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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디플레 탈출, 금융완화·엔저로는 역부족
금융완화·엔저만으로는 역부족, 생산성향상만이 근본적 처방
 
김쌍주 기자
일본정부가 디플레 탈출을 위한 수요부족을 해소시키는 데는 금융완화와 엔저만으로는 역부족이므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처방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기술혁신의 촉진, 제조업의 국내회귀정책, 일하고 싶은 여성 및 고령자 활용, 사회적 안전망 정비와 노동시장의 규제완화, 자원재배분·산업재편을 가속시키는 코퍼레이트 거버넌스(기업통치) 강화 등의 환경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월말, 일본정부가 '산업경쟁력회의'의 첫 회합을 갖고 6월을 목표로 성장전략의 책정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수년간을 20년 이상 지속된 장기침체에서 탈출할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부채 누적 및 단카이 세대(일본에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947년~19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등 성장 기초조건이 한층 악화된 현 상황에서, 장기침체의 구조적 요인들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하는 관점에서 필요한 성장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히토쓰바시대학 후카오 교지(深尾京司)교수는 니혼케이자이신문 경제교실 '생산성 상승이 불가결'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가. 그가 기고한 내용과 이 신문이 이를 토대로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수요부족문제 해소, 금융완화와 엔저만으로는 역부족
 
디플레 탈출은 금융·환율정책의 유효성 회복이나, 실질금리 상승 억제로 인한 투자 감소 해소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일본정부가 경제정책을 총동원해 디플레 탈출을 목표로 하는 자세는 평가할 만하나, 과거 물가와 총수요의 관계로부터 판단할 때, 총수요 부족을 충분히 해소하지 않는 한, 2%의 인플레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각부의 추계에 의하면, 현재 약 3%의 GDP갭([잠재GDP-실제GDP]의 잠재적 GDP에 대한 비율)이 존재하기 때문에 총수요를 15조 엔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
 
수요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융완화나 엔저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단기적으로는 과감한 정부지출 확대와 기업 감세를 통한 투자심리 자극으로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심각한 재정적자 상황에 비추어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오래 계속되기는 어려우므로 민간수요의 자율적인 증가로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디플레로부터 탈출하게 되면 실질금리가 저하되기 때문에 설비투자 활성화나 엔저 유도에 의한 수출촉진을 통해 수요부족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현재 일본은 인구감소와 생산성 부진, 생산거점의 해외이전으로 투자기회가 고갈상태에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정책만으로 수요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로 내지는 마이너스 실질금리를 장기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은 버블경제를 재발시킬 위험이 높고, 엔화가치를 대폭 감소시킴으로써 수요부족을 해소할 정도의 규모로 경상수지 흑자를 확대하는 정책도 통화전쟁이나 무역마찰을 야기하기 때문에 지속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생산성 향상을 통한 수요확대만이 근본적 처방
 
이 같은 제약 때문에 중기적으로는 생산성 상승이나 제조업의 국내 입지유인 강화로 투자수익율을 높이고, 고용·임금 소득의 창출을 통한 '소비확대 → 수요부족 해소'를 목표로 해야 한다.
 
일본은 재정여력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디플레 탈출을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계속할 여유는 없으므로 투자수익율 상승이나 고용창출을 가져오는 정책에 재정지출을 중점적으로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 일본정부가 담당해야 하는 성장전략에 난제 산적
 
현행 성장전략 책정 프로세스나 이미 발표된 정책에는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다.
 
성장전략의 구체적인 정책은 산업경쟁력회의에서 검토될 예정이나, 민간의원들은 일정이 빡빡한 경영자들이라 실제 책정작업은 각 부처에서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 성과가 적었던 과거 성장전략과 다를 바 없다.
 
예를 들면 마케팅정책의 경우, 각 정부부처의 예산확보용으로 이용되어, 해당 산업과 관련된 것이라야만 정책으로 인정되는 식의 안이한 예산배분을 초래할 수도 있다.
 
목표산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건강, 농림수산 등 4개 분야에 대해서는 규제개혁을 중시해야 하나, 대부분의 정부부처들은 소극적이다. 이는 정부부처 간 횡단적인 정책 제안이나 타 부처의 정책을 비판할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규제개혁이 이루어질지도 의문이다.
 
검토되고 있는 정부계열 펀드 창설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일률적인 지원도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거나 재건 가망이 없는 이른바 '좀비기업'을 보호해 줄 뿐이며 일본경제의 성장력을 꺾을 위험이 크다.
 
일본 자민당이 야당시절에 실천할 수 없었던 중요과제 중 하나는 정부부처를 대신하는 조사·정책 입안능력을 가진 조직 만들기다. 늦기는 했지만 민간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협력하여, 정부부처로부터 독립된 정책입안이나 정책에 대한 사후평가를 실시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하고 투자수익율이 떨어지고 있는 일본이 2%정도의 실질 경제성장율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필수다. 일하고 싶은 여성이나 고령자의 활용, 인적자본 축적을 통한 노동투입 증가와 함께 기술혁신이나 자원배분의 효율화에 의한 생산성 상승이다.
 
◆ 제조업·중소기업 지원, 법인세 감세를 통한 대기업 국내회귀정책 필요
 
생산기술·효율의 개선정도를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TFP)의 추이를 보면, 장기 침체가 시작된 1991년 이후, 제조업에서는 생산성 상승이 크게 둔화됐다.
 
한편, 비제조업에서는 오래전부터 생산성 상승이 정체상태에 있었다. 미국에서는 1995년 이후 IT도입으로 비제조업의 생산성 상승이 가속화되었으나 일본에서는 이 같은 IT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
 
생산성 관련 기업레벨의 데이터로 보면,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은 활발한 연구개발을 배경으로 1991년 이후도 생산성이 비교적 안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전체의 생산성 상승이 정체된 주요 원인은, 연구개발(R&D)이나 국제화에 뒤진 중소기업들의 정체,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의 해외이전 등에 의해 일본 국내에서의 생산을 확대하지 못했던 점에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의 R&D나 국제화를 지원하는 정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및 법인세 감세 등 대기업들의 국내회귀를 촉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 비제조업, 무형자산투자와 함께 노동시장 개혁 필요
 
제조업과 비교해 비제조업의 생산성이 정체된 배경으로는, IT투자가 여타 선진국보다 훨씬 늦은 점이고, 조직개혁과 교육훈련 지출 등 무형자산투자가 부진했던 점을 지적할 수 있으며 이들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교육훈련 감소는 비정규고용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비정규고용은 전직도 많고 인적자본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일본 전체로서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사회적 안전망을 정비하는 동시에 노동의 유동성을 높이고, 정규·비정규고용 간의 불공정한 격차를 축소할 수 있는 노동시장개혁이 중요하다.
 
◆ 일본 제조업, 임금저하로 경쟁력 거의 회복
 
총요소생산성(TFP)이 상승함에 따라 그만큼 평균생산비용은 절감되지만, 역으로 생산성이 정체되면 그만큼 제조업의 국제경쟁력도 약화된다. 美日 제조업의 평균생산비용으로 측정한 상대적인 경쟁력은 美日의 상대적인 TFP, 엔/달러환율, 임금동향 등에 의해 결정된다.
 
총요소생산성(TFP)에 있어서, 1991년까지는 일본이 급속히 미국을 따라 잡았으나, 그 후 일본은 정체가 계속돼 일본제조업의 TFP는 미국의TFP에 비하여 2000년대 말에는 1991년보다 약 10%가 저하됐다.
 
임금율은 미국이 대폭 상승한 반면, 일본은 20년간 정체상태가 계속돼 각각의 통화로 측정하면, 일본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은 미국의 임금에 비하여 최근에는 1991년 시점의 60%수준까지 하락하였다.
 
그 결과, 동일 통화로 환산한 임금은 1991년 시점에 비해 일본이 10% 낮아져 임금율로 환산한 환율로 보면, 1991년과 비교해 현재는 이미 10%정도 엔저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일본의 제조업은 그나마 엔고를 상회할 만큼의 임금저하에 의해 생산성 둔화를 커버하고, 장기침체 이전의 경쟁력을 거의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경쟁력과 임금인상을 양립시키기 위해서도, 생산성 향상을 한층 가속시킬 필요가 있다.
 
일본경제의 장기침체요인 해소를 위해서는 노동자나 기업이 활동하는 환경을 정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기술혁신의 촉진, 제조업의 국내회귀정책, 일하고 싶은 여성 및 고령자 활용, 사회적 안전망 정비와 노동시장의 규제완화, 자원재배분·산업재편을 가속시키는 코퍼레이트 거버넌스(기업통치)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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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3/29 [06:55]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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