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후폭풍이 거세다.
일본정부는 26일 오후, 중국정부에 중국내 거주 일본인들의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반발로, 1년전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때처럼 일본자동차 공장들과 일본상점, 그리고 식당 등이 대거 파괴된 전례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해서 그런 요청을 했다고 한다.
또한 일본정부는 중국인들이 흥분해 일본기업 파괴나 약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제를 부탁하는 동시에, 일본기업 건물이나 자국민의 신변안전보장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일본정부의 요청을 중국정부가 얼마만큼 성의있게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1년전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교도지사의 중국인 비하 발언과 센카쿠 열도 도쿄도 매입 발언에 이어 센카쿠 열도 국유화 이후, 중국에서는 격렬한 반일 운동이 일어났었다. 일본자동차의 상징이랄 수 있는 도요타 자동차 공장이 파괴되고, 일본 전문 수퍼가 중국인들의 난입으로 상당량이 약탈 당했으며, 베이징 시내 일본식당 몇군데는 성난 중국인들의 폭거로 부서졌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아예 애교 수준이었다.
▲ 도요타를 불태웠던 중국내 반일데모 ©JPNews | |
때문에 그 당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은 거리를 마음대로 돌아 다니지 못했으며, 중국인 또한 예약했던 일본여행을 무더기로 취소하기도 했다.
바로 이같은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제 겨우 중국내 일본인들이 기지개를 펴려고 할 때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
우선 베이징 시내에 있는 일본대사관은 어제 속보 형식으로 참배 소식이 보도된 뒤 바로 비상 경비사태에 돌입했다고 한다. 성난 중국인들이 처들어 올 것을 대비해 경비를 한층 강화한 것. 또한 중국 경찰도 일본 대사관 주변을 에워싸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아베 총리의 갑작스런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파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번지고 있다.
한편,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은 아베 총리의 참배 소식에 '대단히 난감'해 있다고 한다. 이제 겨우 중국인들의 마음을 원위치로 돌려놨는데 아베 총리의 참배 하나로 모두 망치게 됐다는 것. 그래서인지 일본언론들은 기업가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인들의 습성상 노코멘트의 의미는 완곡한 불만의 표시.
그도 그럴 것이 닛산자동차의 경우, 11월 중국내 판매수가 전년도 대비 95.7%가 증가한 13만 2천대, 도요타 자동차와 혼다 자동차의 판매대수도 과거 최고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상승세가 이번 아베 총리의 참배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만약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이 다시 재연되면 그동안 현지 직원들이 온갖 노력을 다해 현재 수준까지 끌어 올린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된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간부가 일본언론에게 볼멘 소리로 털어놓은 말이다. 또한 생활필수품을 다루는 주식회사 이온은 1년 전 중국인들의 파괴와 약탈로 약 7억 엔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백화점 등 중국내 49개의 점포 상당수가 중국인들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 이온 측은 겨우 1년만에 중국인들의 마음이 돌아와 내년에는 10개의 점포를 더 늘리려고 했는데 아베 총리의 참배로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중국과의 사이에 16개 노선을 취항하고 있는 전일본 항공은, 1년 전처럼 일본여행 취소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초긴장하고 있다고 일본언론은 전했다. 중국여행객들의 '폭풍 쇼핑'으로 그동안 짭잘한 재미를 봐왔는데 이같은 수익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인지 일본경제계에서는 아베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가뜩이나 극심한 불경기에 아베 총리가 나서서 불황을 더욱 부채질한 형국이 되어버려서 말 그대로 땡감 씹은 표정이다. 왜냐하면 이후 다가올 후 폭풍이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