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에서 세계최대의 온실효과 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개발도상국 측의 이익을 대변하는 리더국으로 떠올랐다. 그러나일본은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그 존재감을 어필하는데 실패했다고 산케이 신문은 보도했다.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이 2009년 COP15에서 약속한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약 100조 원) 자금 지원'의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 후퇴의 영향으로 재정 상황이 어려워진 선진국들은,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고 표명을 했을 뿐, 그 이상의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100개국이 넘는 개발도상국 그룹의 중심국으로 부상해 협상을 리드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이 인도와 브라질 등의 협상 담당자와 함께 회장 한편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등의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자세에 대해 일본 협상 관계자는 "중국은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자국의 배출량 감축 논의가 표면화되지 못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교토의정서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규정돼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 감축 의무를 부과받지 않았지만, 2020년 이후 적용되는 새로운 협약에서는 배출량 감축 의무를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과는 반대로 일본은 존재감을 어필하지 못했다. 나가하마 히로유키 일본 환경상은 5일 연설에서, 선진국이 2010년~2012년 사이 개발도상국 자금지원을 위해 모두 총액 336억 달러를 모금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이 약 40%를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일본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으로부터 "국제 공헌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일본 협상 담당자가 "이제까지의 (일본이 보여준) 지원 실적은 어떻게 보는가"라고 반론을 펼치는 장면도 있었다고 한다. 회의가 끝난 뒤, 개발도상국 측은 "일본의 지원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중국 등의 체면도 있어 강하게 나가야 했다"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의 존재감이나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것을 보여주는 일화라고 산케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민간 연구소 '21세기정책연구소'의 사와 아키히로 연구주간은 "COP은 정치적인 흥정이 이뤄지는 장소다. 이 현실을 이해하고 전략적인 지원책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회에서 일본은 "2020년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25% 감축한다"는 국제 공약의 달성이 곤란하게 됐지만, 목표 수치를 낮추지 않는 고지식함을 보여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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