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서기가 평양시민에 온정을 나타낼 명목으로 즉흥적인 지시를 잇달아 내리고 있지만,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고 20일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시민만으로도 혁명은 가능하다"며 지방을 배제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주민 사이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에 관해 "낭비였다", "김정일 장군 시대가 좋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어 김정은 체재가 심각한 민심 이반에 직면한 듯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군사 우선 전략인 '선군' 노선의 계승과 식량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김정은 노동당 제1서기의 담화를 처음으로 게재했다.
김정은 제1서기는 작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부터 평양시민에 생선을 배급하도록 지시하는 등 주민에 대한 배려 자세를 나타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직접 내린 지시가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 조직 '구하자! 북한 민중/긴급행동 네트워크(RENK)' 등이 복수의 북·중 관계자로부터 얻은 정보다.
평양 시민에 사과를 배급하기 위해 '과수원을 만들도록' 지시를 내려 중요 작물 경지가 사과원으로 교체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건립을 위한 헌금을 주민에 돌려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등 국가 행사의 헌금은 계속되고 있어 주민의 부담은 줄지 않았으며 현직 간부들의 혼선만 초래했다고 한다.
한편, 탈북자 방지를 위해 북한 당국은 북·중 국경에서의 사람, 물자의 출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한다. 북·일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은은 국경의 도시인 함경남도 혜산의 도시기능 마비를 우려한 간부의 진언을 "혜산 따위 없어도 상관없다. 평양 시민만으로도 혁명 사업은 완비할 수 있다"며 물리쳤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탄생지라고 선전하는 평양 교외의 평안남도 강동군과 평안북도 삭주에 간부 등을 초대할 수 있는 대규모 별장을 건립하기로 하고 주민을 대량 동원하고 있다.
이 같은 김정은의 지시에 지방 간부들로부터 "내부 사정을 모른다. 젊은 혈기만으로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
북한의 내부 사정을 전하는 잡지 '임진강'의 북한인 기자에 따르면, 지방주민은 "김정은 제1서기가 등장한 이후부터 생활이 안 좋아졌다", "김정일 장군이 살아있을 때가 훨씬 좋았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미사일 발사 실패에 관해서도 "먹고 살기 힘든데 큰 낭비"리며 주민 사이에서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불만에도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19일, "우주의 평화 이용을 보다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고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산케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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