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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3대 정원 '가이라쿠엔'의 탐스러운 매화꽃
일본 3대 정원 가이라쿠엔의 '매화 마쓰리'
 
안병철 기자
올겨울은 유난히 길다.

3월 중순이 지났으니 봄이 한창이어야 하는데 아직 바깥 공기가 매섭게 차다. 그래서인지 추위로 벚꽃의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보름 정도 늦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다른 꽃 사정도 비슷하다. 그래도 기대를 품고, 매화꽃 만발한 풍경을 그리며 가이라쿠엔(偕楽園)으로 향한다.

 
일본의 3대 정원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가이라쿠엔도쿄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이바라키(茨城) 현 미토(水戸) 시에 자리잡고 있다.

에도(江戸)시대인 1842년, 미토한(藩)의 영주 도쿠가와 나리아키가 백성의 휴식처로 지은 공간이라고 한다. 가이라쿠엔(偕楽園)의 한자를 풀이하면, '모두가 즐기는 정원'을 뜻한다.

매화나무 3,000여 그루에서 한꺼번에 꽃이 피는 봄에 이곳을 찾으면, 매화꽃 만개한 아름다운 풍경과 매화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崖急に梅ことごとく斜めなり'
- 가파른 경사의 벼랑에도 어떤 매화나무들도 탐스럽게 꽃이 핀다
                                                                  
가이라쿠엔 초입에 쓰여있는 이 같은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멋들어진 문구다.
 
메이지 시대의 마사오카 시키라는 유명한 시인이 매화를 보고 지은 하이쿠(일본의 정형시)라는 설명이 친절하게 한글로 쓰여있다.
 

 
정원 중앙에는 가이라쿠엔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각이 자리 잡고 있다. 도쿠가와 나리아키가 공을 들여 지은 건물로, 고분테이(好文亭)라고 한다. 고분(好文)은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말로, 매화의 별칭이다. 정원 가득 매화나무를 심은 것이나 전각이름조차 매화라 칭한 것을 보면 유별난 매화 사랑이다. 

고분테이는 작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1년여 동안의 보수 공사 끝에 올해 '우메마쓰리' 기간에 맞춰 일반인에 공개됐다. 전각 내부의 피해도 컸지만, 특히 무너진 토벽의 복구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곳의 토벽이 가진 특유의 빛깔을 내는 흙을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가이라쿠엔 근처에서 발견된 토사를 이용해 복원에 성공했다.

▲사진 뒤쪽의 전각이 '고분테이'다  © JPNews

 
전각 1층에서 바라보는 뜰과 매화꽃도 인상적이지만, 전각의 맨 위층에 올라서는 것도 또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일단 사방이 밖으로 트여있어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다. 가이라쿠엔에 한가득 핀 매화꽃 향기를 듬뿍 느끼며 수채화와 같이 펼쳐지는 경치를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고분테이에서 바라본 정경    © JPNews
 

매화나무 가득한 동쪽 정원을 지나 서문 쪽으로 향하면 풍경이 확 달라진다. 강직하게 쭉 뻗은 대나무가 하늘을 가린다. 대나무 사이에 걸린 바람 소리에 온몸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거대한 삼나무도 대나무 숲의 건너편에 조성돼 있고 그중에서도 수령 800년이 넘은 삼나무에는 '다로(첫째라는 뜻)'라는 이름까지 붙어있다.
 
내려오는 길에 눈의 질병 치료에 좋다고 알려진 샘, 도교쿠센(吐玉泉)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신다면 가이라쿠엔의 명소는 다 둘러본 것이다.



가이라쿠엔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30~4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고, 여유롭게 둘러봐도 1시간 정도다.
 
미토 역에서 버스로 15~20분 정도 떨어진 가까운 거리라 주변의 볼거리를 충분히 즐기고 매화 가득 핀 풀밭에 앉아 편안히 쉴 수도 있다.
 
혼자가는 여행도 좋지만, 연인이나 가족, 친구와 함께 매화향 그윽한 오후 시간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수령 800년의 삼나무    ©JPNews
 
 
 
 
 
 

[ ようこそ 이바라키- 이바라키 이 곳 밖에 없는 감동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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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3/25 [19:25]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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