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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세월호 구조지원, 만약 받아들였다면?
구조지원 제안 뒤 우려되는 日정치적 의도, 그럼에도...
 
유재순
아베 신조 수상이 미묘한 시기에 아주 미묘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베 수상은 18일 밤, 일본의 제2도시인 오사카 시내를 시찰하고 회식을 갖는 자리에서, 한국의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아이들을 빨리 구조하는 의미에서도 (일본)지원을 받아주면 기쁠텐데."
 
이같은 아베 수상의 발언 진의는, 일본이 여러 차례에 걸쳐 구조지원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국정부에게 전달했으나. 거절당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의미일 터.
 
하지만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생존자를 구조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서, 몇번이나 구조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한국측으로부터 거절당한 일본의 수상이, 여러 의미가 내포된듯한  발언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해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그동안 일본정부는 사고 직후부터 여러 외교 루트를 통해 공개적으로 구조지원 의사를 밝혀왔다.
 
"한국해양경찰청에 구조활동 지원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16일 일본해상보안청)." 
"박근혜 대통령께 여객선 사고에 대한 심심한 조의와 병문안의 의를 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할 용의가 있습니다(17일 아베 수상)."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도와드리고 싶다고 제의를 해놓은 상태입니다(17일 스가관방장관)."
"한국의 요청이 있으면 자위대 파견이 가능한 상태입니다(18일 오노데라 이츠노리 방위청장관)"
"특수구조대와 잠수사(부)라고 하는 대단히 우수한 기술을 가진 부대도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부터 협력요청이 오면 즉각 파견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18일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성 장관)."
 
이렇듯 일본수상과 각료들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나자 즉각, 필요한 장비와 잠수부 등 구조 인원을 당장이라도 파견할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해왔다. 실제로 한국해양경찰청이나 경찰청 등 외교 루트를 통해 정식으로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한국당국의 대답은 정중한 거절.    
 
"제의는 감사하지만, 현재 특단지원을 요청할 사항은 아닙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아베 수상은 혹시나 모를 한국으로부터의 협력요청이 오면, 즉각 지원요원을 파견할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라고 각 관계부처에 지시를 해놓고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스가 관방장관을 비롯 오타 국토교통성 장관 등이 일본기자들에게 수시로 밝힌 내용이기도 하다.
 
일본언론에 의하면 실제로 나가사키현 사세보의 소해정 2척,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의 소해정 1척, 히로시마현의 소해정 1척, 고도의 기술로 단련된 다수의 다이버들이 즉각 파견이 가능하도록 '준대기상태'로 한국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실종자의 수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의 소해정, 다이버 파견 등 가능한 최대한 협력을 하고 싶다. 요청이 오면 가장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오노데라 방위청 장관의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측에서는 아무런 요청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가 관방장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으로부터 지원 요청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 루트를 통해, 일본의 해상보안청 소속 잠수부들이 현지에 가 한국측과 함께 행방불명된 실종자를 찾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번 타진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한국쪽에서 거절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한국측의 구조활동이 '대단히 답답해 보였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시시각각 보도되는 사고 현장 소식이 지지부진하자, 아베 수상은 물론, 방위청, 해상보안청, 국토교통성, 하다못해 외무성 관계자, 관방장관까지 나서서 거듭 지원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일본측은 고도로 훈련된 잠수부들이 많다고 누누히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의 저변에는, 일본잠수부들이 사고현장에 가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함께 한다면, 어쩌면 소수의 인원이라도 생존자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자신감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복수의 각료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훈련이 잘된 잠수부들이 많이 있다고 애둘러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에는 고도로 숙련된 잠수부들이 많다. 섬나라인만큼 해상보안청의 군장비도 최첨단으로 갖춰져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부터 벌써 4일째다. 오늘도 일본TV에서는 사고현장을 비추며, 침몰 사고원인과 왜 며칠이 지나도록 실종자들을 못찾고 있는지 분석하는 특집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그런 차제에 18일 아베 수상의 "아이들을 빨리 구조하는 의미에서도 지원을 받아주면 기쁠텐데"라는 발언.
 
아베 수상의 말대로 한국측이 일본의 지원을 즉각 받아들여졌다면,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태는 면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아마도 아베 수상도 기자와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발언한 것은 아닐까?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바다에 관한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 나라다. 게다가 지진이 자주 일어나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타종을 불허한다. 아무리 사소한 사고일지라도 일본의 경우는 구체적인 대응 메뉴얼이 아주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진이나 기타 비상사태 시의 메뉴얼 자료가 스터디셀러가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고 후 즉시, 일본의 해상보안청 장비와 잠수부들의 도움을 받았다면 적어도 일부만이라도 생존자들을 구해낼 수 있었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이같은 일본의 지원의사 타진에 일부 한국인들은, '해상보안청이나 자위대의 한국 파견으로 훗날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에 빌미를 줄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약 3백여 명에 가까운 어린 생명들이 바닷속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농후한 미래 명분과, 당장 눈앞에서 꺼져가는 어린 생명의 현실앞에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생 명보다 더 귀한 것이 어디 있는지, 한번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했던 동북대지진 여파로, 바닷가 중소도시였던 리쿠젠다카다가 쓰나미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때 기자는 서울에서 온 '열린 의사회' 간부진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의료지원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중히 거절당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피해자들이 절실한 도움을 원하는데도 현청과 시청에서는 서로에게 결정을 미루며 한국의료진의 순수한 도움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것도 수십여분에 걸친 성의있는 브리핑과 함께 깍듯한 예의를 갖춰서 말이다.
 
그런데 그때의 일본 현지 당국과 현재의 한국 당국의 대응자세가 겹쳐서 오버랩 되는 것은 기자만의 착시현상인 것일까?
 
왠지 이번만큼은 아베 수상을 비롯한 일본 각료들의 지원 발언이 순수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아마도 그것은 차디찬 바다속에 잠겨 있는 실종자의 대부분이 어린 생명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생명 앞에는 오염된 어른들도 때로는 선해지는 법이니까. 
 
생각할 수록 아베 수상의 말처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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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19 [07:23]  최종편집: ⓒ jpnews_co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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