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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최고의 안경을 만드는 한국인을 만나다
[인터뷰] '日올해의 안경상' 남자부문 수상한 안경디자이너 류근우 씨
 
이지호 기자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안경 시장인 일본.
 
하지만, 장기불황이 20여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일본 안경 시장의 규모는 급격히 축소되었고, 최근에는 저가형 안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일본 안경시장에서, 고가격·고품질의 안경으로 선전하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바로 안경 디자이너 류근우(38)씨다. 
 
그는 최근 현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안경 디자이너이자, 안경 브랜드 '듀얼(DJUAL)'의 사장이다.  

▲ 안경 디자이너 류근우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그는 안경 소재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감각으로, 2012년 10월에 열린 아시아 최대 안경 전시회 'IOFT(도쿄 국제안경광학전시회)'에서 '2013 올해의 안경상(남성안경 부문)'을 받았다.
 
이번 그의 수상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른 이유는, 안경 디자인 분야가 한국에서는 매우 생소한데다,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해외에서 이 같이 두각을 나타낸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 덕분인지, 일본 안경업계에서 그의 이름은 조금씩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일본인들에게 그의 이야기를 하면 '아, 류상'하고 알 정도라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지난해 IOFT 전시회 당시, 전시장에 설치된 류 씨의 회사 부스는 해외 각국 바이어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회사를 창립한 지 불과 2년만에 벌써부터 일본 안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가 안경 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일본에서였다.
 
그는 니혼대학 예술학부를 마치고 곧바로 일본 안경 디자인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업계에 종사하는 일본인들은, 외국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일본에서 안경 디자인을 하는 그에게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다. 차별과 냉대, 따돌림을 받은 것은 물론이었다.
 
더구나 스승격이었던 일본의 유명 안경 디자이너 밑에서 직속으로 근무하는 동안은, 지독하리만큼 혹독한 훈련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것을 이겨냈고, 수많은 일본인 경쟁자들 사이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그렇게 조금씩 성공의 길을 열어가고 있었다.
 
안경 디자이너라는 생소함, 그리고 그의 재미있는 이력에 호기심이 생긴 필자는, 지난 12월 날씨 몹시 추웠던 어느날, 도쿄 신주쿠 역 근처에서 류 씨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안경 디자이너 류근우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Q. 안경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나?
 
- 2001년 무렵에 시작했다. 벌써 업계 생활도 12, 13년차다.
 
◆ Q. 안경 디자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같은 니혼대 미대 공업디자인학과 다니는 선배가 안경 디자이너를 해보라고 권유해서 하게 됐다.
 
본래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머니가 의상 패션업계에 계셨기 때문에 같은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구두, 가방 등 인간의 몸에 착용하는 악세서리에 관심이 많았던 차였다.
 
◆ Q. 일본에서 안경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이전에도 있었나.

- 내가 1호라고 들었다. 비자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안경을 외국인이 할 필요있냐는 것이었다.
 
더구나 한국인 가운데 일본에서 안경을 하려던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국에서도 굳이 일본까지 와서 안경을 하겠다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 Q. 안경 디자이너가 생소하긴 하다.

- 한국에서는 본래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적다. 관심이 없다가 요즘 몇 명 생기는 듯하다.
 
안경 디자인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거니와, 이 분야 자체가 경험이 좀 있어야 한다. 실패도 많이 해봐야 하는데, 한국은 그럴 만한 환경이 없는 듯하다.
 
내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는 '질 스튜어트' 등 명품 브랜드의 안경 디자인 의뢰도 들어온다. 이 같이 유명업체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는 이유는, 내가 경험이 있어서다.
 
난 도면만 이제껏 천 장 이상을 그렸다. 그 과정에서 실패한 적도 많았다. 그런 경험이 이 직종에는 필요하다. 열정도 있어야 한다.

◆ Q. 일본에서 안경 디자인을 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쳤나.

- 일본에서는 후쿠이 현이 안경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일본 안경의 99%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아오야마 그룹(아오야마 안경 주식회사)이라는 일본 굴지의 종합 안경 제조업체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나는 이 업체 산하의 라이센스 회사에 들어가 버버리, 베네통 등 유명 명품 메이커의 안경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3년여를 일하며 기초를 갈고 닦았다.  


▲ 류근우 씨의 컬렉션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다만, 이곳은 라이센스 제품을 만드는 곳이라 창조적인 일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매번 명품 메이커 측에 허락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나인즈'라는 안경 브랜드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는 일본 안경 전문 브랜드 가운데 가장 성공한 케이스에 속하며, 세계에서 알랭미끄리* 만큼이나 인정 받는 큰 회사다. 일본의 각 유명 백화점에 제품이 들어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직영점도 4,5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 
 
(알랭 미끄리Alain Mikli: 유명 프랑스인 안경 디자이너의 이름이자 그의 회사 명칭이다. 1960년대에 활약한 알랭 미끄리는 '안경은 패션이다'라는 점을 세계에 알린 안경 역사에 남는 인물이다.)
 
재직 당시, 포나인즈 사장은 미카메 테츠오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이 회사의 창립 멤버로, 매우 실력 있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그의 밑에서 일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포나인즈에 입사했다.
 
그 사장 밑에서 같이 일하면서 안경의 재미를 느꼈고, 안경에 대해 굉장히 깊게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 그 사람에게 두들겨 맞기도 하고, 혼나기도 했다. 굉장히 군대 스타일이었다. 그 사람과는 한 3년 정도 일하고 나왔다. 독립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그 다음에는 조프(zoff)라는 저가격 안경을 파는 회사에 들어갔다. 강아지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마크로 잘 알려진 일본의 유명 저가격 안경 업체다. 그 회사는 나에게 기획 총괄을 맡겼다. 
 
▲ 류근우 컬렉션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아오야마와 포나인즈, 이 두 회사에서 경험한 것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게 조프라는 회사에서 재밌게 일하고 있는데, 포나인즈 미카메 사장이 자신의 회사를 팔고 새 회사를 만든다며 같이 하자고 오라고 했다. 그게 3년전이었다. 
 
그는 국제적 브랜드를 만들고자 회사를 매각하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그 회사의 창업 때부터 같이 일하다가, 그곳을 나와 지난 2011년 말, '듀얼'을 직접 창립했다.
 
생각해보면, 일본을 대표하는 안경 라이센스 업체, 하우스 브랜드, 자가격 전문업체를 전부 경험해본 것이라 할 수 있다. 
 
◆ Q.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 포나인즈 재직 당시 미카메 사장의 직속 어시스턴트 디렉터로 들어갔다. 사장실에서 매번 1대1 대치상태였는데, 이 때 정신적인 압박이 대단했다. 
 
나는 포나인즈라는 회사에 미카메 사장만을 보고 들어갔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안경을 만들어내고자 어떤 노력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구체화하는 어시스턴트 디렉터로 들어간 것이다.
 
그는 '이런 안경을 만들고 싶다'며 간단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그려주기도 했지만, 어떨 때는 말 한마디만 던져주고 도면까지 그려내게 했다. 때로는, 우리 둘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말의 캐치볼을 이어가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때 정말, 정신적으로 괴롭고 힘들었다. 그 사람이 나를 정신적 백지 상태로 만들었다. 계속 압박했다. 욕을 하거나, 네가 할 줄 아는 게 뭐냐는 식으로 정신적인 제로 상태를 만들려고 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프라이버시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한 번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전철역 앞 개찰구 사람 많은 곳에서 아침부터 무릎 꿇고 기다린 적도 있었다. 
 
◆ Q. 고생한 성과가 있었나.

- 디자이너로서는 매우 큰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자신을 믿으면 안 되고, 항상 자신을 의심하고, 무엇이 가능, 불가능한지 잘 알아야 한다. 그 때 경험이 내 자신을 제대로 되돌아보게끔 하고 있다.
 
일단 그런 힘든 경험을 하고서라도 배워야 할 부분이 참 많았다.
 
그 사람은 만 19세에 나고야에서 올라와 만 50세에 회사를 그 정도까지 올려놓았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정말 악착같은, 독한 사람이다. 
 
난 그 사람이 경험해왔던 것을 그대로 따라할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정도의 삶을 그는 살아왔다. 그의 옆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특히, 안경의 제조부터, 공정, 소재 등 가장 본질적인 것을 이해해야 디자인을 잘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아무튼, 그 회사에 재직할 당시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미카메 사장이 나의 가장 큰 조력자다. 내가 독립하는 데 있어서 그의 도움이 가장 컸다. 나에게 어느 정도까지 해야 회사가 유지되고, 회사의 장래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주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그밖에도 나는 여러 회사를 두루 거치면서 그 때마다 많은 걸 얻어갈 수 있었다.
 
고생은 아니었지만, 라이센스 업체에 있을 때는 그 곳에 일하던 선배들로부터 안경 디자인에 대한 기초를 철처하게 배웠다.

버버리를 예로 들면, 이 회사의 라이센스 제품을 디자인하면, 영국 본사에 도면을 보낸다. 이 때 도면은 빈틈이 없고,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빈틈없는 도면의 작성법을 익힐 수 있었다.  
 
처음에는 컴퓨터를 못쓰게 하고 연필로만 연습을 시켰다. 얼마나 엄격했냐면, 연필을 0.1, 0.3, 0.5mm 등의 두께로 깎아서 3개월 동안 거의 선긋기만 연습했다. 이 기간 중 디자인은 전혀 안 했다. 이 단계가 끝나고 나서야 도면을 그렸다. 선배들은 제품과 0.1mm만 틀려도 빨간색으로 도면을 쫙 그었다.
 
이렇게 기초를 갈고 닦았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돈 받고 교육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요즘 회사는 이렇게 안 한다. 

◆ Q. 외국인이 거의 없는 직종이다. 어디가나 그렇듯 텃세도 심했을 듯하다.
 
- 그렇다. 회사에 외국인이 나뿐이었다. 그렇다보니 직원들이 반 농담삼아서 스파이냐는 소리도 많이 했다. 후쿠이 현에서 회사 생활을 할 때도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는 이가 많았다. 원래 이 업계가 폐쇄적이다. 독립해서도, 회사 다닐때도 여러 차별을 받았다.
 
2006~08년 사이에 내가 조프에 재직했을 당시, 내가 총괄을 맡은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 업체 직영점에 방문했다가 직원으로부터 "김치놈이 오는 바람에 냄새나서 장사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다.
 
라이센스회사 다닐 때는 나만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있거나, 나한테만 안 오는 서류가 있기도 했다. 이 같은 배제와 따돌림은 항상 있었다.
 
가뜩이나 피곤한 일이 많은데 하나하나 생각하고 따지면 나만 피곤해지기 때문에 외국인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 싶은 마음으로 일했다. 
  
◆ Q. 도중에 관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다.
 
- 물론 있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꼭 한명씩 좋은 선배들이 있었던 것 같다. 
 
더구나 내가 이 일을 그만 두려는 때에 꼭 그만 못두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안경디자이너를 그렇게 오래할만한 이유가 있냐는 소리도 듣는데, 안경 디자인만 보니까 그런거고, 안경을 통해 나 자신도 성숙해가는 걸 느낀다. 안경을 통해서 나는 진화하고, 내 브랜드도 커갈 환경이 주어진다. 그런 점이 나를 오래 버티게 한 것 같다. 
 
◆ Q. 본래 일본에서 안경을 오래할 생각이었나?

- 사실 안경을 처음 시작했을 때 계획은, 안경을 2,3년 하다가 구두, 가방 회사도 다녀보자는 것이었다. 안경을 시작했을 땐 내가 모든 상품의 디자인을 다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 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막상 안경업계에 발을 들여보니 그것은 너무도 잘못된 생각이었다.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안경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물건 만드는 일은 일단 한가지를 철저하게 하지 못하면, 딴 것도 못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다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누굴 시키거나 체크만 하는 수준일 것이다.  

◆ Q. 고생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걸 묻지 않을 수 없다. 모친이 유명 패션디자이너인 오은환, 부친은 유관호 인하대 미대 명예교수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을 텐데 부모님 덕을 볼 생각은 없었나.
 
- 물론 나도 덕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 포기하는 게 있어야 얻는 게 있는 법이다. 편하게 살면서 돈 벌 거 다 버는 것도, 그리고 디자인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세상 이치 그런 거 아니겠냐. 
 
◆ Q. 안경 디자인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의 부모님 반응은 어땠나.

-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 다만, 이왕이면 딴 거 하지 왜 그걸 하냐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건축 같은 스케일이 큰 분야에서 일하길 원했다. 
  

▲ 안경 디자이너 류근우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 Q. 혼자의 힘으로 성과를 조금씩 내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013 IOFT 올해의 안경상' 남자 부문을 수상했다. 어떤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끌었다고 보는가.
 
- 이번 수상작은, 내 셀룰로이드 안경 컬렉션 중 하나다.
 
디자인의 뛰어남이 아닌, 소재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활용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IOFT의 경우, 전세계 22개국에서 출품되기 때문에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은 많다. 겉 디자인만 보면 내가 진다.
 
▲ 'IOFT 2013' 올해의 안경상 남자 부문 수상작. 류근우 씨의 셀룰로이드 안경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그러나 셀룰로이드라는 소재의 해석을 새롭게 하면서 이를 디자인의 형태로 반영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셀룰로이드만을 사용해 이 정도로 편한 착용감과 뛰어난 탄성을 가진 안경을 만드는 시도는 셀룰로이드 안경이 많은 일본에서도 여지껏 시도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앞으로 소재별로 컬렉션을 준비할 것이다. 아직 셀룰로이드 컬렉션을 갖추는 중이다.
 
◆ Q. 유달리 안경의 소재를 중시하는 듯하다
 
디자이너는 안경제조의 공정, 소재 등 가장 본질적인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디자인을 할 수 있다.
 
나는 스스로를 안경 디자이너로서 자각하지 않는다. 디자이너보다도 프로듀서가 되고싶다는 생각이다. 안경 디자이너는 총괄자여야 하며, 총괄자가 아니면 제대로된 디자인이 어렵다. 더구나 난 안경 회사 사장이니 더욱 그렇다.
 
안경도 상품이기 때문에 모든 안경제조 공정에서 어떤 게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불가능하면 왜 불가능한지까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하다못해 이 공장에서 못하면 왜 못하는지, 대책은 없는지, 다른 공장에서 할 수 있는지까지도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안경제조 공정, 소재, 부품 등 본질적인 부분을 도외시하면, 단순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어버릴 뿐이다. 

◆ Q. 셀룰로이드 안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 70년대 초반까지 전세계 플라스틱이 모두 셀룰로이드였다.  그게 시대가 바뀌면서 열에 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사실 플라스틱은 다 타게 되어 있다. 새로운 소재를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의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이 옛날 소재를 끄집어낸 이유는, 안경소재로 셀룰로이드가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피부에 닿은 느낌이 다른 소재보다 좋다. 그리고 심이 안 들어가고 무게도 가볍지 않지만, 광택이 나면서 대단한 탄성을 지닌다.
 
특히 올해의 안경상을 받은 우리 제품의 경우, 그 강도와 유연성, 탄성이 특히 더 대단하다. 타사의 셀룰로이드 안경은 탄성은 뛰어나지만 유연하지 못하고 매우 딱딱하다. 우리 제품만큼 안경테가 휘어지는 제품은 없다. 우리만큼 소재를 연구한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 안경 디자이너 류근우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시장에 갓 진입한 내가 주목을 받고,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르고 있는 부분이 아닐텐데 왜 하지 않았을까하는 부분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상 받은 제품을 만들 때도, 사람들이 모두 다 부러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독립해 2년째가 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클레임이 없었다.

쓰고 있을 때 착용감이 유지되는 점 등 셀룰로이드가 가진 장점이 많은데도, 이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겉만 보고 '광택만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셀룰로이드에 대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딱딱함에서 나오는 탄성, 이를 제대로 보는 사람이 드물었다. 셀룰로이드 장인 시리즈도 나온 적이 있었는데, 매우 딱딱하고 굉장히 두툼했다. 

◆ Q. 안경 만들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철학은 무엇인가.

- 멋대로 만든 말 중에 안경 상대성 이론이란 말을 쓴다.
 
안경 디자인이라는 것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원적인 측면이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처럼, 안경과 나 사이에도 솔직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거짓말을 하면 물건에서 나타난다. 내가 안경에 대해 알려고 했을 때 소재가 나에게 알려주는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무시해온 부분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소재가 알려준다. 안경 디자인뿐만 아니다. 사람도 공장도 결국엔 1대1 관계다. 내가 지금 이 기자와 말하고 있는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 안경 디자이너 류근우 ©JPNews/야마모토 히로키

 
내가 진정성 있게 상대를 대하면, 상대방도 나를 진정성 있게 대하기 마련이다. 또한, 이 업계가 나를 먹여주고 키워주고 있기 때문에, 나도 이에 대해 보답해야 하고, 그리고 공헌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1대1관계, 이원적인 관계가 중요하다는 게 내 철학이기 때문에 회사 이름도 '듀얼'로 한 것이다. 그런데, 듀얼은 너무 흔한 이름이다. 그래서 DUAL에 묵음 'J'를 넣어 'DJUAL'이라는 회사명을 지었다.
 
◆ Q. 일본 안경 시장이 어떤지?

- 한창 때는 7,8천억 엔의 시장이었으나, 최근에는 4천억 엔 이하로 시장이 줄었다. 또한, 의류시장에서 유니클로가 선전하듯이, 안경도 마찬가지로 저가 상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저가격이 꼭 나쁜 것은 아닌데, 저가격의 경우 검안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Q. 한일 안경시장을 비교하면 어떤가

- 고객층이 두터워서인지, 일본 소비자의 취향이 더 다양하다. 한국은 유행에 너무 우르르 몰리는 것 같다. 뿔테가 유행해서 대부분이 똑같은 뿔테를 끼고 다니는데, 이에 다소 의문이 있다.
 
일본인들도 그런 경향이 약간 있지만, 뿔테 사는 사람 만큼이나 다른 안경을 사용하는 이도 적지 않다. 고객층 두께에 차이가 있다보니 그런 듯하다. 클래식한 뿔테가 전세계적 유행이다보니 뿔테끼는 일본인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그만큼 많다. 한국도 인구가 5천만인데, 조금 더 개성을 찾아도 좋을 듯하다.
 
◆ Q. 미래 목표는?

새롭고 프로페셔널한 집단을 만들고 싶다.
 
프로페셔널한 집단을 만든다는 것은, 안경제조공정부터 소매까지 책임진다는 것, 즉, 생산부터 손님의 손에 들어갈 때까지 직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부분에서 오리지널을 추구한다. 각 공정에 맞는 업체들과 지속적인 교감을 통해 부품, 소재 하나하나에 혼을 불어넣는 것이다. 내가 업계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각 공정에 대해 잘 알고, 인맥도 있어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제조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완벽한, 품질에 있어서 최고의 레벨을 구현해내고 싶다.

안경 부품, 소재부터 시작해 고객에 손에 닿기까지, 하나의 스토리, 흐름이 있어야 브랜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것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여야 하며, 통일된 흐름이 필요하다.
 
회사를 크게 만드는 게 내 꿈은 아니다. 회사를 크게 만들기보다는, 작지만 빛나는 집단을 만들고 싶다.

◆ Q. 한국에서 사업을 펼칠 계획은 없나.
 
- 물론 있다. 다만, 일본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게 있으니 사업을 접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로 시작하기엔 나이가 많이 찼다(웃음). 
 
일본이 현재 본사이기 때문에, 이곳이 내가 없어도 운영이 될만한 상황이 갖춰지면 그때 하겠다.
 
향후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뉴욕, 파리 등 주요 도시에 직영점을 낼 것이다. 방금 전에도 언급했지만, 작지만 빛나는 프로페셔널 집단을 만드는 것, 그게 나의 최종목표다.


※ 안경디자이너 류근우 씨 회사 홈페이지: http://www.djual.jp/
※ '듀얼' 회사 이미지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LsfWYSZ1OoM&feature=youtube_g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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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1/21 [09:00]  최종편집: ⓒ jpnews_co_kr
 


단순히 국적이 한국인이라서 취재한건가? ㅇㅇ 13/01/21 [14:46] 수정 삭제
  마인드는 그냥 일본인인데 취재한 의미가 있나? 요새 무슨 글로벌 마인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국내는 대기업 회장님들이 성공적으로 잠식하셨으니 국민여러분은 국내에서 죽겠다고 아우성치지말고 해외로 저분들처럼 살구멍 찾아서 나가서 성공하세요. 대기업이 독식하고 돈벌면 배가 아픕니까? 하는 식의 이명박 가카 마인드로 방송 쳐하고 자빠졌던데 ㅋㅋㅋ 그런 마인드인가? ㅋㅋ 저 소수의 사람들이 해외나가서 성공한게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에 치여살고 고물가 땅값집값에 치여사는 우리랑 무슨 상관이지? 그냥 대리만족 하란것도 아닐테고 니넨 쟤네처럼 왜 못하냐고 훈장질하는건가?ㅋㅋㅋ
 
추천하기1
류근우씨 글쎄요... 쉽지않아요 13/01/21 [15:08] 수정 삭제
  개인의 노력과 일본에서의 성과는 인정하지만, 몇가지 지적을 하고 싶군요.

1. 일본안경디자인은 너무 일본에만 국한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산업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요.
포나인,옐로우즈플러스,자포니즘 등등
일본 고유의 브랜드는 한국에서 별 인기를 얻지 못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안팔립니다. 엔고의 영향도 있지만,
디자인이 보편적이지 않아요. 딱 일본스타일 입니다.
한국안경이 유행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몰개성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본안경스타일이 딱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죠.
지금 류상이 쓰고 있는 스타일. 자포니즘, 포나인, 레스덴휴먼등
이전 일본 안경에서 보던 스타일이에요. 벗어나질 못합니다.
일본에서 그 유명하다는 포나인도 한국에서는 거의 안팔립니다.
홍콩에서도 마찬가지구요. 딱 잘라파고스 입니다.

2. 후쿠이의 안경제조는 이제 내리막입니다.
사바에라고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시내에 여관같은 호텔 두개 있구요.
몇년간의 불경기와 엔고로 도산했거나 도산직전인 회사가 많습니다.
공장에 주문을 하면 바쁘지도 않은데 예전보다 시간이 두배이상 걸립니다.
그동안의 불경기로 직원들, 숙련공이 없어서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거죠.
아이테크등 안경금속제조,도금업체는 핸드폰,카메라케이스를 만들고 있구요.
아직 기술력은 있습니다만,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3. IOFT는 더이상 국제전시회가 아닙니다.
물론 명목상은 국제전시회이나 해외바이어가 거의 없습니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이태리 MIDO, 프랑스 SILMO, 이후 일본 IOFT였지만
2-3년전부터 IOFT의 해외바이어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오다이바의 전시장 규모도 매년 줄고 있구요.
해외바이어가 없으니, 한국소매점사장들에게 그랜드퍼시픽이나
닛코등 5성급호텔 2박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전시회에 오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유럽의 유명업체들은 이제 IOFT를 포기하고 이후의 홍콩전시회에
참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일본안경산업이 내리막인게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최고의 안경디자이너로 표현하면서
포나인즈가 미끌리처럼 세계에서 유명하다고 하는등
마치 일본안경업계을 세계최고처럼 말하기는 좀 무리인듯합니다.

심이 없는 셀룰로이드. 좋지요.
하지만, 착용감이나 제작용이성을 본다면 한국의 울템제질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유광제품도 개발되어 고급스럽기도 합니다.
더 가볍고, 더 쓰기 편한 이런 한국제품들은 낮게 보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본의 진스등에서 AIR라고 팔리는 많은 수의 안경들이
실제 한국산이 많습니다. 일본에 계시는 분들 직접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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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와...많이 배워갑니다. 과객 13/01/21 [16:25] 수정 삭제
  본문의 기사내용을 떠나서
보통 뭔가를 지적하거나 반대의견을 내세울때,
윗님처럼 흥분하거나 감정론에 끌리지않고 조곤조곤 논리전개하기
어려운데 조리있게 잘 말하시네요.
몰랐던 정보도 배워갑니다.

물론 류근우씨도 열심히해서 성과를 내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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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화되는건 어쩔수 없는거죠. 이성진 13/01/21 [21:07] 수정 삭제
  일본 스승 밑에서 배웠으니 어쩔수없죠..그런데 안경 디자인도 역시 유럽이나 미국이 최고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내수가 튼튼할때는 알아줬는지 몰라도 이제는 일본도 수입안경이 대세입니다. 안경이란게 보석이나 의류디자인과는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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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템이 더 착용감이 좋습니다. 사용자입장에서 13/01/21 [21:36] 수정 삭제
  JIN's는 그렇게 고급 안경프렌차이즈가 아니고 걍 울나라 안경나라 수준 여튼 싼거 많이 팔죠 그곳에서. 안경만 20년 넘게 써온 입장에서 울템이 정말 신세계 같습니다.
기존의 셀룰로이드 묵직한것 맞지만 착용감은 울템이 훨씬 좋습니다. 울템의 편안함과 착용감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죠. 하지만 시중에서 싼 울텍은 공업용수지도 쓰는 저질 이라는 것과 참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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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을 폄하하긴 싫다 글쎄 13/01/22 [10:20] 수정 삭제
  다만 저 동영상이 좀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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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이 만든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눈을 상하는 지름길이다. 김영택(金榮澤) 13/01/22 [22:11] 수정 삭제
  조선인이 만든 안경을 쓰고 돌아다니는 일본인이 있다면 정말 정신나간 인간들이고, 스스로 나 눈깔 멀었어요 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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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노력이 없어지는게 요즘세대 전문가손길 13/01/22 [23:47] 수정 삭제
  일본이냐 한국이냐를 둘째치고라도 요즘은 양국젊은이 모두 독한극성이나 노력이 부족하고 참을성이 없어지고있습니다.
디자인이야 좋은것도있지만 보통사람들은 심도있는디테일은 잘모른답니다.
다만 인상이 좋아보이면 좋은거죠.
내구성이좋으면 좋구요.
별거아닌것같은데 집중해서 최고로 만드는데는 일본인이 더 소질이있어보입니다.
대신 친밀감이나 유행을 주도하는데는 한국인이 더 소질이있구요.
경영리드나 개발은 한국인이하고 작업은 일본인이 하면 정말 완벽한 작품이 나올수도있을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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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WV 13/10/20 [16:07] 수정 삭제
  일본에 10년 정도 생활 후 작년에 막 귀국했는 사람입니다.
안경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기분에 따라 쓰는 안경이 대략 20종 정도 있는데요...전 주로 착용감 위주 보다는 디자인 위주로 고르는 편입니다.


착용감이라는 부분은 좀 제가 말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것 같구요.
단지 디자인의 다양성에서 본다면 류상이 말했듯이..
한국은 선택의 폭이 좁다고 생각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전문적인 성향에서 말한다기 보다는 순수히 안경을 좋아하는 제가 소비자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야기입니다.


한국시장에서 보여지는 브랜드의 종류 및 디자인의 폭은 일본에 비해 아직은 적고 샵의 숫자도 많이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네요...(특히 샵의 숫자가 넘 부족한것 같아요)


한국에 와서는 여기저기 다녀보고 일단 ALO라는 브랜드가 느낌은 가장 좋은 듯하구요...

일본에서 생활할 때는 한군데를 정해두고 구매한 것이 아니라
zoff,메가네이치바,JINS,Coolens(니콘브랜드),ALOOK등등 여러 브랜드에서 맘에 드는 걸 구매를 했던 것 같아요..
(한국산 안경테도 꽤 있었던 거 같구요)

현재 일본 안경브랜드 랭킹
http://www.glafas.com/news/lanking/130801bland_ranki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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