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키 현 사세보 시에서 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자신의 동급생을 무참히 살해해 경찰에 체포됐다. 가해 여학생은 살인동기에 대해 "시신을 해체해보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더불어 최근 1년동안 가해 여학생을 둘러싼 가정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던 정황이 나타났다.
가해 여학생인 도쿠카쓰 모나미 양(만 15세)은 26일 오후 8시쯤, 자택 맨션에서 마쓰오 아이와 양(만 15세)의 뒤통수를 둔기로 여러차례 강타한 뒤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부검 결과, 마쓰오 양의 사인은 목부분의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판명됐으며, 사망 추정시각은 26일 오후 8~10시 사이였다.
경찰에 따르면, 살해에 사용된 쇠망치는 시신이 발견된 침대 옆에, 톱은 침대 위에 놓여져 있었다고 한다. 마쓰오 양은 서 있던 상태에서 후두부를 망치로 여러차례 맞았고, 끈으로 목이 졸렸으며, 머리와 왼쪽 손목이 절단됐다.
가해 여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모두 내가 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살인동기에 대해서 "시신을 해체해보는 데에 관심이 있었다",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실제 이 진술을 뒷받침하듯이, 피해자의 시신에는 복부를 비롯한 몸 여러군데에 칼로 그은 상처가 있었다고 한다. 시신을 해부 또는 해체하려 했던 것.
일부 일본 언론 보도와는 달리 마쓰오 양에 대한 원한이나 두 사람사이의 트러블은 없었다고 한다.
▲ 20140728 범행이 발생한 장소 ©JPNews | |
그녀는 경찰 조사에 담담하게 응했으며, 특별한 감정 기복도 없이 내내 차분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반성의 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게 일본 경찰의 말이다.
가해 여학생의 아버지는 지역에서 얼굴이 잘 알려진 명사(名士)로, 가해 학생 또한 "문무를 겸비한 다재다능한 아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일본 최고 명문인 도쿄대학교를 지망할 정도로 성적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피아노콩쿨이나 미술작품전에서 입상하는 등 예술적으로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고 한다.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였다.
어릴 때부터 가해 여학생을 알고 지낸 여성은 "머리가 정말 좋은 아이"라고 밝혔다. 다만, "별로 웃지 않고 왠지 특이했다"고 한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말에 의하면, "다른 학생들과 교류도 없고 냉정하고 말이 없어 오히려 눈에 띄는 존재였다. 최근 수업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릴 적에 이상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 같은 반 친구의 급식에 표백제를 섞는 등의 문제행동을 보였던 것. 피해 학생은 구토 등의 증세를 일으켰고, 가해 여학생의 부모는 사죄해야 했다. 또한, 그녀가 중학교 때 토끼 등 작은 동물을 해부하는 데 열중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이렇게 유별난 행동을 보이는, 다소 특이한 정신구조를 지닌 그녀이지만, 지금까지 선을 넘지는 않았다. 왜 선을 넘어 살인을 저지르게 됐을까.
이는 그녀 주위를 둘러싼 가정환경의 격변, 이로 인한 가정불화가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해 여학생과 무척 사이가 좋았던 모친이 지난해 10월 사망했고, 올해 5월에 부친이 재혼했다. 그리고 가해 여학생은 홀로 자취를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어릴 적부터 가해 여학생과 친구였던 한 여성은 스포츠호치의 취재에 이렇게 밝혔다.
"(가해 여학생이) 엄마가 죽고나서 바로 아빠가 다른 사람을 데려왔다. 엄마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었던 게 아닐까'라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나에게 상담하더라"
"아버지의 재혼으로 집에 있기 어려워 홀로 살겠다고 한 게 아닐까. 부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인근 주민들도 "부인 죽고 나서 1년도 되지 않아 젊은 여자와 결혼하더라.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즐겁게 걸어가는 걸 봤다. 민감한 시기의 딸이 있는데...딸이 불쌍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 조사 결과, 가해 여학생이 자취를 시작하기 직전인 3월에 부친을 금속 방망이로 때려 부상을 입힌 사실이 확인됐다.
이렇듯, 가해 여학생을 둘러싼 가정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가정불화가 그녀를 살인에 이르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경찰 또한 이를 염두에 두고 신중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가정재판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아 책임능력이 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책임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다시 보내져 기소되면 가해 학생은 배심원 재판을 받게 된다.
한편, 피해 학생인 마쓰오 양의 고별식이 29일 열렸다. 그녀의 친구와 같은 반 친구들,고교 교직원 등이 참석에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날 마쓰오 양의 부친은 "딸은 내 보물이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