, 10~20년 전만 해도 동료나 상사집을 돌아가면서 초대해 고스톱을 치면서 우애를 도모했다. 그러다보면 서로에 대해서 세세한 것까지 알게 되고, 회사에서도 은연중 그런 면들이 직간접으로 참고가 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일본인 직원집에 초대를 받거나 가본 적은(16년 동안) 번뿐이었다. 한국적인 감각으로는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이 자기집에 부르지 않는 것에 대해 대부분 섭섭해 한다.

물론 나도 우리집으로 일본인 직원을 초대했는데도 말이다. 한국처럼 서로의 집을 오가며 좀더 가까워지고 깊은 정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렇다!!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있고, 정(情)에 대한 개념도 다르다. 일본사람들은 아무리 친해도 상대방에게 폐가 될까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또한 그런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한국사람은 처음 만났어도 한잔을 나누고, 의기투합하면 10년 지기처럼 친구가 있다. 하지만 일본은 결코 그럴 수가 없다. 아니 타인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엄두를 못낸다. 처음 만나면 더더욱 술에 취하려 하지 않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한다. 요즘 젊은 세대는 달라졌지만 말이다. 

일본사람들은 먼저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귀가 닳도록 듣고 또 듣는다. 지난 동북대지진 때도 서로 양보하고 질서정연하게  움직인 것도 그런 가르침에 의한 면이있다. 해외여행 집합시간에 제대로 모이는 것이 일본인 단체고, 꼭 두명 늦는 것이 한국인이라는 어느 여행 가이드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인을 칭찬하기 위한 예가 아니라,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에 대한 병적일만큼 신경을 쓰는 것이 일본인의 기질이다

그런 생각과 절차에 집착하는 나머지, 도리어 본질을 망각할 때가 있고, 본질을 위해서는 절차나 시간에 중점을 두는 것이 한국인이 아닐까 싶다

일본인은 상대방에게 피해가 될까봐 자기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 또한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까봐 직접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말을 할 때는 가급적 돌려서 말을 한다. 오죽하면 일본말에다테마에(建前)’혼네 (本音)’라는 이중적인 말이 통영되었겠는가. 직역을 하자면 겉다르고 속 다르다고나 할까

몇 해 전에 어떤 상사 간부가 일본관공서에 가서 민원을 올렸더니, "검토해 보겠다" 답을 해, 신이 나서 서울본사에 긍정적인 검토를 해주기로 했다고 보고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왠일인지 그 후 일본관공서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일본관공서에서검토하겠다’는 말은 ‘NO’라는 의미다. 비지니스 교섭에서 일본인들이 흔히 남발하는 ‘와카리마시다(알겠습니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본인의 말은 꼼꼼이 새겨들어야 하고 그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

흔히들 일본인은 친절하고 대하기 쉽다고 한다. 특히 일본여성은 상냥하고 애교가 넘친다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일도 있었다.
 
몇 년 전, 아는 일본여성이 한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에 단기유학을 갔다. 그 때 교내에서 만난 한국남자에게 그녀는 상냥하게 대해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얼마 후, 한국인 남자가 사귀자고 기숙사로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일본여성은 당황하여 마침 출장차 서울에 있던 나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상의하러 찾아왔다. 그녀의 말인즉은 일본에서 일본사람 대하듯 친절하게 대했더니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내가 남자를 만나봤다. 그 남자는, 심하게 말하면 일본여자가 꼬리를 쳤기 때문에 기숙사로 찾아간 것이지,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시종일관 당당하게 주장했다. 

이렇듯 일본사람은 타인에게 불쾌감이 안들도록 지나치게 신경쓰는 반면, 한국여성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일본여성에 비해 무뚝뚝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 사진은 이미지입니다  ©JPNews

 

오래전의 이야기이지만, 항공사 승무원들이 하도 무뚝뚝하게 서비스를 해서 회사에서 웃는 얼굴로 일해달라고 '스마일smile ' 만들어 콘테스트를 열었다. 그런데 최우수상을 승무원이 금일봉만 챙기고는 상패는 그만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당연히 그 장면을 담당임원이 승무원을 불러 다그쳤다. 그랬더니 그 승무원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이런 상패를 가지고 집에 가면 아무한테나 실없이 웃고 다닌다고 오히려 야단을 맞는다는 것이었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바뀌어 이런 넌센스적 상황이 벌어지진 않겠지만, 한 일간의 여성을 놓고 볼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친절하고 상냥하기는 하나 쉽게 속내를 들어내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귀는 것은, 비단 일본여성뿐만 아니라 보통의 일본인도 마찬가지다.
 
일본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 50음도 배울 때는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치만 점점 파고들면 들수록 쉬웠던 일본어가 어려워진다. 첫단계가 동사변화이며 다음이 음을 맞추는 음편형(音便形)이어서, 좀더 고급코스로 가면 겸양어, 존경어, 공손(丁寧語) 등 구체적으로 나뉘어져 어렵다

이러듯 일본인은 언어의 경우처럼, 처음에는 만만하게 보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것을 알고 일본인과 교제를 하면 결코 실패를 하지 않을 것이다.


* 필명: 권아둔(權亞鈍) 씨는 한국에서 29년, 일본에서 31년, 중국에서 4년간 생활한 경험이 있고, 한국 S대 사학과 졸업. 현재는 도쿄에서 회사를 경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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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9/15 [11:26]  최종편집: ⓒ jpnews_co_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궁금증?????????? 진돗개 11/09/15 [12:52]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요??
일본여자 기숙사로 한국남자가 찾아왔다고 했는데....싫음 그냥 거절하지 왜 필자에게 상담을 했을까요....그리고 필자는 그남자분을 왜 만나셨나요
좀 그렇네요.....음~~여자인 저로서는 좀 이해가~~~~ 수정 삭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신거죠? 그냥 11/09/15 [15:10]
그 일본여자가 필자에게 관심이 있었던게 아닐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수정 삭제
ee .. 11/09/15 [18:48]
이 분 칼럼은 항상 waraeru..... 수정 삭제
니들이 뭘알아~~~ ... 11/09/15 [20:48]
한국남자들은 일본여자가 아주 고상하고 여성스러워서 이뻐죽겠나 보구나~~
알고보면 한국여자보다 일본여자가 더 백여시 불여시 여시방망이들이더라
수정 삭제
우리한테 이상한 민족이아니고 세상에서 가장이상한 민족이 재수없게 우리 sdf 11/09/15 [23:30]
예전 일본번역물 볼때 일본여자들이 항상 한국인들은 왜 방울토마토를 과일과 같이 내놓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가고 깜짝놀랐다고 늘상 말하던 생각이 나네..ㅋㅋ
그들이 방울토마토를 채소로 생각하는건 이해하겟는데.. 과일상에 오이 몇게 짤라 얹져 놓으면 누가 잡아가나 생각했던 ... ㅋㅋ
일본을 우리가 많이 아는것 같지만,, 일본애들은 확실히 생활방식을 떠나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와는 이질감이 너무나 많다는걸 새록새록 느낀다.. 수정 삭제
저번에 쓴 글 그렇게 욕 쳐 먹더니... ㅋㅋ 11/09/16 [02:54]
아둔한 사람....ㅋㅋㅋ 수정 삭제
정말 정말 11/09/16 [11:52]
이해가 가는 아니...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답답했던 말을 속시원하게...말씀해주셨네요 넘 잘 읽었습니다. 다태 마에.. ....정말 정말.. 정확한 표현이지요..일본인들에게는.. 수정 삭제
난 일본만 독톡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성진 11/09/16 [14:44]
어떻게 보면 일본 고유의 문화라고 볼수있다. 일본인과 일해본 사람중에 대다수는 대하기 힘들다는 반응들을 보인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것도 결과적으로 비난받기 싫으니가 그냥 서로 예의를 지키자 이런식의 발상에서 시작된거지. 결코 남을 위한 배려심은 아니란거지. 수정 삭제
... 죠스 11/09/16 [17:54]
우리나라도 관공서에서 "검토하겠다"면 No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관공서 직원들은 바쁘다며 보지도 않습니다
한국사람도 갈수록 일본사람화되어 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옛날일본영화나 소설같은거 보면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거 같다는 느낌이 많이듭니다 수정 삭제
한참 읽어보고 오래전 글을 읽는 기분 한참 11/09/20 [17:47]
이었는데 역시나....연륜이 오래되신 분이라...음...그러실 수도 있겠네

하면서도...언제적 얘기야....하는 생각도 드네요 ^^;; 수정 삭제
글이 좀.. yaspark 11/09/26 [20:43]
남의 이야기를 귀로 듣고 그냥 쓴건지 아니면 대강 어딘가에서 들었던 얘기를 마치 본인이 직접 전해들은 것 처럼 쓰건지... 연세를 보면 절대로 한국에 단기 연수 갔던 분이 상담하러 올 청춘은 아닌 듯 한데요... 좀 소설 같은 느낌이 강해 거부감이 드네요...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박대근 11/09/28 [13:31]
언제적 이야기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뭐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네요. 오히려 전 경험담에서 나온 글 같아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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