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자제품 제조업체 샤프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태블릿형 다기능 단말기 '갈라파고스'가 10개월만에 판매 종료됐다. 출시 이후 이어진 매출 부진이 결국 판매 종료로 귀결된 것.
이 제품은 제품명 때문에 출시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갈라파고스'는 일본을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는 일본경제를 뜻하는 말로, 세계 흐름에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표준에 고립돼 결국 세계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는 90년대 이후 일본 경제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샤프사의 최신예 단말 기기 제품의 이름으로 쓰인다니 많은 이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출시 당시 상품 디자인 본부장은 "일반 분들은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이 뭔지 생각치 않는다. 우리는 스마트함과 센스 좋은 이름보다도 뼈대가 굵은 이름이 슬슬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임팩트 강한 ‘갈라파고스galapagos’란 이름을 채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샤프사 측의 놀라운 작명 센스(?)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부진했고, 이는 결국 판매 종료로 이어졌다.
단, 샤프사는 "앞으로 판매를 재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부활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서는 제품을 개량해 판매를 재개시킨다는 것. 한편, 콘텐츠의 송신 서비스 및 통신 사업자용 'e액세스' 상품은 계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니 등 일본 대형 전자제품 제조 회사들은 미국 애플사의 'iPad'에 대항해 다기능 단말기를 잇따라 투입해왔다. 16일 자 교도통신은, 샤프의 판매 종료는 각 회사들의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