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아이돌 그룹 제작자로서 유명한 츤쿠(47)가 후두암으로 성대 적출 수술을 받았다고 4일, 모교인 긴키 대학의 입학식에서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일본인은 그의 목소리를 더이상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살고자 큰 결단을 한 그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성대암 치료를 위해 요양 중이던 츤쿠는 이날, 모교 긴키대학 입학식에 깜짝 등장했다. 지난해 10월에 암 재발을 공표한 뒤 첫 공식석상이었다.
▲ 츤쿠
축사를 하기 위해 신입생 약 7천여 명 앞에 섰지만,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대신 옆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그의 축사 글이 자막으로 나왔다.
그는 글을 통해 "왜 지금 제가 소리를 내어 축사를 읽지 않는 것인가", "그것은 제가 성대를 적출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그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떠들썩했던 회장엔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는 "지난해부터 목 치료를 받아왔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암을 치료하지 못했고 적출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목소리를 버리고, 사는 길을 택했습니다"라고 어려운 결단 끝에 성대를 절제했다고 고백했다. 수천여 명의 학생들은 대선배가 전하는 글을 한 자 한 자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그는 "저도 목소리를 잃은 인생을 이제 막 살기 시작한 1학년생입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인거죠. 이런 저이기에 가능한 일, 이런 나밖에 할 수 없는 일,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살아가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신입생들에게 "여러분도 당신이니까 가능한 일, 당신밖에 할 수 없는 일. 이를 추구하면 학력도, 성적도 아닌, 그 어떤 것도 대체 불가능한 당신만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대선배로서 조언했다.
그의 고백은 많은 언론을 통해 일본 전역에 전해졌다. 한때 일본 최고의 가수였고, 지금은 최고의 아이돌 제작자 중 한 명인 그가 목소리를 잃었다는 사실은 일본인들에게 너무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밀리언 셀러를 연이어 만들어낸 왕년의 최고 가수이자, '모닝구무스메' 등의 톱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낸 현존하는 최고의 아이돌 제작자 가운데 한 명이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 그의 위치는, 한국으로 치면 YG엔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에 필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츤쿠는 지난해 3월 암에 걸린 사실을 공표했고, 이 때부터 방송활동을 쉬었다. 그 후 같은 해 9월 25일에 암을 완치했다고 밝혔지만, 그 다음달에 또다시 암이 재발했다.
그 해 10월 17일, 그는 블로그를 통해 성대 적출 수술을 받은 사실을 공표했다. 그러나 그의 몸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는 그동안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그가 정식으로 더 이상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일본인들은 그의 목소리를 더이상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크게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살기 위해 성대 적출이라는 큰 결단을 한 그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그의 블로그에는 3천 건 이상의 응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더불어 아무로 나미에, TRF 등을 배출한 걸출한 제작자 코무로 테츠야, 그가 몸담던 그룹 샤란Q의 멤버 등 그의 음악계 동료들, 그리고 츤쿠가 키워낸 그룹 모닝구 무스메의 전현직 멤버들도 그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