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데뷔한지 1년 남짓인 풋풋한 신인가수 '샤이니'의 첫번째 일본 방문에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사실 '샤이니' 일본 팬미팅에 취재가기 전까지, 기자는 '샤이니'의 얼굴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지난해 '누난 너무 예뻐'라는 곡이 화제가 되었고, 미소년 아이돌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한국 tv를 꼬박꼬박 챙겨볼 수 없고, 나이가 들어(?) 안테나가 무뎌져 미처 체크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샤이니 팬미팅에 직접 가기 전까지는 혼자 생각만 하고, 한국 사람도 잘 모르는데 '과연 일본 팬미팅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무료로 개최하는 것도 아니고, 2000석 규모의 행사장에서 8,600엔(한화 11만원 상당)의 입장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기자는  무지했다. 지난 10일, 도쿄 나카노 선프라자홀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샤이니 재팬 퍼스트 미니 라이브& 팬미팅 - 당일 티켓 없음- 매진' 이라는 표지판이었다. 팬미팅에 '매진'이라는 글씨는 참 오랜만에 보는 일이었다. 
 
게다가 입장을 하고 있는 관객들은 입장만으로도 꽤 흥분되어 보였고, 샤이니 음반을 살 수 있는 코너에는 긴 줄이 서 있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각 멤버들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 종이박스 안에는 팬들로부터의 선물이 가득가득 쌓여있었다.

▲ 샤이니 첫번째 팬미팅에 몰려든 일본팬들     ©kj-net 제공

나카노 선프라자홀은 관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1층부터 2층까지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게 2000석 가득 채워진 모습이었다. 연령대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부터 40대 이상의 중년여성까지 다양했다. 샤이니를 잘 모르는 친구와 함께 온 듯한 어떤 중년여성은 '노래도 춤도 훌륭하니까 기대하세요'라며 소개를 하고 있었다.
 
공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 45분. 드디어 샤이니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리더 온유는 오렌지, 태민은 레몬색, 종현은 파랑, 민호는 회색, 키는 핑크색 컬러진을 입고 등장했다. 여자보다 더 가는 다리에 등을 훤히 드러낸 티셔츠, 아기같은 피부를 가진 다섯 미소년들의 등장이었다.

지난 7월 29일에 일본에서 '로미오' 앨범 발매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샤이니는 공항에서부터 팬들이 마중을 나와주고, 팬미팅에도 많이 와주셔서 '놀랐다'며 감격한 모습이었다. 앨범 발매 후 약 십여일이 지났을 뿐인데, 2000여석의 회장이 매진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빛나는 샤이니입니다(일본어)'로 힘차게 인사를 전한 샤이니는 개인 소개도 일본어로 준비, 별명까지 소개했다. 온유는 '샤이니 리더(일본 발음으로 리다) 온유(onew)입니다'로, 태민은 막내(스에코), 종현은 블링블링, 민호는 불꽃 카리스마(호노오노카리스마), 키는 만능열쇠(올마이티카기)라고 톡톡튀는 닉네임을 밝혀 눈길을.
  
이어, 초등학교 때 일본에 와 본적이 있다는 민호를 제외하고 일본 방문이 처음인 각 멤버들에게 '일본에 대한 인상'을 질문하자,
온유는 '공항에서부터 반겨주셨던 팬들, 큰 감동이었다' 고 밝혔고,
태민은 '팬들이 반겨준 것도 그렇고, 일본 음식이 맛있다. 돈까스, 스시, 벤또 등을 먹었다'고 했다. 
종현은 '일본어 억양이 특이해서 따라하고 싶어진다' 며 웃음을,
민호는 '팬미팅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는 소망을,
키는 '팬분들과, 일본 음악, 드라마를 매일 보고 듣고 있다며 '1리터의 눈물'을 보면서 특히 많이 울었다'라는 감상을 전했다.
 
'가장 ~한 사람' 손가락 가리키기 게임에서는 결혼이 가장 빠를 것 같은 멤버 키, 제일 잘 우는 멤버는 종현, 제일 잘 먹는 멤버는 민호, 청소 제일 잘하는 멤버는 역시 민호, 가장 패셔너블한 멤버는 키, 가장 공부 잘하는 멤버는 온유, 늦잠꾸러기는 민호로 꼽혔다.
 
다음은 팬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 '30대도 누나입니까?'라는 질문에 온유가 '그럼요. 누나죠'라고 대답해, 일순 누나 관객들의 환성이 터져나왔다. 온유는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진행을 맡은 남자 라디오 dj가 온유의 외모와 목소리에 반했다고 할 정도였다.
 

▲ 독특한 패션과 달콤한 외모로 일본 누나들을 사로잡은 샤이니     ©kj-net 제공

이 날 공연에는 샤이니 멤버 각각의 솔로무대도 선보였다.
 
첫 스타트를 끊은 멤버는 태민으로 팝핀댄스 및 댄스 스테이지를, 온유는 신승훈이 불렀던 'i believe' 일본어 버전을, 민호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밀크티'를 부르며 락커적인 모습을, 종현은 히라이켄의 '히토미오 토지테'를, 마지막으로 키는 기계음이 섞인듯한 독특한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일본 여성 그룹 퍼퓸의 '초콜렛 디스코'라는 곡의 댄스를 재연, 회장에 폭소를 터뜨렸다.
 
각자의 솔로무대는 10대 아이돌이라고 보기 힘든 가창력과 무대매너, 댄스실력 등을 보여주며 일본에서도 성공할만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 명, 한 명 따로 떨어져봐도 뮤지션으로서의 재능과 끼가 넘쳐보였고, 5명이 함께 있을 때는 전혀 다른 색을 만들어내는 느낌이었다.
 
현장 분위기로는 온유와 민호가 가장 인기가 많아보였는데, 특히, 민호가 솔로무대를 펼치는 중간에는 관객반응이 뜨거워, 두손을 꼭 부여잡고, '민호~'를 외치는 관객, 팬라이트를 흔들며 무대에 심취해 있는 관객 등 한국판 '후쿠야마 마사하루' 공연을 보는 듯한 반응이었다.

일본어에 대한 감각은 일본 드라마, 음악을 즐긴다는 '키'가 가장 좋아보였다. 아직 일본어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음이 좋은 편이고, 청취능력도 좋은 편이어서 관객석 사이에서 '발음좋다' '일본어 감각있다'며 칭찬이 들려왔다.
 
그러나 '줄리엣' 댄스를 관객들과 함께 하는 코너에서 일본어 관련 에피소드도 발생했다. 키는 관객석에서 춤을 굉장히 잘 따라하시는 중년여성이 있다는 말을, '아줌마(오바상) 잘한다'고 표현, mc에게 '일본어를 아직 공부하지 않아서 그렇지만, 아줌마라는 말은 안 쓰는게 좋겠어요'라는 충고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팬미팅 후반, 샤이니는 2000여 명에 달하는 관객들을 한 명 한 명 터치해주는 자상함도 보여주었다. 맨 처음 터치의 기회를 잡은 10대 팬은 무대에서 내려와 눈물을 펑펑 흘리며 기뻐하기도 했고, 예쁘게 꾸미고 온 20대 여성은 '사랑해' 연습했는데, 너무 떨려서 말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다른 팬은 '피부 너무 좋다'며 팔짝팔짝 뛰는 등 상당히 흥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 팬미팅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샤이니     © jpnews

샤이니는 팬들의 환호와 일본 매스컴들의 뜨거운 취재열기로 10일 팬미팅 다음날인 11일, 특별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도쿄 미나토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약 30분간 진행되어, 자기소개, 캐스팅 비화, 로미오 앨범 이야기 등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에서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모두들 하라주쿠, 디즈니랜드 등에 동의하는 가운데, 민호가 '도쿄돔'을, 먹어보고 싶은 음식으로는 우동, 라멘, 오코노미야키, 센베이 등을, 일본에서 느낀 점으로 키가 '일본인들의 친절함에 놀랐고, 알고 있었지만, 운전석이 오른쪽이라서 재미있다'라고 말해 기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샤이니, 일본 평가 최고점, 제 2의 동방신기?

한편, 팬미팅에서 '산소같은 너' 라이브 무대를 보여준 샤이니에게 일본 사회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라며 '마치 마이클 잭슨의 무대를 보는 듯 하다. 많은 가수들이 있지만 이렇게 댄스를 하면서도 노래의 넘김이 좋은 그룹은 처음 보는 듯 하다'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또한, 팬미팅을 관람한 일본 팬들의 반응도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shinee on' 이라는 블로그에서는 '내가 이제까지 관람한 팬미팅 중 최고였다' 라는 평가를, '큐리가파파'라는 블로그에서는 오는 9월에 오사카에서 개최될 샤이니 팬미팅에 대해 '오사카의 팬 여러분, 가셔도 후회없으실 거예요, 최고의 5명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니키짱은 '정말 좋은 팬미팅이었다. 오사카도 갈 것이다' 라는 감상을 쓰고 있어 모두들 만족한 듯한 반응이었다.
 
샤이니는 차세대의 음악, 패션 등 트렌드를 이끄는 '컨템포러리 밴드'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며, 일본어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고, 이번 첫 팬미팅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오는 9월 14일, 오사카 후생연금회관에서 추가공연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편, 샤이니 오사카 공연은 티켓은 이미 매진 상태로 야후 옥션에서 프리미엄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등 일본에서 제 2의 동방신기 인기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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