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26일, 관광을 위해 한국에 입국한 일본인 여대생 A씨가, 같은 해 10월 6일, 숙소였던 서울 명동의 한 관광호텔을 나간 뒤 실종돼, 한일 경찰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가 단순한 '사랑의 도피'로 종결지었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한국 언론은 물론 일본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가 됐다.
일본 메이저 언론사인 요미우리, 아사히 신문, TV아사히, 후지TV 등은 납치가능성이 높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낮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와이드쇼'에서는 서울 현지발로 A씨가 탔던 택시운전기사를 찾아 인터뷰를 해 보도하기도 했다.
효고현 출신 여대생 A(22세)씨가 한국에 온 것은 9월 19일. 어머니와 함께 한 3일간의 서울여행이었다. 그런데 일본으로 돌아간 지 5일만인 26일, 어쩐일인지 그녀 혼자 다시 한국에 왔다. 그리고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명동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
여기까지는 그저 평범한 일본관광객의 스케줄에 지나지 않았다. 문제가 된 것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A씨의 부모가 ‘실종신고’를 냈기 때문. 그때부터 실제로 납치사건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한일 양국의 미디어가 경쟁적으로 A씨 문제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경찰은 1개월이 넘도록 전국 호텔의 폐쇄회로TV(CCTV)자료를 확보· 분석하는 한편, 납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통화 및 신용카드 사용내역 분석을 통해 A씨의 동선을 추적했다.
폐쇄회로TV 화면에 나타난 A씨는, 연인으로 보이는 동행한 남성과 손을 잡기도 하는 등, 매우 자연스런 행동을 보여 납치되었다고 보기에 너무 다정했다. 게다가 작년 11월 중순경에는, A씨가 동행한 남성과 함께 찍은 동영상 메시지를 일본에 있는 부모에게 보내는 등, 납치사건으로 볼만한 근거가 너무도 희박했다. 그래서 한국경찰은 A씨가 남자친구와 함께 자발적으로 잠적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한국경찰의 수사 종결에 대해 A씨 부모와 한국주재 일본영사관 관계자도 충분히 납득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한일 양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A여대생 실종사건’은 그렇게 유야무야 양국 국민들로부터 잊혀진 듯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도 A씨가 한국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비자 기간이 끝나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구걸행각을 벌이면서 말이다.
A씨는 최근까지도 한국에서 불법체류를 하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체류비 마련을 위해 구걸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변사람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A씨의 동선을 계속 주시하며 추적했던 한국 관계 당국의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A씨가 한국을 찾는 일본 자국민 관광객들로부터 체류비를 뜯어내는 방법은 다름 아닌 인터넷. 한국관광정보사이트 '코네스트(
http://wizysl.tistory.com/486)'에 접속,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과 채팅을 통해 핸드폰 번호를 알아낸 다음, 한국에 들어오면 카카오톡으로 일본에 들어가서 갚겠다고 약속하는 방법으로, 총 5회에 걸쳐 약 300만 원의 체류비를 받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일본에 돌아갈 것처럼 자국여행객들에게 구걸하다시피 여비를 받아내고는, 약속과는 달리 여전히 한국에 불법체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국에서의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사실은 한국을 찾아온 A씨의 부모와 주한일본영사관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일본영사관과 한국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한국을 찾는 또 다른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동일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A씨의 움직임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한편, A씨의 체류비 구걸행위로 금전적 편취를 당한 일본인 피해자들이, 한국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아직까지는 한 건도 없어, 한국경찰 관계자는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