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교토시 교토영빈관에서 노다 수상과 약 20분간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오사카 시내의 민단 오사카지방본부 강당에서 열린 재일동포 간담회에 출석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본은 영원히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마음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 일본 측의 대응을 촉구했다. 덧붙여 "한국 국민은 최근, 위안부 문제로 마음이 아프다. 위안부 할머니가 살아있는 동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일 양국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다 수상과의 비공식회담에서도 이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나 하는 한일 언론의 각종 추측성 보도가 나왔다. 대부분의 언론은 위안부 관련 발언이 있었다 할지라도 재일동포 간담회의 발언보다 훨씬 발언 수위가 낮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는 이대통령이 임기동안 다섯차례 일본을 방문했지만, 그때마다 종군위안부, 독도, 교과서 왜곡 등 일본정부가 거북해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일체 발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일본을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너무나 고맙고 또 좋다'고 회자될 정도로, 이 대통령은 친일적인 행보를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이번이라고 해서 강경발언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더구나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 등 한일 양국이 협력해 해결해 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한일 관계 경색을 되도록 피하고자 위안부 문제를 강조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이 같은 추측은, 18일 열리는 공식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적용된다. ▶ 18일 한일 정상회담, '위안부' 문제 어느 선까지 언급될 것인가?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내에서 뜨거운 감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래, 한국 정부에 새로운 대응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졌다.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지난 14일, 1992년 이후 매주 열리는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가 천 회를 맞이했다. 한국, 일본 양국에서는 수요집회 천 회를 맞이해 큰 시위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위안부 관련 시민 단체가 주한 한국 대사관 앞에 위안부를 상징하는 소녀 모습을 하고 있는 '위안부 평화비'를 설치했고, 한국에서 큰 이슈가 됐다. 일본에서도 언론에 의해 비중있게 다뤄졌고, 반발 또한 잇따랐다. 일본에서는 일본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외무성을 포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 및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위안부 문제가 온・오프라인 상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됐고, 일본에서도 위안부 시위 및 위안부 평화비 설치를 둘러싼 문제가 비중있게 보도됐다. 정상회담을 바로 앞두고 벌어진 일련의 시위 및 논란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수상의 공식 회담은 18일 교토 영빈관에서 열린다. 이날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가 다뤄질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두 정상 간에 위안부 문제가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될 것인지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 일본이 보인다! 일본전문뉴스 JP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